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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雨]

정희곤 |2006.10.06 10:41
조회 16 |추천 0


비 오는 날 당신의 편지를 기다립니다.

 

 

창가에 앉아

따끈한 커피 한잔에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는 것은

여린 감성 하나 쓸쓸하게

위로하는 일입니다.

 

사람들은 장마가 왔다고 말들 하고

나는 홀로 외롭지만

당신의 편지를 기다리는 동안은

행복하다 생각합니다.

 

내 몸은 방 안에 있고

내 영혼은 동구 밖까지

참새들이 쉬다 가는 회색 우체통에서

우산도 쓰지 않는 우유빛 말간 몸으로

오로지 당신의 기별이

당도하기를 고대합니다.

 

방황하던 심중의 모든 말들은

이미 차분히 가라앉았고

당신의 편지가 내게 당도하는 순간

 

편지 봉투에 묻은 세상의 모든 먼지를

온통 비에 젖은 윤기나는 머리칼로

깨끗이 닦아 가슴에 소중하게 품고

 

겉봉을 뜯으며 달콤한

아이리시향의 입술을 열어

뜨거운 입맞춤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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