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당시 나는 사랑이란 것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누군가의 아름다움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그 애를 본 순간
너무나도 당연하게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그 애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고,
그래서 나는 그 애를 사랑했으며,
따라서 그 애가 세상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알 수 없는 일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그 애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음을 나는 깨달았다.
그 애 역시 나를 사랑해야 했다. 도대체 왜?
그냥 그랬다고 할 수 밖에.나는 아주 솔직하게 그 애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애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넌 날 사랑해야 해.”그 애는 몸소 나를 쳐다봐 주었지만,
그것은 내가 필요로 하는 눈길이 아니었다.그 애는 경멸에 찬 미소를 띠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바보 같은 말을 한 것이 분명했다. 그게 어째서 바보 같은 말이 아닌지를 그 애에게 설명해야 했다.“내가 널 사랑하니까 너도 날 사랑해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어?”이러한 보충 설명으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을 것 같았다.하지만 엘레나는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나는 혼란스러웠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어째서 비웃는 거지?”차분하고 오만한 어조로 재미있다는 듯이 그 애는 대답했다.“네가 바보 같아서.”그것이 첫사랑의 고백에 대한 대답으로 내가 들은 말이었다.
아멜리 노통《사랑의 파괴中》
그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고 돌아와선
아무 것도 모르는 일기장에게 달려들어
이제 그는 나의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하였지
그때부터 조금씩 가슴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
『이풀잎』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류시화』
“첫사랑을 아직도 사랑하세요?” 라고 물었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진지하고 당연하게...
“네.. 사랑합니다..” 라고 했답니다..
와~~ 우 ~~~ 하는 관객의 반응에 웃으면서 말했어요..
“제가 지금 첫사랑을 사랑한다는 건 그립다는 거예요...
그 때의 그 여자가 그리운게 아니고 그 때의 우리가 그리운 거지요...”
애인한테보다는 막내 여동생한테나 어울리는 찬사였다.
성에 차지 않았지만 나도 곧 그말을 좋아하게 되었다.
구슬 같은 눈동자, 구슬 같은 눈물, 구슬 같은 이슬,
구슬 같은 물결...
어디다 그걸 붙여도 그 말은 빛났다.
첫사랑이란 말이 스칠 때마다 지루한 시간은 맥박 치며 빛났다.
그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일주일이나 남아 있었지만
오래간만에 맛보는 기다림의 시간은 황홀했다.
무엇을 입고 나갈까, 첫사랑이 긴 치마를 허리띠로 동여매고
시장바구니를 들고 나타난다면 그 남자가 얼마나 실망할까.
나 또한 그 남자가 첫사랑이거늘.
그건 첫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나는 이것저것 좋은 나들이옷을 꺼내 입고 거울 앞에서
나를 비춰보았다. 어떤 옷은 점잖아 보이고,
어떤 옷은 촌스러워 보이고, 간혹 요염해 보이는 옷도 있었다.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남자가 나에게 해준 최초의 찬사는
구슬 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구슬 같은 처녀이고 싶었다
문제는 후회가 아니라 못 잊는다는데 있다.
아마도 잊기가 아까워서 못 잊을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반 이상은 추억의 무게이다.
인생이 살만한건 정답이 없기 때문인 것을... . .
박완서《 그 남자네 집 中 》
그 남자의 첫사랑은 중학교 시절에 찾아왔다.
교회에서 알게된 이 어여쁜 여학생은, 불행히도
그 동네를 주름잡고 있는 중학생 형이 흠모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그녀와 처음으로 영화를 보고 온 날,
그는 처음 보는 형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고,
그 길로 그녀를 깨끗이 잊어버렸다.
그 후로 오랜 세월, 그 소녀를 떠올릴 때마다 그는 생각했다.
"그때 내가, 좀 더 용감했어야 했는데 말야..."
그런 그의 앞에, 영화처럼 그 소녀가 다시 나타났다.
그녀의 아름다움엔 변함이 없었고,
그 때문인진 몰라도
그녀 앞에는 또 하나의 커다란 장벽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친한 선배의 애인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는 과거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그 장벽을 넘어야 했다.
.
.
.
먼 훗날, 그녀는 그에게, 농담처럼 물어보았다.
“혹시 그 때 당신이,
나랑 그 오빠 사이를 일부로 갈라놓았던 거 아니에요?”
“무슨 소리야? 그 형은 운이 나쁘고, 나는 운이 좋았던 거지.”
그는, 자기가 생각해도 창피한, 몇가지 치사한 트릭들을
무덤까지 가지고 가기로 했다.
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지 않은가
To. 첫사랑
잠시나마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돌아보니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혼자만의 그리움이고 애태움이고 눈물이었을 뿐..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이 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알고 있음에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망하지 않으리라.. 기대하지 않으리라..
수없이 되뇌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쉽지는 않았나 봅니다..
바라만 보아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지금와서 당신을 원망할 수도 없고..
당신에게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내 자신이 한없이 바보같이 느껴집니다..
참으로 사소한 기억입니다..
쉽게 잊어도 좋을 기억입니다..
더이상 아무것도 아닌것에 그래도..
못내 서운하긴 한가봅니다..
날마다 조금씩 써가던 끄적거림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있었나 봅니다가만히 앉아서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는 것을 보면..
잊을것도 없고.. 기억할 것도 없는데도..
전혀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왜 새벽이면 잊혀진 무언가가 떠오르듯 아련하고..
그렇게 서운한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한다고 말한적도 없는데..
그렇게 시작조차 잘라버린 당신이 고맙습니다..
다행이도 사랑이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사랑이었다면 당신을 원망할 뻔 했습니다..
이름도 낯설어 졌습니다..
어떤 한 단어를 수없이 곱씹다보면..
그 단어가 참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반복해서 한 단어를 말하다 보면..
그 단어가 이상하게도 낯설어집니다..
그렇게 당신 이름도 한없이 낯설어서..
그래서 조금은 웃음이 납니다..
한때 지나가던 열병도 아니고..
그렇다고 첫사랑도 더더욱 아닌것이..
가슴에 그렇게 남아서 조금은 웃음이 납니다..
작은 미련조차 허락하지 않은 당신이 고맙습니다..
당신이 그리 허락하셨다면 어쩌면..
이것이 사랑이었다고 착각할 뻔 했습니다..
이것이 사랑이 아니었기에..
앞으로의 어떤 마음도..
사랑이라 이름붙일 수 없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께 한없이 고맙습니다..
하마터면.. 제 유일한 사랑이 될 뻔 했는데..
그렇게 제 마음 거두게 해 주셔서 한없이 고맙습니다..
그 고마움을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린..
끄적거림의 인사로 대신할까 합니다..
..
건강하세요..
아프지 말고 제때 챙겨드시는거 잊지 마시고요..
과일 많이 드세요. 물도 많이 드시고요..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잘때 이불 꼭 덮고 편히 주무세요..
좋은꿈 꾸시고요..
잠시.. 하나의 생각이 스치네요..
왜 저는 그렇게 당신의 사소한 일상이 걱정되었을까요..
다른 큰 일들이 걱정된게 아니고..
왜 당신의 일상이 그렇게 걱정되었을까요..
한끼정도 안먹어도.. 물 한컵 안마셔도..
감기한번 걸려도 그리 큰일이 아닌 것을..
왜 그런 사소한 것들이 걱정되었을까요..
그것이 지금에 와선 몹시도 이상하게 생각되네요..
아마..
사랑이 아니어서 그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