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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지만...읽어줬으면 좋겠다.

곽원균 |2006.10.09 19:31
조회 43 |추천 1

대책없이 긴 글이니 읽으셔도 책임 못집니다.

 

연휴 지난 후의 한글날이라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쩝...이렇게 편하게 말을 쓰는 게 누구 덕인데...

세종대왕 전하,감사합니다.

(당시 왕의 존칭은 '전하'였을 테니 이게 맞겠지?개인적으론 황제의 존칭인 '폐하'라고 하고 싶은데...)

 

야학이라...

졸업장에는 주야 구분해서 쓰이지는 않는다고 하니,야간대학이나 가볼까...

 

하긴,그래야 돈을 벌지.

열심히 벌어서 저축까지 하면서 학교 다니려면 야학이 길이려나.

힘들긴 하겠지만...

일주일 내내의 생활이 거의 지옥이나 다름없겠지만...

 

오전부터 오후까진 일하고 저녁에 학교 갔다가 지쳐서 집에 돌아오면 12시는 훌쩍 넘을 테고.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다시 일 나가고...

토요일과 주일도 장난 아니겠지.

 

굳이 위안이라면 1년 학교 다니고 군대 갔다 와서 다시 일하면서 학교 다니다 보면,어쩌면 내가 일하고 싶어하는 그곳에서-비록 글과는 관련 없는 곳이지만- 정식 직원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일반 직원이 되면 한 달 월급이 200정도 된다고 들었으니...

 

어느 정도 돈 벌어서 저축해둔 뒤 일본 갔다와서,진짜 내가 가고 싶은 회사-학산문화사라고 당당히 말하겠다-에 들어가든가 해야지.

전업작가는 힘든 게 현실이니...

 

글쓰는 일이 힘들 거라는 건 알지만...

글쟁이가 신랑감으로는 정말 안 좋은 직업이라는 것도 알지만...

꿈 따라 사는 게 얼마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건지도,당연히 알지만...

 

포기할 수가 없잖아.

 

정말 포기할 수가 없잖아.

 

후회할 짓을 왜 하려고 하냐는 소릴 들었다.

물론 그 말을 한 사람의 이름은 적지 않는다.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일단 해 보고 나서 후회하고 싶다'라고 말을 했다.

듣기에 따라선 정말 저런 소리 들어도 싼 말이었겠지.

하지만...내 말은 그게 아닌데...

 

작가가 되려면 글을 열심히 써야 한다.

그리고,우리 나라의 빌어먹을 현실에서는,순수문학이라 자칭하는 고상하신 아저씨,아줌마들만이 진짜 작가라는 소릴 듣는다.

순수문학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 소설만이 좋은 대중문학 취급을 받는다.

무협지는,판타지소설은,추리소설은,연애소설은,공포소설은...

다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

일시적인 소설,쓰레기.

재미만을 위해 보는 것.

시간 낭비,돈 낭비라는 소리도 누군가에게 들어보았다.

그 중에는 정말 좋은 작가들도 있는데.

자기가 쓰는 작품에 신념과 주제를 담고,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도,슬프게도 하고,각박한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좋은 작가들도 있는데.

왜 그 사람들은,그런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욕을 먹어야 하지?

왜...나이 먹어서 그딴 거-난 대중문학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이런 소리 하는 인간들이 싫다-나 쓰냐고,욕 먹어야 하는 거지?

 

나도,그 '욕 먹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되겠지만,정말 우울하다.

대여점 문화의 발달로 책값이 올라서-외국처럼 갱지를 안 쓰고 양질의,고급판 책에나 쓰는 용지를 써대서 삼림을 훼손하고 돈은 돈대로 받아챙기려는 출판사도 어이는 없지만- 내가 쓴 책을 안 사줄 사람들을 볼 때도 우울하지만,

내가 쓸 소설,내 '아이'를...

사람들이...

'그딴 거'라고 할 현실이...

그게 나를 더 우울하게 한다...

 

외국은 거의 안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대학 물 먹어야만 정상적인 사회인 취급을 하고,돈 못 버는 직업은 쓰레기 취급을 당해야 하지?

패배자들만,연약한 자들만 등장하는 순수문학은 영웅이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보다 등급이 높은 취급을 받는 거지?

왜 대중문학 작가는,대중음악가들이 그런 것처럼 '한때의 취미'로만 끝나야 하는 거지?

그리고 왜 문학은,책을 읽어주는 소중한 대중들을 무시하고,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아야만 좋은 글 취급을 받는 거지?

왜 내 애들이 사회에 나가서 그딴,배운 거라곤 읽기 위한 문학을 분석-다른 말로는,해체라고 하겠다-하는 것밖에 없는 쓰레기 같은 놈들한테 쓰레기 취급을 당해야 하지?

 

그딴 '엘리트' 놈들의 의견만 믿는 무지한 대중들도,내 애들을 욕하겠지?그게 현실이겠지?

 

우울하다.

하지만...내가 가야 할 길이다.

그딴 현실이 싫다면...현실을 포기하지 말고,바꿔나가야 한다.

내가 못한다 해도,제 2의,제 3의 곽원균이 나타나다 보면,고매하신 분들도 마음을 어느 정도 바꾸게 되겠지.

인정받게 되겠지.

 

비평가들.아.실수했다.'편협한 사고를 가지신 비평가들'만 없었으면,대중문학에 열린 생각을 가지신,진짜 좋은 비평가 분들이 비평가 세계의 주류에 있다면 내가 순수문학 작가들을 이렇게까지 싫어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중문학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들,'편협이'들의 말을 신의 말인 양,고정된 문체로밖에 쓰지 않는 것들,그래서,그래서...

출판하자마자 창고로 돌아가는 수많은 책들,자기의 애들에게 제대로 된 애정도 품지 않는 망할 놈들.

순수하게 글을 좋아하는 척 위선 떨면서,글을 돈줄로밖에 생각 안 하는 놈들이 난 싫다.

 

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난 책 타이핑해서 공유하는 놈들도 싫다.그러려면 차라리 빌리란 말이다- 때문에,책의 용지를 하급지로 바꿔서 가격을 내릴 생각은 안 하고 양질의 종이로,최고급의 사양으로 바꿔서 오히려 가격을 올리는 출판사도 싫다.

 

하지만,현실이다.

바꿔 나가야 한다.

싸고 좋은 책을 출판하고,그럼으로써 책을 타이핑하기보다는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학생들같은 경우는 빌려도 상관없지만.나도 학생이었기 때문에 학생이 얼마나 돈이 없는지는 잘 아니까-,그러면서 대중문학 작품도 많이 사서 보는 세상이 온다면...정말 좋을 것 같다.

인터넷의 발달이 가끔 원망스러워지는 때가 바로 이런 때겠지.

내가 바라는 세상과는 완전히 반대의 현실을 볼 때.

 

힘들다...

이런 때마다,김동률과 이적이 같이 부른 '거위의 꿈'을 듣고 싶어진다.

 

그 노래 처음 들었던 2006년 대학가요제 날(9월 23일 토요일),인순이씨의 물기어린 눈과,그녀 자신도 이 빌어먹을 정도로 배타적인 나라에서 차별받아 온 소수자-혼혈인-이기 때문에 처절하게 부를 수밖에 없었던 목소리에.

눈물이 날 뻔했다.

난 그래서 소수자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물론 동성애자들만은 좋아하진 않겠지만...이해는 해줄 수 있다.

 

아예 생각 없는 놈은 아니구나,나란 놈은.

나 자신이 약간,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난 자기혐오자들 중 하나였으니까.

특히나,내 어이없는 행동들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하나는 여자고,다른 두 명도...여자다.뒤의 두 명은 가족이긴 하지만-을 잃었던 중3때는 자살까지 생각했을 정도였으니까...

 

죽어서 볼 수 없는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보다는,살아있다는 걸 아는데도 볼 수 없는 사람을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게 더 가슴이 찢어진다.

 

이럴 때 꼭 한 마디 나오지.

"있을 때 잘해."

다시 줘라.정말 잘해줄 거다.

 

잡설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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