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가진 것은 오직

안숙 |2006.10.10 00:47
조회 16 |추천 0

그 남자

 

야! 이거받어. 선물이야!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어제 왔더라. 예쁘지. 응?

이게 이래 봬도 꽤 잘 들어.

내가 아까 종이 잘라 봤는데 어우 싸악~ 베지던데?

이 험난한 세상에

이런 거 하나쯤은 가지고 다녀야지 않겠냐?

 

뭐? 칼은 선물로 주면 안 된다고?

누가 그래? 뭐? 인연을 끊을 때 주는 거라고?

아, 누가 그래? 뭐?

다, 다들 그래?그, 그래?

그러면 취소! 이리 내놔.

 

야, 그럼 이거 먹어.

뭐긴 우유지~

내가 칼슘도 많이 든 걸로 샀다?

이게 이게 말이지~ 지금부터 쭉 먹어 놔야지

나중에 골다공증 그런 거 안 생기는 거야.

 

뭐? 넌 우유먹으면 설사해? 왜 설사해?

그런게 어딨어? 그래도 먹어!

뭐? 안 돼? 설사 나면 집에 가야 해?

그럼 할 수 없지 뭐. 이러줘, 내가 마실게.

 

야 그러면 우리 밥 먹으러 가자!

내가 되게 맛있는 데 봐 뒀어.

닭발집인데

아니~ 그 집 닭발에선 족발 맛이 나더라고~

되게 신기하지? 자, 어서 가자 가자 가자!

 

뭐? 배 아파? 야 너 배가 왜 아파~

뭐? 어제 위경련이었다고?

아니야, 그런 게 어딨어.

너 살 빼려고 지금 거짓말하는 거지?

웃기지 마, 니 배가 왜 아파.

내가 알기론 너 배 안 아파.

닭발 먹으러 가! 가! 가자니까! 응?

 

 

그 여자

 

여자 친구한테

칼을 선물하는 남자에요.

무 자르듯이 인연을 확 자를 때나 선물한다는 칼!

 

예쁜 스위스 칼?

아이고, 그런 거면 말도 안 해요!

이거 보세요, 이건 뭐 뚜껑이 달려 있다 뿐이지

거의 과도죠, 과도.

 

그러면서 표정은 마치

은장도를 선물하는 서방님같이

자기 자신이 기특해 죽겠다는 얼굴입니다.

 

거기다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음식 중에

내가 유일하게 못 먹는 흰 우유를 들고 와서는

몸에 좋다며 먹으라고 난리난리.

 

아마 어제 밤 뉴스에서

골다공증 이야기를 들었나 보죠?

 

또 자기가 먹어 보고 맛있는 건

그게, 누구 허파든, 누구 발이든,

꼭 나한테도 먹여야 직성이 풀리구요.

 

나도 가끔 배가 아프기도 하고

배가 부르기도 한 사~람인데

내가 뭘 안 먹겠다고 하면

넌 이대로가 예쁘니 다이어트 하지 말라고, 버럭버럭!

 

어이가 없죠?

어이만 없는 줄 아세요?

철딱서니도, 눈치도, 센스도 아~ 무것도 없어요.

 

가진 것은 오직

나를 생각 하는 마음 밖에 없는 남자!

바로, 사랑스러운 내 남자 친구랍니다.

 

                                          

 

       < 그 남자 그여자 2 中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