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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황혜정 |2006.10.11 16:03
조회 139 |추천 1


남자의 바지를 몇벌 사느라 오늘 두사람은 하루종일 아주 많은
 옷집들을 돌아다녔습니다.
 사실 배가 좀 있고, 엉덩이가 좀 크고, 다리가 결코 길지 않은
 이 남자에게 맵시나게 어울리는 바지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죠.

 - 어머~  너무 잘 어울리시는데요?
   이걸로 하세요. 싸게 해드릴게요

 바지를 벌써 몇개나 꺼내 보인 매장점원은 이를 악물며 마지막
 웃음을 보였고,

 - 야, 비슷비슷한거 같은데 그냥 이걸로 사자

 지친 남자가 사정도 해봤지만  포기를 모르는 여자는 몇군데만
 더 돌아보자고 합니다.

 - 아니, 앞모습은 괜찮은데 뒷모습이 꼭 아저씨같단 말이야 
   아으~  바지가 왜 다 이모양이야

 자기 남자의 체형은 생각도 안하고 바지탓만 하는 여자의 그 말에
 옷가게 점원은 참고참던 한마디를 하고 맙니다.

 - 아니, 언니~  바진 예쁘게 잘 나온거에요. 
   이것도 그렇구, 이것도 그렇구.
   솔직히 이 오빠가 체형이 좀 그래서 그렇지
   우리집 바지는 다들 이쁘다 그래요
   정말 지대로 짜증나네..

 두 사람이 흐트러 놓은 바지들을 신경질적으로 정리하며 말하는 점원.
 순간 눈빛이 불타오르는 여자.
 큰일났다 싶어 상황을 서둘러 수습하려는 남자.

 - 아니.. 저기.. 죄송합니다
   다음에 사러 올게요

 여자친구의 손을 이끌고 서둘러 옷가게를 빠져 나오죠.
 그렇게 험악하면서도 민망한 분위기로 옷가게를 나선 두 사람.
 한참동안 길을 걷는데 여자는 충격받은 표정으로 계속 걷기만
 합니다.
 그러자 잘못한것도 없으면서 괜히 점점 무서워지는 남자.

 - 저기..  내가 아까 그러고 나와서 화났어?

 고개를 가로젓는 여자.
 남자는 일단 안심하고 다시 물어 봅니다.

 - 그러면 아까 그 옷가게 여자가 이상하게 말해서 짜증났어?
 
 그렇다고 대답할줄 알았는데 다시 아니라고 대답하는 여자.
 남자는 벙벙해진 얼굴로 물어 봅니다.

 - 그럼 왜?

 그러자 여자는 기가막히다는 얼굴로 남자에게 말합니다.

 - 오빠, 내가 오빠 만나기 전에..
   왜 그런 인간들이 제일 재수없어 했거든
   너~무 못생긴 여자를 이글이글 쳐다보면서 니가 세상에서
   제일 이뻐..  뭐 이런 남자랑
   너무 안생긴 남자 손잡고 가면서 난 장동건이 뭐가 멋있는지
   모르겠더라..  막 그런 여자.
   그리고 옷가게에서 옷탓하는 사람.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 그거 세개 다한거 있지?
   어떡해~  나 재수없어졌나봐~


 오늘의 외로움이 갑옷처럼 무거워도 감히 장담하지 맙시다.
 여자친구를 업고 DDR을 하는 남자가 내가 될수도 있습니다.
 오늘 뽀뽀는 왜 어제보다 1초가 짧았냐고 삐치는 여자가 바로
 내가 될수도 있는거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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