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2시 30분쯤 됐을거다.
도서관에서 책 보며 낑낑거리다 머리나 식힐겸 인터넷을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어둡던 천장이 환해지면서 아주머니의 음성이
들렸다.
"학생들~ 미안한데 4층으로 가서 공부하세요~~~"
나는 학교 도서관 청소가 어떤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모른다.
다만 전에도 한 번 이런 경험이 있어서 어렵지않게 예상하기를
도서관 열람실 청소는 주로 새벽에 이뤄지는 것 같다. 그것도
일러야 새벽 3시 정도, 왜냐하면 이때쯤 돼야 남아있는 사람들을
4층으로 보내도 자리가 모자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는
일부 자고 있는 학생들 어깨를 토닥이며 4층으로 올라가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속삭였다. 학생들이 하나 둘 짐을 챙겨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주머니는 연신 4층으로 올라가달라고 이야기하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뭐가 그리도 미안하셨던 걸까. 어차피 청소는
해야되고 엄밀히 말해 사용자인 학생들이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아
쓰레기들이 많이 나오는건데. 오히려 내 주변에 보이는 빈 종이컵,
자질구레한 쓰레기를 보며 내가 더 죄송했다.
'새벽 3시에 그 넓은 건물을 청소하는게 쉬운 일이 아닐텐데.'
열람실을 나오며 왠지 마음이 숙연해졌다. 예전에 다산관에서
책더미를 나르는 아주머니를 도와드린 적이 있었다. 생각보다 너무
고마워하시는 아주머니를 '뿌리치듯' 인사드리고 나왔는데 결국엔
아주머니가 사오신 '자양강장제'를 받아야만 했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누가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자기 손자 이야기를 하셨다.
손자가 대학생이라고......우리들도 손자같이 보이신 거겠지.
공부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하다며 고개숙여 인사하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후 다산관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과
친해진 것은 물론이다.
제 아무리 공부 열심히 한들 무엇할까. 가끔 어머니, 할머니뻘 되는
분들이 힘든 일을 하시는데도 무시하다시피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과연 저 사람은 저렇게 공부해서 훗날 젊은이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게될까 생각해 본다. 나처럼 공부 잘 안 하고 싸이코처럼
사는 것보다야 당근 박수칠 일이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핑계를 내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하지만 오늘 새벽 열람실을 나오며 드는 생각.
'정말, 공부가 가장 쉬운 것이 아닐까?'
아~ 부끄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