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줄칼 혹은 쇠자
나의 고함소리에 피씨방 손님들까지 깜짝 놀라 웅성거리며
그녀의 자리 주변에 몰려들었다.
흥분과 긴장으로 얼굴이 벌개진 나는
그녀의 웅크린 어깨를 정신없이 낚아챘다.
그 때….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던 그녀의 눈길…
그 때….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입을 틀어막던 사람들의 표정….
그 때…
그녀의 손에 쥐어있던…
쇠자..
줄칼이 아닌 쇠자…
그 때…
그녀는
스페이스 바를 더 빨리 연타하기 위해
핑나무에 더 빨리 달려가기 위해
스페이스 바를 치느라 지친 팔을 쉬기 위해
스페이스 바에 쇠자를 대고
열심히
열심히
..
.
.
.
튕기고 있던 중이었다.
그날
피씨방에서 일으킨 소동 아닌 소동 이후,
그녀는 나를 쏘아보며
피씨방을 나가버렸고
다시는
다시는
이 곳에 찾아오지 않았다.
피씨방을 들르는 단골 손님들은
내게 가끔 그 일을 이야기하며
참 황당한 일도 다 있다며 웃곤 했다.
나도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내가 희망을 가질 수도 있었던 한 여자를
잃어버렸다는
쓴 상실감의 허탈한 웃음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다시 이곳을 찾지 않았다.
그녀가 사라진 그 날 이후
난 핑고를 열심히 헤매 다녔다.
하지만, 누가 과연 그녀인가……??
그녀를 찾을 수가 있을까….
지금도 그녀는 어딘가에서 쇠자를 닦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그녀…를 찾게 된다면.
꼭 나에게 연락을 주길 바란다.
내 서랍 속에 핑고를 묻기전에….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