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시험 실시와 향후 전망
1. 상황개요
- 북한은 9일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 중앙통신은 “우리 과학연구부문에서는 2006년 10월9일 지하 핵시험을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과학적 타산과 면밀한 계산에 의해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방사능 유출과 같은 위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힘. 이 통신은 “핵시험은 100% 우리 지혜와 기술에 의거해 진행된 것”이라며 “강위력한 자위적 국방력을 갈망해온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커다란 고무와 기쁨을 안겨준 역사적 사변이다”라고 강조. 통신은 “핵시험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임.
- 이에 대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은 대통령, 외무장관, 대변인 등의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사회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강력 규탄’ ‘이번 사태에 관한 전적임 책임을 질 것’ 등의 강한 톤으로 북한을 비난함.
- 한편 한국 정부 또한 대통령의 특별 기자회견, 통일부, 외통부, 국방부, 총리, 여야 정당 등의 수뇌부들이 모두 나서 북한의 핵 시험 실시에 대한 강력 비판과 ‘한반도 비핵화 원칙 견지’, ‘북한의 NPT 즉각 복귀’, ‘6자회담 복귀’ 등을 요구하였음.
- UN 안보리는 의장국인 일본의 제안으로 긴급 소집되어 대북 제재와 관련해 논의에 들어갔으며 UN헌장 7조 적용을 포함한 회원국 전체에 강제력 있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협의 중임. UN헌장 7조의 41항은 경제적, 외교적 제재, 42항은 군사력 제재를 담고 있음.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단호하고 적절한 조치는 필요하나 군사적 제재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이에 대해 북한의 익명의 관리는 “전면적 제재는 선전 포고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으며, 11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를 계속 못살게 굴면서 압력을 가중시킨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연이어 물리적인 대응 조치들을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긴장 상황을 예고.
2. 북한은 왜 핵실험을 실시했나?
- 94년 북미 제내바 합의, 2000년 조미공동코뮤니케, 2005년 9.19 공동성명 등에 밝혀진 북미간 상호 적대 관계 청산과 주권 존중의 의사를 미국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최종 판단한 듯. 지금까지 북한은 핵 포기를 전제로 북미 적대관계 청산, 국교 정상화, 핵포기 후 경제 개발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등장하길 원했으나,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에 대해 ‘악의적 무시’와 ‘선제 공격’, ‘정권 교체’ 등을 추구하고 있다고 최종 판단하며 더 이상 대화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임.
- 특히 2005년 9.19 공동성명 직후 진행된 미국의 BDA계좌 동결 등으로 공동성명이 물거품이 되었고, 북한의 대화 요구에도 미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선택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었음.
- 핵 시험이 실시된 후 북한은 비공식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를 바라고 있으며, 핵을 가진 국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불가능하다는 국제사회의 경험적 진실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음. 또한 북핵 포기를 위한 6자회담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와 핵 군축을 위한 회담으로서 틀 변경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
- 북한 지도부의 판단은 핵 실험 실시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한국의 반응을 예상하고 추가적인 경제적 재제에 대해서는 97년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 내부 결속으로 상황을 타개하고자 할 것이며, 선박 검색을 포함한 군사적 제재에는 맞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임.
3. 북한 핵 실험 관련 4대 논란
1) 핵 실험 성공했나?
* 현재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해 관련국들이 분석하고 있으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신중한 입장. 일부에서는 실패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 핵 실험 이후 방사능 물질 미검출, 지형 변화 무변동, 통상적인 핵실험에 비해 약했던 지진파 등으로 이러한 주장을 함. 언론들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추측성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
* 이에 대해 미 정보당국자들은 폭발장치의 핵(core) 가운데 일부만 폭발했을 가능성, 북한이 보통 핵실험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을 사용했을 경우, 가능성은 적지만 북한이 소형이면서 진보된 핵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했을 경우, 당초 실험 목적이 폭발력보다는 폭탄 설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을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으며, 미국 최고의 핵 전문가로 인정받는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핵출력이 낮다고 해서 북한의 핵실험이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북한이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대형으로 설계된 핵폭탄을 실험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규모는 작지만 정교한 핵폭탄을 실험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만약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를 만들 의도가 있다면 이번 같은 실험이 매우 주요한 단계(very big step)가 될 것”이라고 발언.
* 이와 관련 한국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는 핵실험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며, 북한이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상 자세한 내용을 분석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함.
2) 추가 핵실험 실시하나?
* 통상적으로 핵실험은 수차례 실시하므로 추가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 11일 오전에는 일본의 한 TV가 2차 핵실험 설을 오보로 보도하며 해프닝이 벌어진 상황.
* 이와 관련 북한의 11일 외무성 성명은 추가 핵시험 및 다른 조치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 포인트가 되고 있음.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이에 대해 추가 핵 시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 한국의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당장 2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 뒤 미국의 중간선거일인 다음달 7일을 전후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
* UN의 강경 결의안 통과와 미국과 일본의 독자적 추가 제재 등이 확정되고 실행단계에 들어간다면, 추가 핵 시험이든 아니면 또 다른 물리적 대응을 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음.
3) UN 안보리 결의와 대북 제재 수준? 군사적 제재까지 가나?
* 안보리는 10일(한국시간 11일)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과 일본 등 6개국 회의를 열어 미국이 제시한 결의안 조정 작업을 계속했으며 그간 소극적 입장을 취해온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제재를 제외한 제재 동참 가능성이 높아지며 급진전 될 가능성 큼.
* 그러나 이미 제재에 내성이 강해진 북한을 효과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관련국 외교관들이 효과적인 제재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 홍콩의 영문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11일 현재로선 북한에 대한 어떤 제재안도 확실한 효과를 거두거나 현실화되기가 어렵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임. 또한 식량난에 처해 있는 북한에 대한 전면적 경제 압력이 향후 비인도적이라는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음.
* 현재 대북 결의안 초안은 미국이 제출하고 일본이 추가안을 포함하여 병합된 상황에서 논의. 미국 결의안의 핵심은 UN 헌장 7장을 원용하여 군사적 제재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구제 금융 거래,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과 모든 핵무기와 핵개발 프로그램 파기, UN 전 회원국의 제재 동참 명문화 등이 담겨 있으며, 여기에 일본은 북의 모든 선박, 항공기 왕래 금지, 북한 국적인 입국 금지 등의 내용 추가. 미국은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에 따라 해상에서의 북한 선박 정선, 검문, 검색을 하는 방안을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한적 참관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도 PSI 참가를 요청하겠다는 입장. 우리 정부는 아직 입장 결정하지 않았으나 외통부는 참가 쪽에, 통일부와 청와대는 신중 대응 입장인 것으로 전해짐. 그러나 북은 전면 제재는 곧 선전 포고로 간주하고, 선박에 대한 검문, 검색은 미국의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밝힌 상황에서 국제 사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 한국 정부는 UN 헌장 7장 적용에 대해서는 동의하되 군사적 제재와 관련해서는 반대하는 입장.
* 현재는 UN헌장 7장 중 41항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42항은 배제될 가능성이 큼. 그러나 미국와 일본이 PSI를 구실로 북한의 선박에 대한 검문 검색을 강화한다면 북한은 당연히 물리적 대응을 할 것이며, 이런 상황이라면 소규모 전투가 발생할 수 있는 엄중한 상황.
4)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폐기하나?
*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 등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입장 변화를 시사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음. 한나라당은 전면 폐기, 안보 내각 구성, PSI 전면 동참 등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은 포용정책 기조 유지 등을 내 걸고 있는 상황.
* 현재 분위기를 보면 정부 내에서 "포용정책의 부분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대전제는 있지만 그 조정 방향이 평화와 번영이라는 지향점을 포기하는 기조 변경이 아니라 방법론의 수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음.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동, 남북경협인 모임 등에서의 발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
* 현재 정부가 UN 안보리의 결의안 이행 수준을 어떻게 할지 여부. 정부는 UN 안보리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 북한의 핵 시험 이후 ‘조율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은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 예상 가능한 접근법으로는 우선 민관 분리론을 들 수 있음. 이는 민간 차원의 교류와 경협은 그대로 놔두지만 당국 주도로 추진하는 경협사업에 메스를 들이대거나 핵실험의 출구가 보일 때까지 일시 중단한다는 것. 이렇게 된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진행하며, 철도 연결 사업 등은 중단될 소지 있음. 또한 민간 부분에서도 속도 조절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만 유지하고 보류할 가능성 큼. 인도적 지원 문제 또한 정부의 고심 사항 중 하나.
* 그러나 안보리 결의안이 훨씬 강경하게 나온다면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음. 향후 경색 국면이 풀릴 것을 대비해 모멘텀을 이어가고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 남기기 위해서는 분리 대응 필요.
4. 향후 전망과 대응
- UN 안보리 결의안에 군사력 사용을 유보한 채 UN 헌장 7장이 적용되어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핵심적인 부분은 PSI에 따라 진행되는 해상 봉쇄 진행 여부임. 실제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대한 정선, 검문, 검색이 일어난다면 북한의 물리적 대응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상황은 감당할 수 없는 사태로 발전할 수 있음.
- 당분간 미국은 북한에 대화 제의하지 않을 것이 명확하나, 뉴욕타임스, 파이넨셜타임즈, 가디언, 르몽드 등 국제적인 신문들이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으며,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에 핵심 이슈로 등장하면서 냉각기를 가진 후 상황 변화에 따라 물밑 흐름이 작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옴.
- 북한은 당분간 상황 관망하며 국제사회의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대응에 준비할 것으로 보임. 어떤 상황에서도 먼저 굽히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과 제재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
- 중국 정부의 입장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하는 상황. 후진타오 주석, 왕광야 UN대사 등이 나서 북한의 핵 시험을 강력히 비판하였지만, 여전히 대화와 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음. 물론 국제사회의 큰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따라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문안 성안에 적극 참여하여 ‘군사적 제재’ 부분을 제외한 내용의 결의안 통과에 동참하겠지만, 실질 행동 과정에서는 수위 조절할 것임.
- 한국 정부는 UN 7장 원용한 결의 동참, PSI 참여 검토, 포용 정책 수정 등 대북 압박에 무게를 두는 입장을 당분간 취할 것으로 보이나 상황 악화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극한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함. 대북 특사 파견, DJ 방북, 남북정상회담, 경협 지속, 미국에 북미 대화 요구 및 미국의 고위급 특사 파견 요청 등 검토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가지고 현재의 상황 풀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