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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집중하자는 남친..

답답 |2006.07.10 02:30
조회 720 |추천 0

긴 글이 될지 모르지만 읽어 주시고 조언 좀 주세요..

매일 보기만 하다가 글은 처음 올려요 아이디는 아빠 아이디구요..

 

남친과 저 사귄지 1년된 커플입니다 둘 다 처음 사귀는 거구요

대학 와서 1학년 때 사귀었어요 같은 과 씨씨구요

 

남친을 1년 만나면서, 정말 울고 웃고 많이 했어요

정말 착하고 좋은 남친이예요

남자로서 리더쉽이 좀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저 만나면서 많이 고쳐졌구요

또 1년 만나는 동안 여자로서 저 잘 지켜 주고 있구요 ^^;

근데 제가 워낙 감성적이고 눈물도 많고 사소한 거에 의미부여하고 이래서요;;

사실 좀 피곤한 성격일 수도 있어요

암튼 저희에 대한 약소한 설명이었구요;

 

이번에 학교 성적이 나왔어요

저희 학교가 약간 특성화된 학교라서 전교 등수가 뜨거든요 고등학교처럼;

학점도 뜨고 학번 내 전교 몇 등 이게 떠요

그런데 저 이번에... 정말 심각하게 성적이....

거의 전교 꼴등이 뜬 거죠

심각한 건 남친은 저보다 더 뒤에 있다는 겁니다..

둘이 별로 차이는 안 나지만;;

사실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충격받았구요

남친과 저 둘 다 재수해서 대학 왔거든요

부모님이 없는 돈에 힘들게 재수까지 시켜서 그래도

원하는 대학 합격했다고 정말 좋아하셨는데...

성적표 이제 집으로 날아갈텐데 걱정이 태산이죠.ㅠ

(완전 고등학교같죠 ㅠㅠ)

 

암튼 그래서 저도 완전 우울했어요

인생 자체가 괜히 우울하고 그랬는데 남친도 그랬나봐요

그러더니 독서실을 등록했더라구요;;;공부한다고

전 특별히 큰 시험 앞둔 거 아닌데 독서실 끊는 대학생 첨 봤거든요;;

보통 학교 도서관 이용하잖아요

뭐 그게 문제는 아닌데 문제는 오늘 터졌습니다

 

저보고 평소에 애기라고 그러고 표정도 애기같고 행동도 애기같다고 잘 그래요

근데 애기라는 말 전 좋아하긴 하는데

자꾸 넌 머리부터 발끝까지 애기야 철이 안 들었어 이러니까

좀 속상한 거예요

그래도 저도 나름대로 모진풍파 겪으면서 자라왔는데;;

물어 봤죠 뭐가 애기냐고. 그랬더니 철이 없대요

자세히 말해 보라고 추궁했죠 실실 웃으면서 ㅋㅋ

그랬더니 돈을 아껴쓸 줄 모르고 의지도 하나도 없고

낭비벽도 좀 있는 것 같대요

사실 어느 정도 인정은 해요 저도 느끼던 부분이었구요

그래서 저번 달부터 과외비 받은 거 꼬박꼬박 지출 내역 적고 있거든요

커피 사 먹은 것까지 진짜 자세하게요..

그래서 그걸 보여 줬어요

나 노력하고 있다고 보여 줬더니 꼬치꼬치 꼬투리 잡더라구요

동기모임 할 때 술값낸 거 그런 거 보면서 술 마시지 말고

택시 타는 거 줄이고 막 그런 식으로요~

적으면 뭐하냐고 아껴 쓰지 않으면 소용없다면서..ㅠ.ㅠ

 

전 다 인정해요 그리고 남친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서로 미래를 함께 생각하는 사이고 오래 볼 사이니까

저런 잔소리 하는 거잖아요

그러더니 성적에 대해서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 삶이 정말 나태하고 한심하다고

고등학교 때 공부 쫌 하고 수능 쫌 잘 봐서 대학 오면 뭐하냐고

주변 애들 다 자기들이 엄청 공부 잘 하는 줄 아는 거 짜증난다고

일반종합대 다니는 친구들 만나 보면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물론 저도 압니다 항상 느끼는 거였구요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거..)

 

그러더니 성적 안 나온거 너한테도 충격 아니었냐구

자긴 자기가 정말 한심했다구 이렇게 해선 아무 것도 안 된다구

우리 미래 행복하게 살려면 지금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래서 제가 2학기 때 열심히 할 거야 진짜로!!

이랬더니 그건 소용없대요 당장 시작해야지 그때가면 이미 한발 늦대요

자긴 솔직히 지금도 집에 가서 얼른 자고 내일 독서실 가서 공부해야지

머리 속에 이 생각밖에 없대요

저보고 생활습관부터 바꾸래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다 맞는 말이고...남친이 절 생각해서 하는 말이예요 진짜로..

근데 정말 전 왜 속상하죠??

저 솔직히 외로움 엄청 타요

집 떠나 타지에서 혼자 살면서 밤마다 정말 무섭구요 괜히 눈물나고 ㅜㅜ

그래서 밀고당기기 이런 건 절대 못 했어요

제가 삐졌다가도 10분도 안 되서 제가 연락하고

항상 약속잡는 것도 제가 주도하는 분위기고.. ㅠ.ㅠ

한땐 그게 마음의 깊이 차이라고 생각해서 엄청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뭐 사람 성격 차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구요(여전히 힘들긴 하지만;;)

남친의 모든 말들이 앞으로 만나는 거 자제하잔 소리로 들려서 정말 ...ㅠ.ㅠ

 

암튼 남친의 이런 갑작스런 변화, 분명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것 같은데

받아들이기엔 다소 당황스럽네요

이제까진 둘 다 맨날 놀러다니고 아무튼 그런 면에서

마음이 잘 맞았거든요

 

그리고 어떤 생각이 드냐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한참 좋아서 열정적으로 사랑하다가

사랑이 식을 때쯤 되면 그제서야

너무 서로에게만 매여 있는 것은 좋지 않으니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적당히 만나자

집착하지 말자 서로 일에 충실하자

이런 느낌이예요..

소설을 너무 많이 봤나 봐요  ㅜ.ㅜ

 

이 늦은 시간에..

왜 저 혼자 속상할까요??

남친한텐 '나 내일부터 잘 할 테야 ^ ^' 이렇게 완전 해맑게 웃었는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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