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당신은 뭘 하고 있었나, 어떤 사람이었나.
제목에 적은 이 노래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나 혼자 자동차 안에서 숨어 듣듯 듣던 노래를 수 백명과 같이 듣는 짜릿한 기분이란!
촌스러운 88년의 모습과 21세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모습.
왜 영화를 보는 내내 동감하며 가슴이 울렁거렸을까? 그건 내가 그때에 살아있었기 떄문이다. 그때를 산 사람이 한둘은 아니지만 동시대를 산 사람, 청소년으로 살았고 이제는 어른이란 허울을 뒤집어 쓰고 사는 사람이 사실은 이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남들이 다 한다니 나도 컴퓨터라는 것을 켜고 자판기라는 것을 두드리고 있지만 싫다. IT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비인간적인 것들이 싫다.
다시 88년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나도 남도 촌스러운 88년으로.
비디오는 라디오 스타를 죽었다. CD는 테이프와 LP판을 죽였고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죽었다. 빌 게이츠는 생텍쥐 페리를 죽었고 논리는 감성을 죽였다. 영어는 국어를 죽이고 있고, 문명은 언젠가 인간을 모두 죽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