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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문 앞 지도 폐지"

심규승 |2006.10.15 11:34
조회 183 |추천 3

‘교문앞 지도’ 폐지 4년째…웃음을 찾은 등굣길 [경향신문 2006-09-22 21:57]

 

아침 등교시간, 교문 앞에는 학생지도부 선생님과 야구 방망이를 든 선도부 학생들이 서 있게 마련이다. 두발·신발·명찰 등이 어긋나지 않는지를 체크하는 눈빛이 매섭다.

하루를 시작하는 등굣길 학생은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잔뜩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다.

서울 도봉구 도봉동의 북서울중학교는 이런 등굣길 살풍경을 과감히 없애버렸다.

북서울중학교 학생들은 아침이면 아무런 눈치 볼 것 없이 자기 집 오듯 학교에 온다. 교문 앞에는 학생지도부 선생님도, 선도부 학생들도 없다.

이 학교가 ‘교문지도’를 없앤 지는 벌써 4년째. 2002년 몇몇 교사들이 뜻을 모아 ‘교문지도’를 없애자고 건의했다. “학생이 자기 학교에 출입하면서 움찔거리게 된다” “학교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한다” “일제 잔재”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변하기는 쉽지 않았다. 일부 교사들은 “학교가 올바른 생활기준을 제시해줘야 한다”며 반대했다. 학부모들도 “학생다운 모습이 없어질 수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찬반이 엇갈리자 2002년 10월 학교측은 학생·학부모·교사 세 그룹으로 나눠 이 문제를 투표에 부쳤다. 그룹별로 각각 투표를 해서 두 그룹 이상 찬성하면 ‘교문지도’는 없어지는 것.

결과는 ‘변화’를 해보자는 쪽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67%, 교사는 62%가 교문지도를 없애자는 데 표를 던졌다. 이때 두발에 대한 부분도 함께 투표해 두발자유화도 동시에 이뤄졌다.

초창기에는 교장·교감 선생님이 반대했다. 처음 1년 동안은 교장·교감 선생님이 직접 나와 걱정어린 눈으로 ‘교문지도 없는 교문’을 지키기도 했다.

변화 결과는 눈부셨다. 교문에서 단속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학생들끼리 지적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다. 3학년 강두루양(15)은 “매일 아침 단속하는 통과의례가 없으니까 자유롭다”며 “오히려 누구는 머리가 너무 길다고 우리끼리 지적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문용 생활상담부장(46)은 “교문지도는 아이들에게 순간만 잘 넘기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며 “돌이켜보니 민주적 의식을 길러주는 데 교문지도는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0곳 중 9곳꼴로 대부분의 학교가 교문지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학년 담당 신명희 교사(29·여)는 “자율적이라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교문지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심각하게 염려할 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재학생들은 교문지도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1학년 조제흠군(13)은 “이젠 고등학교에 가도 아침 등굣길에 누군가 간섭을 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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