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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방전설

박진우 |2006.10.20 00:48
조회 18 |추천 0

전설은 수혜자 마음대로 해석되고 재구성된다.

ㅋㅋㅋ

 

전설과 현실의 맞닿음, 그 사이의 간극이 벌이는 뻑적지근한 싸움판. 싸움을 하기위해 격투씬을 넣은게 아니라 스토리의 진행상 자연스러운 싸움들.

 

처음에 영화 리뷰를 봤을때 액션스쿨 정두홍 감독이 직접 합을 짜주고 싸움판을 연출했다고 해서 정말 의아했다. 이런 인디영화 같은 곳에 주류판이 끼어들다니.

 

그런데 그럴만 하더라.

 

유지태에 박건형. 주연급배우들 아니던가. 조범구 감독의 전작 가 너무 인디급이어서 가지게된 편견이 아니었을까싶다.

 

영화는 인디적 감수성과 우리가 학교때 들어왔을법한 전설적 싸움꾼에 관한 이야기와 그 학교짱은 어떻게 되었을까? 에 대한 이야기다.

 

비슷한 이야기로는 이 있겠다. 전설적 싸움꾼 한석규와 2인자 이문식에 관한 이야기가 구타유발자들 이었다면, 이 영화는 전설적 영웅을 한단계 더 낮춰버린다.

 

진실따윈 이미지와 허상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게된다.

그러한 진실을 감독은 철저히 파헤치고, 숭배하던 전설의 노타치파 박정권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자리로 내려버린다.

 

힘있는 자가 이기고, 힘있는 자를 이기는건 미친놈이고, 미친놈을 이기는 건 아무것도 없는 자라고 했던가.

 

아무것도 없는 유지태 또한 인간이었을까. 유지태마저도 해체하지 못한 감독의 내러티브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긴 하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해체방법을 택했다고 생각한다.

 

전설적 학교 짱 박정권.

그의 찌질했던 현실. 관객에게만 보여주는 인간적 찌질함.

그를 추앙하는 극 후반의 이민기는 박정권보다 말로만 싸움했던 유경로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더 높게 평가하는 장면에서 피식거리는 이유는 우리가 진실을 다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소문과 전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는 구전. 거기서 벤야민이 엿보이고, 아우라를 깡그리 걷어내 전설적 인물을 일상의 위치로 끌어내리는 데리다적 해체까지.

 

피식거리며 그들의 현실과 전설이 충돌하는 접점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나있었다.

 

재밌다. 엠씨몽이 걸리적 거리지 않는다면 재밌는 영화다.

유지태의 연기는 보너스요,

이천희의 남자가봐도 매력적인 얼굴은 특급보너스다.

 

 

 

 

덧.

요즘 다시 보고있는 결말을 향해가는 드래곤라자 12권에서 나오는 칼의 역사가지고 놀기 장면이 떠오르더라. 그러면서 소설 내내 관통하던 루트에리노와 핸드레이크의 전설을 해체하여 스스로 현실을 직시해버린 칼의 일행까지도 떠올랐고.

 

이런 전설의 역사는 지루하리만큼 반복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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