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어나서부터 줄곧, 슬픔의 도시만을 통과해온 느낌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번번이, 먼 길을 힘겹게 걸어 도달하는 곳이 슬픔의 도시들인지, 나는 잘 알 수가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어디에라도 서둘러 도착하고 싶어진다. 도착만 하면, 이번에는 좀더 나은 삶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예상은 언제나 빗나갔다.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 하는 것은 내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들은 어느 순간 내 눈앞에 나타나서, 기다려다는 듯이 스윽, 하고 나를 빨아들인다. 나는 그저 빨려 들어갈 뿐이다. 오랜 여행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 있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번에는 나을 수도 있어, 하고 도시가 나를 끌어가는 대로 맡겨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좀더 나은 곳까지 가고 싶다. 제대로 된 곳에서 살고 싶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길을 걷는다.. - 황경신의 한뼘 스토리「CHOCOLATE POST OFFICE」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