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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는 구름

김원모 |2006.10.26 18:39
조회 18 |추천 0


 

돌아오는 길엔

도시의 야경에 비쳐

흐린 밤하늘 흩어지는 구름이 다 보이는 듯하였습니다.

 

기억 아득한 곳엔

여자아이가 가르킨 나뭇잎을 따기 위해

자동차 보닛 위에서 도약하는 소년이 있고

술에 흩어지는 정신을 모아 쥐고

사랑과

우정의 정의에 대해서

논하여 보고자 애쓰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행복했었을까요?

 

스무살을 막 벗어났을 무렵

나는 한창 판타지 소설에 빠져 있었습니다.

뚜렷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판타지를 읽기를 그만둔 것은 제대를 하고 나서였던 것 같아요.

소설 속에서는 언제나

옳고 그름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할 것도

내가 걷고 있는 시간에서는 때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는

더 이상 그 글들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떠남을 준비할 때가 가까워지고

먼저 떠나간, 이곳에서 만나 함께 울고웃던 이가 기억날 때마다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깊은 심연에서 떠오르고

테라스 난간에 팔을 거치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동안 나는 행복했었을까?"

 

세상이, 이 거대한 흐름들이

우리를 서로 경쟁하게 하고, 인사할 시간조차 아깝게 만들어도

그래봤자 얼마나 변하겠냐고

 

이제는 쉽게 다가설 수도 없을 만큼

계속해서 멀어지는 은하들처럼

우리들도 계속 멀어지는 건 아닐까.

 

오늘 반가운 얼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새로운 얼굴들도 마주했습니다.

그들과 많은 시간들 함께할 수 없음이 아쉽고

이제는 서로가 머쓱해지고

당연히 씨니컬해야 하는 것처럼

뭐 다 그런게 아니겠느냐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멋있는 것처럼 행동하는게 당연하다듯이

그런 일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는 보이지 않는 이가 되어버린

내가 이름을 기억하는 그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예전보다 더 행복해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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