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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을까?

이혜영 |2006.11.02 15:25
조회 52 |추천 0

악마는 프라다를 입을까?

 


 


영화를 보다보면 영화 내용보다는 연기자, 무대디자인, 색감, 혹은 의상에 더 많은 집중을 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특히나 어떤 영화는 영화가 끝난 후 스크롤 자막을 확인해야만 자리를 뜰 수 있게 했다. ‘스캔들, 남녀상열지사’의 정구호 디자이너가 그랬고, ‘친절한 금자씨’, '타짜'의 조상경 디자이너가 그랬다. ‘역시 그랬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 온몸에 전율이 짜릿하게 흐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영화 스텝 정보까지 꿰고 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sex and the city’의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과 스타일 리스트 패트리샤 필드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충분히 영화 내내 주인공들의 패션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다행인 것은 주인공이 ‘사라 제시카 파커’가 아닌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촌스러운 듯 청순한 혹은 섹시한 ‘앤 해서웨이’라는 것이다. 하마터면 영혼을 파는 슈즈와 잡지의류 화보 속 제품 소개를 ‘시’로 둔갑시킬 ‘패션 지상주의’가 이번엔 영화로 나올 뻔 했을지도 모르는 것.

 

초반, ‘안드레아 (앤 해서웨이)’는 옷은 옷일뿐, 단지 ‘stuff’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패션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패션편집장 ‘메린다’(메릴 스트립) 이하 ‘패셔너블하지 않으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추종자들과의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발을 담그게 됨으로써 그녀는 변신하게 된다. 사회 초년병의 깜찍 발랄한 스타일에서 보이쉬, 레트로, 심플을 거쳐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스타일리쉬하고 시크한 모더니스트적 섹시한… 그녀로.

 

디자이너 백에 열광하는 여자친구의 모습을 보자 이해할 수 없다는 친구에게 다른 친구는 패션을 정의한다. ‘자기 정체성을 아이콘화해서 표출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명품화 시키고 싶어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 그러나 결국 ‘옷은 날개가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는 아름다운 결말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패션업에 종사하는 이들,  아니 무릇 패션업만이 아니라 사회 초년의 쓰디쓴 신고식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공감하는 영화였을 것이다.

 

영화 속 패트리샤 필드가 보여준 ‘옷이 날개’의 포인트를 살펴보는 것도 솔솔한 재미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첫 장면부터 트렌드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일단 길게 늘어지는 액세서리, 앞 코가 길고 얇은 힐의 슈즈, 부츠, 빅 숄더 백, 벨트. 퍼 트리밍과 레이어링. 패션과는 무관한 안드레아와 대비시키며 보여주고 있다.

 코트는 대체로 80년대풍의 레트로 혹은 벨티드의 슬림한 라인으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보여주며, 그런 코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헌팅캡도 훌륭한 코디매치를 보여준다. 또한 안드레아가 점점 스타일리쉬해 질수록 네크라인의 깊이도 깊어지고 섹시한 프로패셔널한 여성으로 그녀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간다.

 

그야말로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레이어드’ 스타일도 빠질 수 없다. 화이트 셔츠와 블랙 니트의 레이어드. 거기에 안드레아 뿐만 아니라 메린다에게서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개를 레이어드 한 듯 길게 늘어진 목걸이. 레이어드에서 가장 중요한 벨트도 같은 계열의 색상보다는 보색이나 대비되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다.

 올 가을 겨울, 어느때보다도 부츠의 유행을 잠재울 수는 없다. 영화 내내 보여준 부츠는 약간 슬림하게 붙는 혹은 스키니한 부츠로 바디 라인을 강조했다.

 가방은 그녀의 친구가 열광한 백처럼 모든 잡동사니를 다 넣을 수 있는 빅 숄더백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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