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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中에서...

길윤희 |2006.11.02 15:38
조회 32 |추천 1

어느날 거리에서
불행한 여자 옆을 지나다가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내가 저 여자처럼 얼굴에
커다란 점이 있어도
나를 사랑했을 것 같아?"

질문에는 '그렇다' 라는 대답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었다. 

 

몸이라는 세속적인 표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비참하게 어떻게 바꾸어볼 수 없는
표면보다 높은 곳에 사랑을 놓아달라는 요구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재치나 재능이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너의 눈 색깔이나 다리의 길이나 수표책의 두께 때문이 아니라,

네 영혼의 깊이 때문이다.

 

연인이 외적 자산을 벗어버린 나를 좋아하고,
무엇을 이루었느냐에 관계 없이 우리 존재의 본질을 평가해주고,
흔히 부모와 자식 간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되풀이 해주길 바라는 갈망이다.

 

진정한 자아는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다.

그 외에 우리의 이마에 점이 생긴다던가,
나이 때문에 몸이 시든다던가,
불황때문에 파산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우리 표면에 불과한 것에 손상을 주는 사고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해 주어야 한다.

 

설사 우리가 아름답고 부유하다고 해도
이런것들 때문에 사랑받고 싶어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서 그것이 사라지면,
사랑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내 얼굴보다는 머리를 칭찬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꼭 얼굴을 칭찬해야겠다면, 정적이고 피부조직에 기초를 둔
코보다는 운동신경과 근육이 통제하는 미소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해주길 바란다.

 

내 소망은 내가 모든 것을 잃고
'나'만 남았다고 해도 사랑받고 싶은 것이다.
이 신비한 '나'는 가장 약한 형태의,
가장 취약한 지점에 자리잡은 자아로 간주된다.

내가 너에게 약해보여도 될 만큼 나를 사랑해?
모두가 힘을 사랑한다.

하지만 너는 내가 약한 것 때문에 나를 사랑해?
이것이 진짜 시험이다.

 

너를 내가 잃어버릴 수도 있는
모든 것을 벗어버린 나를 사랑하는가,
내가 영원히 가지고 있을 것들 때문에 나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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