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허한 생각에 빠지는 것 같다. 사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
나를 휩싸고 있던 사랑이라는 감정의 물결이 지나가고 나니, 다시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 이제는 노동에서 해방되어 그야말로 문화와 배움을 즐길 수 있는 삶. 그것이 인간다운 삶이 아닐까? 그런데,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
인간이 부딪히며 극복해야 했던 첫번째 대상인 자연, 이제는 그 자연을 넘어 또 극복해야 하는 두번째 대상이 바로 인간 자신이 만든 체제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고안한 자본주의라고 하는 체제가 극복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현실인데, 그 자본주의가 실상 지금까지 인간이 만든 여느 제도보다도 가장 인간의 본성을 명확히 파악한 제도이기에, 거기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이제는 불가능해진 것처럼 보인다.
자꾸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출세와 성공을 위해 10~20여년간 열심히 일을 하고 난 후의 내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내게 남는 것이 무엇일지. 하긴 사람이 죽고 나면 남기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그 사람이 남기고 간 관계도 소멸할 것이고, 그 사람의 재산도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그 사람의 말, 그 사람의 삶의 모습만이 흐릿하게 다음 세대에 넘어갈 것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 하나가 다시 생태계 속에 들어가 순환하면서 또 하나의 개체를 이루고 살아갈지도 모르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내게 있는 일상사도 반복이다. 내가 하는 고민도 이전에 했던 고민의 연속이다. 그 고민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하고 또 살아야 하기에,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에, 나는 또 생활인으로서 열심히 경제활동 속에 매몰되어 살아간다. 답이 보일까?
사랑받고 싶다. 그리고 사랑을 주고 싶다. 근데 그 대상이 내 가족이 아닌 이성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성. 안타깝게도 난 이 이성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이성의 사랑을 받기위해서는 돈이든, 권력이든, 지식이든 어떤 무기가 있어야 한다. 그 무기를 갖추기 위해 지금까지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 무기를 갖추기 위해 또 살아야 한다.
앞으로의 삶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하는 데 할애하고 싶다. 우선은 기업체에 들어가 더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만나고 싶다. 물론 군대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못해 본 사랑을 해 보고 싶다. 또한 내가 가져보지 못한 많은 물질도 가져보고 싶다. 내 삶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경험함으로써, 살아가는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다운 삶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자. 그리고 비겁하게 살지말자. 멋있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