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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애 |2006.11.05 19:29
조회 22 |추천 0


비.. 생각해보면.. 어렸을땐.. (사춘기라서 그랬을까??) 꽤나 감상적이었던 듯 싶다.. 비가 좋았다.. 비오는 날이 좋았다.. 창가에 앉아 비오는 운동장을 바라보고.. 학교가 끝나면.. 운동화를 벗고.. 양말을 벗고.. 그리고는.. 슬리퍼를 신고.. 우산을 쓰고 걸어간다.. 빗물이 옅은 냇물을 만들고..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첨벙첨벙.. 빗물속에 발을 적시며 걷는다.. 그러다 이내.. 우산을 접고.. 슬리퍼도 벗는다.. 가끔.. 나는 그 길에 서 있는 나를 상상하며 지금 내모습과의 괴리감에 씁쓸했었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어갈수록.. 비가 싫어졌다.. 비오는 날의 그 눅눅함이 싫었고.. 집이 시골이라.. 비오는 날이면 진흙을 잔뜩 묻힌 신발때문에 신경이 곤두섰고.. 우산을 쓰고 다녀야하는 귀찮음이 앞서 생각되었다.. 그래도.. 변함없이 비오는 날의 좋은 것이 있다.. 바로.. 빗소리.. 밤에 잠자리에 누워 빗소리와 함께 유희열의 음악도시를 듣는 기분이란.. 물론 지금은 희여리가 진행하는 음악도시를 다시는 들을 수가 없지만.. 가끔.. 그립다.. 희여리가 그립고.. 희여리가 진행하는 음악도시가 그립고.. 빗소리와 함께 듣는 희여리가 진행하는 음악도시가 그립다.. 비록 그 속에서 희여리가 진행하는 음악도시는 빠져있지만.. 빗소리는 평온하게 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이러니하게 센티함이.. 가슴에 뿌듯하게 와닿는다.. 그리고.. 또 하나..!! 비오고 난 후의 세상풍경들이 좋다.. 푸른 나뭇잎들은 그 푸름을 더욱 짙게하고.. 낡은 회색빛 건물들도.. 촉촉한 물기를 담은 아스팔트도.. 정겹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다시금 비를 좋아하게 된 나를 느낀다.. 이건 아주 바보같은 이유지만.. 우산을 쓸 수 있어서 좋다.. 우산 쓰는게 귀찮아서 싫었는데.. 우산을 쓸 수 있어서 비오는게 좋다니.. 이또한 아이러니~ ^^; 새로 산 책가방을 메고.. 새로산 필통을 들고.. 새론 산 옷을 입고..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하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다.. 이쁜 우산을 쓰고.. 우산끝으로 흘러내리는 빗방울에 옷이 젖어 눅눅함이 느껴져도 마냥 좋다.. 외면하던 세상의 것들을.. 다시금 하나씩 하나씩 좋아하게 될 것만 같은.. 그런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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