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제 잘 들어갔어? 늦게까지 마셨냐?
회식자리에서 전화 한통을 받고 부랴부랴 자리를 떴던 남자.
친구에게 어젯밤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 아니, 뭐 그냥.. 우리도 금방 들어갔지
야, 너야말로 급한 전화같던데..
뭐야~ 혹시 그 여자야? 야! 너 맞구나~
너 잘되는거야 지금? 너 잘되면 가지쳐야 되는거 알지? 어? 야~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판소리까지 하는 친구.
남자는 친구가 계속 짖도록 내버려두고 커피자판기를
향해 걸어 갑니다.
어느새 옆에 따라붙은 친구.
혼자서 응큼한 생각은 다 했는지, 아니면 가지칠 생각에 이미
행복해졌는지 주책이 끝간데 없습니다.
- 그래서 뭐했어~? 그 밤에, 둘이 만나서..
아니 그 여자는 왜 그렇게 늦게 전화했대~ 어?
말 좀 해보지 친구~
시끄럽다.. 커피나 마셔라.. 남자는 그런 의미로 종이컵커피를
친구에게 한잔 안기고 다시 사무실로 걸어 옵니다.
- 야, 그런거 아니야
에휴~~ 고민 상담할려고 부른거래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밖에 말할 사람이 없어서..
어떤 남자가 자기 좋다 그랬는데 말하다보니까 그 인간이
내 고등학교 동창이더란다
문제는 주위사람들이 그 인간을 다들 별로라고 하는데
자긴 마음이 간다는거야
그러면서 나한테 묻더라 그 인간 고등학교땐 어땠냐고..
좋아해도 될거 같냐구..
이쯤에서 말많은 친구는 이미 흥분합니다.
- 그 여자 웃긴 여자네~ 그런걸 왜 너한테 물어?
지가 좋으면 사귀는거지 니가 사귀지 말라고 하면 안사귈거래?
야, 혹시 그 여자 너 떠보는거 아니야? 질투하라고..
그 말에 남자는 단정적으로 말합니다.
아니라고..
- 나도 그랬으면 싶어서 잘 들여다 봤는데 그건 아닌거 같더라
말로는 왜 자길 좋아하는 사람은 다 이상하냐는둥..
그런 소리하는데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니까 이미 들떠 있더라구
그러고보니까 가방도 바뀐거 있지?
맨날 커다란 까만 가방같은거 메고 다녔는데 어젠 요만한
핸드백같은거 들고 있구..
덩달아서 침울해진 친구가 쑥 낮아진 목소리로 물어봅니다.
- 야, 그래서? 넌 뭐라고 말했는대?
남자의 대답.
- 꼴보기 싫어서 그냥 잘 사귀라고 했어
그 자식 고등학교때부터 완전 별로였는데..
바보같이 그런 인간이 고백한다고 좋아가지고 가방이나
바꿔들고.. 바보같이..
그녀, 바보같이 내 마음도 모르고..
나, 바보같이 내 마음도 말 못하고..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