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의 바램과 달리 이번 주에 오대산 답사가 확정이 되어 추부 만인산휴게소를 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추부 만인산휴게소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이 급하게 촬영한 지난 주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좀 차분하게 장비도 챙겨가고,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촬영을 다시 해서 필자가 받은 느낌과 감동을 전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머들령"이라는 이름도 은근한 매혹이거니와 만인산휴게소의 정경에 마음을 이미 빼앗겨 어떻게든 머들령 만인산휴게소라는 제목으로 페이퍼를 발행하고 싶습니다.
갈증을 달래는 마음으로 지난 주 촬영한 사진으로 과외호를 발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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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들령(추부) 만인산휴게소는 대전에서 금산을 가는 37번 국도상에 있는 휴게소 입니다.
대전에 사시는 분들이 추천하는 데이트 장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시인 정훈님의 시비(詩碑)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가장 아름다운 휴게소라 소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자료를 찾다보니 휴게소에 있는 양식당이 멋집맛집에 많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음식맛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는 것 같으나 멋집이라는 점에선 이의가 없는 듯 합니다.
시인 정훈선생님의 시로 널리 알려진 "머들령"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지금은 추부라는 지명으로 바뀌어 불리우고 있으며 만인산휴게소가 머들령고개라는 사실이 이제는 아득한 추억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잊혀지기엔 너무 아름다운 음율을 갖은 머들령에 대해 찾아 보았습니다.
직접 촬영한 사진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사전에 머들령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다보니 만인산휴게소 정경만을 촬영하였습니다.
"머들령은 금산군 추부면과 대전시 동구 삼괴동 경계에 있는 지금의 추부터널을 말합니다. 전라도에서 한양 가던 선비,장사꾼, 관리들이 오가던 길로 이곳을 넘으면 요강원이라는 역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머들령 따라 봉화대가 있고. 전란에 돌성벽 흔적들이 참 많은 고개이며, 멀리는 신라와 백제의 국경이였고. 임진란에는 의병들이 전라도를 들어가는 길목에서 분연히 전사한 곳이랍니다.
이 곳을 넘으면 저수지가 보이고, 마을앞에 요강원이 있던 자리지만 지금은 명칭만 남아 있고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 대전~금산간의 국도가 새로나서 참 빨라졌답니다." 글의 출처 : http://blog.naver.com/laimplus?Redirect=Log&logNo=50009832797 이곳의 글을 조금 수정보았습니다.
머들령
ㅡ정 훈(丁薰)
요강원을 지나
머들령
옛날 이 길로 원님이 나리고
등심장사가 쉬어 넘고
도둑이 목 축이던 곳
분홍 두루막에
남빛 돌띠 두르고
할아버지와 이 재를 넘었다.
뻐꾸기 자꾸 우던 날
감장 개명화에 발이 부르트고
파랑 갑사댕기
손에 감고 울었더니
흘러간 서른 핸데
유월 하늘에 슬픔이 어린다.
시인. 정 훈(丁薰)
대전 문단의 거목일 뿐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진 시인으로 1911년 논산시 양촌면 태생이다.
그의 시집으로는 머들령,파적,피맺힌年輪,거목,꽃시첩등이 있으며 1945년에는 메마른 대전의 시단에 동백시회를 주도하며 대전에 현대시의 뿌리를 심은 시인이다
고운한복에 깜장고무신을 신은 꼬마가 할아버지 손에 끌려 얼마나 높은 고개인지 발이 부르터,울면서 넘었던 옛시절의 그리움이 애잔하게 가슴에 저미어 온다.
「 머들령」은 창간호에 발표한 작품인데, 제자들과 함께 머들령이란 동인을
만들기도 했다.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민족의 한을 노래한 시.
그리고 이 머들령은 1946년 당시 일본인 금산 우체국장이 조선인들 고혈을 짠 돈이든 우편베낭을 메고 넘다 의병들에 의해 피살되었던 현장이기도 하다.
시와 시인에 대한 소개글의 출처 : http://cafe46.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F6xu&fldid=EuqI&contentval=000aZ000abzzzzzzzzzzzzzzzzzzzz&nenc=rJcyJObxH2YrQpJH2zTgNw00&dataid=2269&fenc=wqb8LhiKx6s0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휴게소의 이름을 만인산휴게소라고 하지 않고 "머들령휴게소" 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편리함에 근간하여 아마도 추부라 지명을 바꾸었을터인데 세상사가 어찌 편리함만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가끔은 좀 불편하더라도 이고지고 가다보면 득이 되는 일도 있는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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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산 휴게소에는 "머들령" 시비외에도 한계령휴계소(이름만으로도 가장 운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휴게소)를 연상시키는 건물의 외관과 잘 가꾸어지고 아기자기한 재치가 엿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친자연적인 조경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라는 이야기 입니다. 한계령휴게소 처럼 자연과 잘 동화되어 있어 돋보이지 않아 오히려 아름다운 곳인것 같습니다. 특히 건물의 전반적인 구조가 콘크리트 냄새가 나지 않아 좋고, 색 또한 나무의 색들에 묻혀서 더욱 좋습니다.
두번째, 열린 마음을 지향하는 구조(시원한 조망)
휴계소 입구에 들어서면 위 사진의 문을 경계로 아래와 위가 구분이 됩니다. 문을 따라 내려가면 연못에 가까이 가게 되고, 옆으로 가면 전망대와 양식당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어느 쪽으로 가든 휴계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휴게소를 둘러싼 자연의 아름다움을 두루 감상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가 있어 좋습니다.
커플타우어라는 곳과 곳곳에 숨겨진 작은 소품들,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속삭임 같은 이야기들이 있어 눈이 즐겁고, 더불어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열쇠를 채운다고 영원할 사랑은 아니겠지만 그렇게라도 영원하길 바라는 그 마음들이 참으로 갸륵합니다.
" 사랑을 하면 왜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픈걸까? 남들은 쉽게 이루워지고 행복하던데...
우리는 참 힘들어요. 선택-시간-믿음. 이 세가지가 일치되어야만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중에 한가지라도 어긋나면 안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안되는건가 봅니다."
이런 가슴 아픈 청춘의 사연도 있고....
"너를 정말 사랑했나 보다... 오빠 군번 잊지 말고 기다려"
그런데 그 군번이 왜 열쇠와 함께 걸려 있는 것일까요...
"영원히" 라는 사랑의 맹서가 있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변함으로 그 존재의 새로움이 생겨나고, 그렇게 생겨난 존재의 새로움이
살아가는 나들에 보람과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변하지 않고 처음 그대로이길 바라는 것은 아마도 그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그만큼 못미더웁기 때문아닌가 합니다.
"매일 새로워진 그대와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다"라고 열쇠에 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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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산휴게소에 대한 소개를 끝내고자 합니다.
머들령이라는 지명의 아름다움에 빠져 정작 휴게소에 대한 구구절절한 소개를 드리지는 못하였습니다. 글로 미처 옮겨지지 못한 부분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휴게소 테라스에서 바라 본 연못 건너편의 숲의 모습입니다. 숲의 색들이 너무 아름다운 가을 한날이었습니다.
마당에 놓인 절구에 어름이 얼었습니다.
그리고 휴게소 전망대에는 눈의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 만인산휴게소에도 겨울이 찾아 오나 봅니다.
사루비아의 붉은 모양이 석등과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모던하면서도 고즈넉한 휴게소의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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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산휴게소와 머들령에 대한 이야기를 옮기면서 "머들령"처럼 아름다운 지명들이 사라지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지명에는 수백년 혹은 그 이상의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가 들어 있는 것이고 또 음율적으로도 머들령처럼 예쁜 말들이 사람들의 편리에 의해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