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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2-10-09-2000-Madrid,Sevilla

강지선 |2006.11.23 01:38
조회 17 |추천 0


오늘은 좀 바쁜 일정이다. 

어제 보지 못한 왕궁을 구경하고, 

바로 Sevilla로 떠나야 하니까. 

하지만 여기 온수 샤워는 08:30부터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200pts를 들고서 주인 아줌마를 기다리다가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머리 못 감고 버티고, 

Sevilla에서 좀 좋은 숙소를 잡아서 

샤워부터하고 움직여야지라고 결심한다. 

 

배낭을 들쳐 업고 왕궁으로 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엄청 헤매다가 

겨우 왕궁과 그 옆의 대사원을 마주했다. 

 

건물은 흰 대리석으로 아주 품위 있고 

중후한 맛을 풍기며 균제미가 있었다. 

프랑스나 이태리와는 달리 모든 건물에 입장료가 있다.

(3년 전 일이라 내가 기억 못하는 건가?) 

 

그리고 요즘은 공공 건물에 들어갈 때 짐 검사를 꼭 한다. 

X-ray를 통과하는. 

이태리에서 환승할 때도 한번 걸렸었는데, 

Swiss army knife가 여지 없이 경보음을 내게 만들었다. 

말도 안 되는 영어로 "Just for Fruit..."을 궁시렁거려 보지만 

여권과 함께 맡겨두고 갈 것을 권고 받는다. 

세상이 무지 험악해졌나 보다. 

과일이나 깎아 먹는 칼로 사람을 상해할 걱정을 하는 것을 보면. 

 

스페인은 한때 해양 대국으로 

아메리카에서 엄청난 물질을 취하여 강대국 대열에 있었다니 

과연 왕궁 또한 굉장하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거대하지는 않다. 

 

물론 3년 전 일정상 베르사이유에 가보지 못하였으니 

비교할 자료가 없지만, 

피렌체의 메디치가의 저택을 떠올려 보면 

그리 대단한 규모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미의식을 표현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왕족들이 중국을 매우 동경한 증거가 

많이 옅보이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중국의 방이라 명명된 방은 

벽지부터 모든 것이 중국식 문양을 스페인 식으로 해석하여 꾸몄는데, 

다른 방에 비해 매우 화려하여 가이드(물론 영어로 하는)가 

매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좀더 세밀히 뜯어보고 싶었으나, 

기차가 정오에 아토차 역을 떠나게 되어있었던 관계로 

택시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물론 발음에 자신이 그때까지는 없었던 고로 

포스트 잇에 적어 보여주고는 거기로 가자고 해야했다. 

 

아토차 역은 

겉에서 보는 모습도 빨간색 페인트를 칠한 

아르누보식 철제 장식들이 눈길을 끄는 특이한 건물이었는데, 

안으로 들어가니 상상도 하지 못한 풍경이 보여지고 있었다. 

 

흔히 여타의 다른 역들은 기차가 정차하는 공간 위를 

지붕을 씌우는 형식으로 역사를 짓게 마련인데, 

내가 역사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던 공간은 거대한 식물원이었다. 

 

열대의 키 큰 식물들이 거대한 식물원처럼 자라고 

그곳에 길을 내고 휴식 공간을 만들어서는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좀더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굉장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기차의 플랫폼은 그 식물원 공간에 연이어 있었는데, 

내가 타게 될 기차는 AVE라고 하여, 

'92 Sevilla EXPO를 위하여 

450여km의 거리를 2시간 반 만에 가게 만든 

세계최고 수준의 기차이다. 

물론 나는 돈을 생각하여 tourista라는 일반석을 탔지만, 

club이나 preferente을 타게 되면 

비행기 기내식과 같은 식사가 나오고 승무원들이 서비스를 해준다. 

 

어제 충분히 자두지 못한 관계로 창 밖의 안달루시아 지방 

(스페인은 북부의 바스크 지방, 남서부의 안달루시아 지방, 

남동부의 까딸로니아 지방으로 크게 나누어 지는데, 

마드리드와 세비야는 모두 안달루시아 지방 소속으로 

이슬람 문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곳이다.)의 풍광을 

다 놓치고 아주 끔찍한 모양으로 졸고 말았다. 

그나마 내 옆 자리가 할머니여서 망정이지. 

 

세비야 역은 도심에서 너무 멀어서 걷기를 포기하고 

또 택시를 타는 과용을 해본다. 

이번에는 아예 미리 정한 호텔까지. 

 

마드리드에서 헤맨 일을 생각하며 

(Lonely Plonet에 소개된 숙소는 늘 손님이 넘친다) 

제발 방이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프런트에 가서 

"Tiene una habitacion libre?" 하고 떠듬거려 본다. 

프런트의 상냥한 여자는 오늘은 있지만, 

내일은 없다고 영어로 말해준다. 

 

샤워도 못하고 매우 지친 나는 

내일 다시 숙소를 옮기드라도 

오늘은 여기서 머물리라고 마음먹고 가격을 물어보는데, 

3년전 책자에 비해 방 값은 매우 큰 폭으로 올라있었다. 

6500pts. 

 

입구에서 들어서면 작은 중정이 있고, 

그 중정은 천창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매우 밝고 아늑한 휴게 공간을 이룬다. 

게다가 이제까지 여행다니며, 

Pension이나 Hostal 이상은 자본 적이 없었는데 

비록 별이 하나일 망정 Hotel인 것이다. 

에어콘에 엘리베이터까지 있는. 

 

짐을 줄이느라 갈아입을 옷을 적게 가져온 탓에 

들어서자마자 빨래부터 하고, 샤워를 하고, 

헤어 드라이어가 있는 것을 신기해 하며 머리도 말리고는 

슬슬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스페인에서 최고의 Toro(일명 투우)와 플라밍고를 

볼 수 있는 곳이 이 세비야이며, 

Toro는 4~9월 일요일이나 명절에 볼 수 있다. 

 

제발 늦지 않기를 바라면서 Toro 경기장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경기장에 다와도 함성이나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지를 않는다. 

조금은 당황하여 여기저기 둘러보니 포스터 한 장이 눈에 띈다. 

9월 17일에 경기가 있음을 알리는. 

오늘은 경기가 없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Toro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게 될 것을 생각하니 

정말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 

발길을 옮기는 수 밖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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