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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ana Fish ....

주도경 |2006.11.24 14:02
조회 638 |추천 3

 

 

 


『 Banana Fish 』 ( Yoshida Akimi 作 )

 

 


만화 좀 읽은 혹은 애니에 빠진 사람들은 이게 최고다 이게 재미있다라고

침을 튀기며 말하며 또,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작품성, 감동 따위의 말을

하면서 이 작품 저 작품 마구 치켜올리는데....


그런 추천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잘 안 읽히는 작품들이 있다.
남들은 잘 모르는 그렇지만 내겐 감동적인 그런 작품들 또한 있다.

오히려 난 그런 작품들이 더 좋다^^* 나만이 알고 있는 수작이라고나 할까.

 

 

남겨진 것은 '바나나 피쉬'라는 단서 하나뿐.
베트남의 전장과 미국의 할렘가를 배경으로,

정계와 군부, 어둠의 세력 마피아와 거리의 갱들이 충돌하는 하드보일 액션물.
국가 권력을 상대로 인권이 어떻게 유린될 수 있는가,
혹은 어린시절의 Sexual abuse 그리고 청소년기의 마약이 얼마나
인간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짐이 되는가를 느끼곤 한다.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탄탄한 필력의 원작.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도 정식 출간이 이루어지지 않아 번역과 그림 모두

다 미흡하다는 것.

 

그리고 살아있는 독특한 캐릭터들.

인간의 무의식까지 지배하려는 야욕이 빚어내는 비극의 출발점에  선 그리핀,
모든 사건의 시작과 해결의 끝에는 애쉬가 있다.

그리고 남들이 보내는 SOS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과 감성을 지닌

애쉬의 'Soulmate'인 에이지.

 

최근 드라마에서 유행해서 이제는 익숙한 단어의 'Soulmate'.
이 만화를 보면 진정한 'Soulmate'란 무엇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관계'이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며 맺게 되는 그 관계.... 

이 만화속에서의 두 남자 주인공의 관계는 참 특이하다.
두 사람은 일본인과 미국인으로 ,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었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지만,
그 둘은 서로를 위해 죽을 수 있는 관계가 된다, 또 실제로 죽게되고....
우정? 단순한 우정이라고 하기엔 그건 사랑에 가깝고,
사랑이라기엔 두 주인공은 남자다. (이건 그렇고 그런 H물이 아니다)
그렇지만 전혀 sexual 한 관계도 아닌,
굳이 말하자면 사랑과 우정사이라고 보는게 맞을듯 하다.

어둠이 없으면 빛이 존재할 수 없고 또한 인식할 할 수도 없으며,

악이 없으면 선의 위대함도 드러나지 않는다.
인간은 모든 상대적인 것들의 총합물이고 이중성의 적절한 조합이다.
동시에 상대성을 넘을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불완전한다.
또 바로 그런 이유로 인간은 가장 매혹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영원히 너만을 사랑해" "너는 내 운명이야" 등등 사랑에 들러붙은 진부한

수많은 수식들은 상대방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되고싶은 인간의 갈망이다.

반면, 상대적인 인간의 매혹, 살아있음의 생생함이야말로 인간이 되고 싶은

천사들의 열망의 뿌리인 것이다.

(천사가 인간이 되려하는 모티브는 영화,소설 등에서 그리 드문 소재가 아니다)

 

어둠과 빛, 선과 악, 순수와 잔인선 등 인간의 이중성과 모순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또 대립하고 있는 애쉬란 독특한 극중 캐릭터는 그래서

두려우면서도 아름답고 동경하면서도 애달프다.

 

이 만화를 보면서 가장 감동적이고 이 만화를 내 기억속에 남게 해준 장면은

도서관에서 웃으며 차갑게 식어가는 애쉬의 엔딩장면과

여운을 남기는 에이지의 에필로그.

 

Natsumi Itsuki의   『 OZ 』,

Marimo Ragawa의  『 NewYork NewYork 』.

이 두편과 더불어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감동적인 만화의 엔딩장면이다.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의 잔혹함은 아주 사소한 우연 혹은 오해를 통해

드러나기에 더 가혹한 법이다.

 

 

사랑이라고 한번도 말하지 않지만,

사랑의 정의에 가장 가까운 두 영혼의 공명과 울림이 여기에 있다.
진정한 'Soulmate' ....

 

 

 

 

네 기분은 이해해. 날 위해 여기 오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이대로 헤어지는 건 너무 슬퍼.
넌 괜찮니?
네가 무사한지 몰라서 무척 불안해.
네가 그랬지 '우린 사는 세계가 달라'라고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린 피부색도, 눈 색깔도, 태어난 곳도 전부 달라.
하지만 우린 친구야.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더 이상 필요한 건 없잖아?

난 미국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
여러 사람들을 만났고, 무엇보다도 널 알게 되었으니까.
넌 몇번이고 물었지? '내가 무섭니?'라고
하지만 난 널 무섭다고 여긴적은 한번도 없었어.
처음 만났을때부터 도리어 넌 나보다 상처받고 있다고 -
자꾸 그런생각이 들었어

우습지?
네가 나보다 머리도 훨씬 좋고, 키도 크고, 힘도 센데도 난,
그런 널 보면서 - '지켜줘야 한다'고 늘 생각했어.
대체 무엇으로부터 널 지켜주고 싶었던걸까?
난 운명으로부터 널 지켜주고 싶었어.
널 끌어가고 휩쓸어가는 운명으로부터....

넌 헤밍워에의 소설에 나오는 얘기를 했었지.
산꼭대기에서 죽은 표범은 자기가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거라고-
내가 말했지 넌 표범이 아냐.운명을 바꿀 수있어.
그래 운명은 바꿀 수 있는거야

넌 외롭지 않아.
내가 곁에 있어.
내 마음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어.

안녕 뉴욕, 안녕 미국,
하지만 너한텐 안녕이라 하지 않을래.
우린 꼭 다시 만날거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 넌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 『 Banana Fish 』 중에서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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