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About Carol...숨겨진 비밀 아시나요?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나 혹은 주머니 속 휴대전화에선 흥겨운 캐롤이 울려퍼진다.
‘저 들 밖에’나 ‘오 베들레햄 작은 골’ 같은 곡이 종교색이 비교적 짙은 노래라면 ‘징글벨’이나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은 다양한 연령대의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는 인기 캐롤로 꼽힌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불러봤을 크리스마스 캐롤. 그러나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캐롤의 연원과 뒷 이야기에 대해 알아본다. ▶ 캐롤(Carol)은 노래 아닌 춤?
‘캐롤(carol)’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프랑스어 ‘carole’에서 왔다는 설과 그리스 고대어인 헬라어 ‘choraulien’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어느 쪽이 정설이든 ‘carole’이나 ‘choraulien’은 모두 ‘춤’과 관계있는 단어여서 눈길을 끈다.
‘carole’은 중세 프랑스 남부에서 둥글게 원을 만들어 추던 원무(圓舞)를 일컫는 말로, 동지 때 열리는 축제에서 이교도들이 춘 무곡을 가리키기도 했다고 한다. ‘choraulien’은 어원 자체에 ‘춤(choros)’이라는 뜻이 들어있다. 피리(aulien) 연주에 맞춰 추던 춤을 헬라어로 ‘choraulien’이라고 부른 것.
영국 옥스포드대가 발간하는 미국식 영어사전 옥스포드 사전에는 캐롤이 ‘단순하고 유쾌하며 부드럽게 유행되는 현대적이며 종교적인 노래’로 설명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롤이라고 하면 즉각적으로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일반적인 춤곡 혹은 종교적인 노래를 가리키던 캐롤이 성탄절을 대표하는 단어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 최초의 캐롤은?
인류 최초의 캐롤에 대해서는 정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지만, 이현석의 ‘이럴 땐 이런 음악 - 두번째 이야기’(돋을새김)에 따르면 A.D. 129년 12월 25일 로마 총독 텔레스 포러스가 교회에 모인 신도들에게 부르게 한 ‘존귀하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세’가 캐롤의 시초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5세기부터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의례히 구전돼오던 캐롤을 불렀고,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캐롤은 14세기 이후 기록된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캐롤송이 남아있는 자료로는 리처드 힐(Richard Hill)이라는 한 영국인이 1500년부터 1536년까지 30여년간 다양한 내용을 기록해 둔 일종의 메모장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메모장에는 음식 조리법부터 자녀들의 생일, 수수께끼, 시 등이 적혀있는가 하면 그 시대에 널리 불린 많은 캐롤도 함께 수록돼 있다. 또, 영국 최초의 캐롤 모음집은 윈킨 드 워드의 1521년작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12세기 실존인물인 아시시(Assisi) 지역 성자 프란체스코가 마구간 앞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행사를 연 것이 오늘날 캐롤의 시초라고도 하는데, 이는 캐롤 그 자체보다는 ‘캐롤링(caroling)’과 더 연관있을 것으로 보인다.
▶ 캐롤링이란?
캐롤링이란 크리스마스 새벽에 집집마다 다니며 예수 탄생 소식을 노래로써 알리는 행사를 말하는데, 주로 어린이들이 동네를 다니며 캐롤을 부르곤 한다. 외국 영화의 한 장면으로 자주 비쳐지는 캐롤링은 원래 영국의 전통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미국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기독교 인구가 늘어나면서 캐롤링에 참여하는 신자가 많아졌다.
기독교 신자들이 캐롤링과 비슷한 행위를 성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누가복음 제2장에서 천사들이 예수 탄생을 기뻐하며 찬송을 부르는 모습이 바로 캐롤링의 원조처럼 비쳐진다.
▶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롤송은?
기네스북에 따르면 오늘날 가수들에 의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되는 캐롤은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이 노래는 전통적인 종교음악으로 보기 힘든 스타일의 곡이지만, 보다 대중적인 선율과 가사 덕분에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빙 크로스비가 지난 1942년 발표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전세계적으로 최소 1억회 이상 리메이크됐고, 싱글로만 5000장 이상이 발매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42년 첫 발표 이후 매년 한 차례 이상 오리지널 앨범이 재발매되고 있으며, 노래가 세상에 알려진 지 56년이나 지난 1998년 12월에는 영국 UK차트 30위권에 3주 연속 랭크됐을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펠리즈 나비다드(Feliz Navidad) & 노엘(Noel)
동명의 캐롤로 유명해진 펠리즈 나비다드(Feliz Navidad)와 노엘(Noel)은 각각 스페인어와 프랑스어 단어다. 특히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의 스페인어 버전인 펠리즈 나비다드는 스페인어 중 전세계에 가장 많이 알려진 단어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캐롤 덕을 톡톡히 봤다.
노엘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 혹은 ‘캐롤’이라는 뜻으로, 프랑스어 표기법으로는 ‘noel’이 아닌 ‘nol’이 맞다. 그래서 프랑스에선 “조이유 노엘(Joyeux Nol)”이라는 말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대신한다. 이 밖에 세계 각국의 크리스마스 인사법 또는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는 이탈리아 ‘부옹 바딸리(Buon Batale)’, 독일 ‘프뢰리히 베인아크텐(Frohliche Weinachten)’, 중국 ‘성탄 콰이러(聖誕快樂)’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