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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국전 종료선언 검토’ 발언의 의미와 전망 >

윤지훈 |2006.11.29 09:46
조회 66 |추천 1
 

 

 


1. 발언 개요


- 미국 백악관은 1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핵 야망을 포기할 경우 안보협력과 이에 상응하는 유인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 "(정전상태에 있는) 한국전의 공식 종료 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힘. 토니 스토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록 중에는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하고 경제 협력과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의 유대를 강화하는 게 포함돼 있다"고 발언.

-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도 정상회담 후 "양 정상은 대북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그리고 평화체제 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상응하는 조치를 협의했다"고 설명하면서 "경제적 지원은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 에너지 지원 등이 포함돼 있고 안전보장 문제도 북한과 미국의 관계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정에서 당연히 제기될 문제"라며 "그러나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6자회담) 협상장에서 그런 내용이 토의될 것"이라고 덧붙임.

-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20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종전선언 등 새로운 인센티브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백악관측이 공개. 이에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인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은 “추진해야 할 훌륭한 방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백아관측은 밝힘.



2. 발언 집중 분석


- 북핵 폐기시 ‘한국전 종료 선언’은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 명문화된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별도 포럼을 통해 시작한다는’ 내용의 연장선상이지만 6자회담이 임박한 시점에서 백악관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음.

- 그러나 이번 발언에 대해 미국 대북정책의 전격적 변환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며,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는 않음.

- 미국은 지난 5월 라이스 장관의 핵심 측근이자 국무부 정책자문관인 필립젤리코가 낸 보고서에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라이스를 거쳐 부시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음. 젤리코는 이 보고서에서 새로운 대북 접근법(a broad new approach to dealing with North Korea)의 일환으로 6자회담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동시행동을 제안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음.

- 또한 미국 의회의 대표적 한반도전문가 중 한 사람인 짐 리치 하원 동아태소위 위원장은 9.19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무기통제협회(ACA)'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반도 정전체제를 공식적으로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제시하고 평화협정회담에서 적절한 진전이 있으면 곧바로 6자회담을 개최한다는 양해 하에 평화협정회담을 먼저 열자고 주장.

- 이렇듯 미국 공화당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전체제를 변환하여 종전과 평화체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을 내부적으로 진행해 왔으며, 그 시점을 언제로 상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임. 미국은 북한의 핵시험에 따른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중국,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감소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 그렇다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대이라크전 같은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음.

- 따라서 중간 선거를 전후로 민주당 정권 시절에는 최소한 ‘북핵 동결’이라는 성과가 있었지만, 나쁜 행동에는 보상이 없다던 공화당 부시 행정부는 강력한 압박을 행사했으나 결과적으로 북이 핵보유를 선언하고, 핵시험을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웠음.

- 따라서 중간선거 직후 6자회담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비난을 피하고 공을 북한에게 다시 넘기기 위하여 ‘핵폐기 후’라는 북한이 받을 수 없는 단서를 달아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시점을 맞춰 발언함. 이번 부시의 발언은 6자회담에서 별도의 평화포럼을 만들어 동시에 논의하겠다는 내용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음. 이번 부시의 발언에는 ‘핵폐기 후’라는 시점이 정확히 상정되어 있음. 따라서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 변환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함.



3. 한국전 종료가 현실화 된다면


- ‘종전(終戰)’의 소극적 의미는 전쟁을 종료시킨다는 의미도 있지만, 전쟁 종료 후 평화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함. 미국은 정전협정 당사자이지만 북한과 직접 평화협정 맺는 것을 꺼려함.

-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하는 것은 곧 북-미 교전상태를 청산하고 관계를 개선한다는 의미임. 북한, 미국, 중국이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올해로 53년째 정전(停戰)상태인 한국전쟁이 종결됐음을 공식 선언, 사실상의 교전 상태를 종식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음.

- 전쟁 당사국들이 정전협정을 폐기하지 않는 한 여전히 '교전관계'에 있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란 논거에서임.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과 교전상태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도 의회 및 행정부의 각종 보고서에서 '북한과는 기술적으로 전쟁상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한국전 종료가 공식 선언되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작업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관측. 이와 관련, 북한과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작년 9월 19일 발표한 '9.19 공동성명' 제4항에서 "6자는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공약했다.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음.

-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체제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평화협정 채결의 주체, 군축 문제, 평화체제를 관리할 평화기구 구성의 문제, 북미-북일간 국교 정상화 및 관계 개선, 정전을 관리한 UN사의 해체 문제, 쌍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각종 법률과 제도 개패, 주한미군의 지위 문제 등 한반도 평화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



4. 전망


- 6자회담에서 북은 핵보유국으로서의 회담 ‘틀’ 변경과 금융제재 문제 해결, 한반도 비핵지대화에 대해 선(先) 논의하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추가적 상황 악화 방지를 위해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 IAEA 사찰단 수용,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 계획 선(先) 제출 등의 주장을 할 것으로 보임. 이렇게 된다면 12월 중순 경 열리게 될 5단계 2차 6자회담은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

- 그러나 금융제재 문제에 대해 사전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실무그룹을 구성하여 따로 논의하고, 북한의 핵포기 로드맵과 상응하는 미국 및 다른 국가들의 구체적 계획이 동시행동의 원칙 속에서 만들어진다면, 급진전 될 수도 있음.

- 6자회담이 현재 차관보 급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차관 급으로 격상시키고 평화체제, 금융제재, 한반도 핵문제, 경제 협력 등 관련 분야 실무그룹을 하위 체계로 두어 회담을 진행한다면 하나가 틀어져서 모든 것이 얽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11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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