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우리나라 불쌍한 60만명 고3중에 한명입니다
9월달 쯤이었나 학년부장 선생님의 지루한 수업시간중에
부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얘들아 졸업여행 어디로 가고싶니?"
학년부장 선생님 수업시간 거의 자습시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순간만큼은 전원 다 귀를 쫑긋 세우고 눈에 불을키며 각자 가고 싶은 곳을 말했습니다
워낙 저희반 아이들이 활발해서 교실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그래서 부장님께서는 저희들에게
"너희들이 가고 싶은 곳을 충분히 고려해서 정할테니 한명씩 말해봐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한사람씩 차례대로 말을했죠
정동진, 동해, 해운대 등등 여러 곳을 말했습니다
진짜 모두들 졸업여행이라는 말에 홀려서 수능은 잠시 뒷전으로 한채
애들끼리 야 우리 거기가면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면서
마치 내일 당장 여행을 가는듯 들떴습니다
저도 당연히 정말 좋았습니다
12년동안의 학창시절을 잘 보내고 드디어 마지막 관문인 수능이라는 골인지점을 향해서
멋진 피니쉬를 장식하고 평생토록 추억에 남을 졸업여행이라는 영광을 누리려고
저희 정말 공부 열심히했습니다
근데 수능보기 얼마 전에 드디어 졸업여행지가 정해졌답니다
저희는 두근두근 콩닥콩닥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어디로 갈까나 하고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는데 학년부장 선생님의
"금강산이다" 라는 한마디에 저희는 잠시 아주 잠시 3초동안 영혼이 빠져나갔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저희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서 간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금강산이라뇨
예 저희는 그래도 잠시 안정을 취하고 쉬는시간이 되자마자 각 반을 돌아다니면서
금강산에 가고 싶다는 반을 뒤져봤는데 다른 반 아이들도 놀라면서
금강산이라는 단어는 어느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저희 정말 어이가 없어서 건의도 해보고 참 별짓 다했습니다
그래도 변경은 않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희들은 이럴바에야 차라리 졸업여행을 가지말자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졸업여행비 내라고 통지서를 나눠줬을때도 부모님께 보여드리지 않았습니다
며칠후 선생님께서 졸업여행비 않낸 사람 명단을 부르는데
아니 이럴수가
않낸다고 한 친구들이 전부 다 냈다고 나온것입니다
아니 낸적이 없는데
알고보니 학교에서 스쿨뱅킹으로 빼갔더군요
정말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아무말도 없이 학생들의 스쿨뱅킹에서 돈을 빼갈수가 있나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학교에는 집이 넉넉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보낼수 있는 곳을 놔두고 왜 하필 값비싼 금강산으로 간다고 하는지
그래서 가지 못하는 친구들도 꽤 많습니다.... 학창시절 마지막 여행을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가지 못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그래도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라고 하듯이 저희는 이왕 마지막 여행을 가는거
정말 재미있게 놀려고 모든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행시 유의사항이 나왔습니다
참... 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저희 원래 다같이 라면을 지참해서 야밤에 라면도 끓여먹고
친구들 PMP로 티비에 연결해서 영화를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학생들이라서 불이 날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가스도 사용할 수 없고
TV도 볼 수 없고 그리고 마지막 남았던 PMP마저
디카를 뺀 모든 전자용품들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하더군요
이게 말이 됩니까?
저희 지금 정말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되는지 막막합니다
12년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학창시절의 마지막인 졸업여행을
아무런 추억도 없이 그냥 시간만 때우다 보내는게 말이 됩니까??
참.. 진짜 어이가 없어서 졸업여행 가야될지 말아야될지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