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靑子衿 悠悠我心(청청자금 유유아심)
縱我不往 子寧不嗣音(종아불왕 자녕불사음)
靑靑子佩 悠悠我思(청청자패 유유아사)
縱我不往 子寧不來(종아불왕 자녕불래)
桃兮達兮 在城闕兮(도혜달혜 재성궐혜)
一日不見 如三月兮(일일불견 여삼월혜)
푸르고 푸른 임의 옷깃 내 마음에 시름 안기네
내 비록 못 간다 해도 그대 어이 소식 없으신지
그대의 푸른 구슬 내 마음에 시름 안기네
내 비록 못 간다 해도 그대 어이 오지 못 하시는지
오가는 그대는 성루에 있다지만
하루를 못 보아도 석 달을 못 만난 듯 하네
***『시경』「정풍(鄭風)」에 실린 자금(子衿)입니다.
# 향교에서 교수가 읊은 것은 장자 내편 제물론에 실린 글입니다.
六合之外 聖人存而不論 이나 (육합지외 성인존이불론)
六合之內 聖人論而不議 니라 (육합지내 성인논의불의)
육합 바깥을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육합 안에 대해서도 대강만 말할 뿐 자세하게 논의하지 않는다.
*** 이 글은 장자 내편 제물론에 실린 글입니다.
# 교수가 이 뜻을 헤아려 보라고 하는데 은호도령은 싫다고 합니다. 장자가 과시과목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두고 도박을 했던 장자의 물색없는 마음이 싫어서였죠. 내자의 진정을 의심하여 결국 그를 잃고 만 장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장자가 산중에 놀러 갔는데, 무덤 앞에서 하얀 상복을 입은 여자가 하얀 부채로 열심히 무덤에다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왜 부채질을 하느냐고 장자가 물었다.
여자는 남편과 서로 깊이 사랑하였는데 남편이, “만일 그대가 재혼을 하려면 내 무덤의 흙이나 마른 뒤에 하길 바란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기 때문에 남편 무덤의 흙을 말리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장자가 여자의 부채를 받아 들고 무덤에 부채질을 했더니 흙이 빨리 말랐다. 여자는 기뻐서 사례를 하고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장자가 아내 전씨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전씨가 말했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습니다.”
이에 장자는 아내를 조롱하며 말했다.
“너무 그렇게 장담하지 마시오. 당신이라고 해도 내가 죽으면 몇 년이고 수절하지는 않을 것이오.” 전씨는 장자의 말에 화를 내며 다시 한 번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여자도 여자 나름이지요. 모두 똑같이 봐서는 안 되지요. 저는 당신이 죽으면 수절을 하겠습니다.” 오래지 않아 장자는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 병상에서 아내는 맹세를 했다.
“저는 예의를 알고 있으므로 평생 수절을 하겠어요.”
결국 장자는 얼마 되지 않아 죽고 말았다. 그런데 장자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젊은 귀공자가 장자의 집을 찾아왔다. 그는 장자가 이미 죽은 것을 알고는 매우 애석해 하며 전씨에게 인사를 드리고 그 집에 머물렀다. 전씨는 이 사내에게 첫눈에 반하여 죽은 남편의 관 옆에서 정담을 주고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마침내 그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동침을 할 단계에 이르러 갑자기 남자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병을 치료하려면 사람의 머릿골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전씨는 죽은 남편의 머릿골을 먹으라고 했다. 관 뚜껑을 열었더니, 관 속의 장자는 살아서 아내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장자가 귀공자로 변신하여 아내의 마음을 떠보고자 꾸민 일이었던 것이다.
장자가 죽은 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예의를 알고 있네 평생토록 수절을 합네 하고 맹세하던 아내의 부정한 행실은 들통이 나고 만 것이다. 당황한 전씨는 남편에게 여러 가지로 변명을 했지만, 이제 방금 결혼식을 한 사실까지 속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전씨는 실성하여 자기 허리띠로 목을 매고 자살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