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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서 어쩌지?>>

하니각시 |2006.07.13 09:23
조회 1,675 |추천 0

어제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귀가를 한 각시

 

퇴근과 동시에 신랑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기 너머의 신랑목소리가

 

많이 어둡습니다   그어두운목소리로  "집에가서 이야기할께"라는말만하니

 

지하철을 타고오는내내 각시는 무슨일일까  걱정 또 걱정 생각 또 생각의 연속이였습니다

 

어째  회사에서의 문제같은데...........

 

마음속의 걱정은 걱정이고.........늘하던데로 저녁을 준비해야만 합니다

 

얼마전 사다놓은 호박을 부쳐볼까 생각하던 각시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낮에읽은 신방글에 남편이 만들어준 비빔밥을 참 맛있게

 

드셨다는 깨소금같은 이야기에....... 기분도 우울한데 둘이 머리맞대고  신나게

 

밥이나 비벼먹어볼까  라는생각이 든 각시.........콩나물국을끓이려고 사다논 콩나물은

 

어느세 콩나물 무침으로 탈바꿈되고 순딩이 신랑이 좋아하는 양배추도넣고

 

집안냉장고에 있는 이것저것을 준비해둡니다

 

이미 가스레인지에선  짭쪼름한 오뎅국이 숭덩숭덩 짤라넣은 무와함께 보글보글 끓어가고

 

이젠  하늘같은 이집신랑이 오기만을 기다리는각시입니다

 

 

 

드디어 조금은 피곤한 얼굴의 신랑이 퇴근합니다

 

늘하던데로 쪼르르르 달려가 신랑목에 매달려  수고했단 뽀뽀를하고 다시 주방으로와

 

밥과 재료를 섞고  큼지막하게 고추장도 넣어

 

쓱쓱 썩썩 보기좋게 비비기시작하는 각시입니다

 

" ㅎㅎㅎ 오늘비빔밥이야?"

 

"응 빨리 손씻고와 화끈하게 함 먹어보자고 "

 

 

커다란 그릇을 가운데두고 두어리버리 부부 머리를 맞대 열심히 비빔밥을 먹습니다

 

반찬그릇엔 총각김치가 가득한데도 ㅎㅎㅎㅎ 이부부 총각김치도 한개로 나눠먹습니다

 

신랑한입베어먹은 김치를 또 각시가 한입베어먹고 ㅎㅎㅎㅎ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가 조급해진 각시가 먼저 입을엽니다

 

" 무슨일인데? 응? 랑이 회사에서 무슨일 있었어?"

 

" <우물우물> 우리 밥이나 먹고이야기하자  와~이거진짜맛있당 ㅎㅎㅎ 이거더먹어 "

 

신랑은 비빔밥속에 있는 계란을 각시쪽으로 살짝 밀어줍니다

 

그렇게  두사람의 소박하지만 정말 맛있었던  만찬을 끝내고

 

언제나처럼 순딩이신랑 주섬주섬 식탁을치우고 설겆이를 합니다

 

이집의   모든 식탁은 각시로 시작해 항상 신랑의 마무리로 끝이납니다 (아침제외)

 

그사이 과일과 차를 준비하는 각시

 

살짝쿵 설겆이 하는 신랑의 얼굴을 힐끗거립니다

 

오늘은 왠일인지  콧노래를 흥얼거리지않고 확실히 심각하게 굳은얼굴입니다

 

" 랑이 진짜 무슨일이야?응? 응?"

 

젖달라고 졸라대는 아이처럼 조급증에 안달이 나는 각시입니다

 

"그냥 생각이 좀많아 머리가 복잡해서 그래 "

 

 

 

설겆이도 깨끗하게 마무리하고  먹을물까지 다 끓여논다음

 

드디어 과일과 차를 준비해두고 기다리는 각시옆에 앉는 신랑입니다

 

"랑이?" 

 

각시는 찻잔을 건내며  궁금해 미치겠다는 눈빛을 보냅니다

 

그눈빛에 그제서야 가방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는 신랑

 

"읽어봐 "

 

각시가 건내받은건 A4용지의 무슨 공문같은 서류였습니다

 

" 파.견.근.무.희.망.자 .모.집? 이게 뭐야?"

 

그뒤에한장더 있는 종이는 희망자 신청서였습니다

 

" 말그대로야 파견근무희망자를 모집하고있어  "

 

" 그런데 랑이가 하고싶다고?"

 

" 글쎄 잘모르겠어 "

 

" 얼마나 "

 

"6개월"

 

각시는 다시 꼼꼼히 서류를 읽어봅니다

 

" 이거 완전히 다른회사잖아  랑이내랑 상관없는 ......."

 

" 응 그렇지 .........그래서 새로운곳이라 흥미가 있어 어쩜 그곳에서 잘풀리면

 

다시 서울로 오는 중요한 찬스를 만들수도 있고 무엇보다....새로운일을해볼수있는

 

기회가 별로없잖아"

 

" 그럼 이거 갔다오면 확실히 지금자리에 복직 100%확실해?"

 

"................................"

 

말이 없는 신랑입니다........역시 그랬군요  새로운 도전은해보고싶으나

 

그거에는 늘그런것처럼 위험이 따른다는겁니다

 

"지금 랑이네 한명 더왔다며...인원오버라며....혹시 랑이이파견근무 갔다와서

 

그냥 그인원으로 충분하니  저기 인원부족한 지방으로라도 발령받으면 어떡해.....

 

그럴가망성있지 그치?"

 

" 그럴수도있고 아닐수도있고"

 

" 이거 갔다와도  지금랑이네 부서에서 대단한 경력으로 인정 안해줄거아냐"

 

"아마도  하지만 잘만하면 서울이랑은 연결되어있기때문에  그쪽으로 빠질수도있고...."

 

허나  각시는 읽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랑이도 확신에 찬 이야기는 못한다는것을  그건 정말 잘 풀렸을때의 일입니다

 

" 랑이  이일 그렇게 해보고싶어?"

 

" ....................................."

 

각시의 질문에 한참 신청서만 처다보고 아무말도 못해주는 신랑입니다

 

각시는 압니다

 

원래 새로운것에 호기심도 많고  이것저것 해보고싶은것도 많은신랑

 

이제 겨우30살의 혈기왕성한 남자......충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또다른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보고싶어할것입니다.

 

각시는 짧은시간 너무나도 많은 갈등이옵니다

 

'그래 랑이 .........그까이꺼 함해봐 6개월뒤에 지금자리에 복직안되는건 그때생각하고

 

지금은 해보고싶은거 해봐야지.......'

 

이렇게 말해주고싶은데  이말이 이상하게 입안에서만 맴돌고  차마 입밖으론

 

시원스레 못나오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렇다가.........그렇다가 지금자리 인원도 많은데 저기 지방으로라도 발령받으면

 

6개월새로운 경험의 댓가로는 너무큰 댓가  아냐? 그때는그걸  어찌감당하려고 .......'

 

"랑이.......일년도 아니고 6개월인데....6개월동안 신나게일하면서도

 

한편으론 복직문제때문에  늘 마음한구석 불편할거아냐 안그래?"

 

" 그렇겠지.......게다가 여기가면 지금 준비하고있는 시험이랑 공부 당분간 접어야돼"

 

" 맞다 그런문제도 있군아.......... 그래도 가고싶어"

 

신랑은 각시를 봅니다

 

결국 각시는 반대의 입장이 되어버렸군요...........

 

신랑의 새로운경험보다  지금의 안정된 현실이 각시에겐 더 중요했던것입니다

 

아마 지금결혼을 하지않았으면

 

각시는 어쩜 이런 신랑의 모습에 멋있다고 찬사를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진취적이고 지금생활에 안주하지않고  새로운곳에또다른 관심도 왕성하고

 

남자답게 한번 또다시 도전해보라고  기꺼이 응원했을지도 모릅니다

 

허나

 

이제 각시는 여자친구도 애인도 아닌

 

말그대로 각시........아내가되어버렸습니다

 

아내로써 남편의 모험을........응원해줘야지 해줘야지 하면서도 불안한마음은

 

한순간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립니다.

 

" ㅎㅎㅎ 정 하고싶으면 한번 해봐.......그까이꺼 나중에 복직안되면 내가 먹여살리지

 

그땐 때려치고 다른공부시작해  내가 랑이 일년정도는 먹여살린다 단...일년뿐이야 "

 

불안한 마음 애써감추며 각시가 어설프게 격려를 해줍니다

 

허나 이미 반대의 마음이 강하다는걸 다 들켜버린 후입니다

 

한참을 신청서와 서류를 처다보던 신랑이

 

다시 그걸 각시에게 건냅니다

 

영문도모르고 서류를 받아든각시에게  신랑이 말합니다

 

" 그거 찢어버려라.."

 

" 랑이...."

 

"괜찮아  찢어버려  나 생각바꿨어....그래  시험준비도해야하고

 

울각시말대로  6개월동안 전전긍긍할지도 몰라.....그까이꺼 안하면 그만이야  그치?"

 

애써 웃어주는 신랑  각시는 왠지 자신이 신랑에게 큰잘못을 하고있는것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뭐해빨리 찢어......"

 

"진짜?찢어? ??응?? 그럼 진짜 찢는다"

 

"그래.."

 

신랑의 제촉에.....반으로 찢어지는 신청서와 서류 

 

아마  더이상 미련갖기전에  네가 그미련을 다 없애버려달라는 신랑의 부탁일수도있습니다

 

" 고마워 랑이  이렇게 나한테 의논해줘서 "

 

" 에이.......이런건 남자가 말야...남자답게 혼자딱 결정하고 그냥 각시한텐

 

'나 파견근무 나간다' 이렇게 통보만 해야하는데 그치 ㅋㅋㅋㅋㅋㅋ"

 

허나 각시는 압니다

 

절대 그렇지못할사람이라는거..............

 

"아~나 공부나좀 해볼까?"

 

그제서야   이야기에 다 식어버린 차를 원샷하듯 마시고 건너방으로 가버린 신랑

 

오늘따라 신랑의 뒷모습에  참 많이 미안한 각시입니다

 

'넌   나말고 좀더 내조잘하는 여잘만나지 그랬어  역시 바부탱이라서

 

날만났나보다  그치?'

 

이렇게 말해주고싶은 각시입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마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막막한 각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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