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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뚝!

한재용 |2006.12.04 16:13
조회 18 |추천 0



이게 얼마만의 외출인가?  갖은 멋 다 부리고 안하던 샤워까지... -_-+
이런.. 너무 오바했나? 약속시간 얼마 안남았네. 달려라 달려~
그럭저럭 제시간에 도착했구만. 아직 그애는 안보이는군. 내가 좀 빨리온건가?
이제 조금있으면 니가 온다.. 조금만 있으면... 시계는 정각을 가리키고..
눈감고 열만 세면.. 등뒤에서 날 부를테지.
'하나~ 두울~ 세엣~ 네엣~다섯.....'

"야~"
그애다.
"왔냐? 그 얼빵한 얼굴은 여전하구만~"
난 바보가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된놈인가부다.
"뭐야아~ 오랫만에 만나서 대뜸 한다는 소리가.. 재수없어"
"이제 알았냐? ㅋㅋㅋ 음.. 근데 뭐할라고 불렀냐? 넌 주말인데
약속하나 없냐?"
사실 나한테 연락해준게 고마워 눈시울이 뜨거웠었다. -_-
"나 밥 안먹었어. 밥 먹자."
"니가 사는거냐?"
"반띵하자"
"반띵이뭐냐 유치하게 초딩도 아니고.. -_-+"
말투도 귀엽다.
"빨랑 가자 나 배고파."
"그때도 봤던 그 그지는 아직도 니 뱃속에 산대냐? -ㅁ-"
"하여간.. 욕쟁이 할아버지 같으니라구.. 니가 그래서 애인도 없는거지."
사랑을 하다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행동들을 하게된다.
그것은 본심과는 코딱지 만큼도 상관없는.. 나의 또다른 면인지도..
이상하게 이녀석 앞에서는... 맘속에 있었던 그 예쁘고 고귀한 단어들이
왜 꼭 한바퀴 뒤집어져서 내뱉어지는건지... 나도 당최 알수없다.
내맘 몰라주는것이 그리도 서러워 투정을 부리는건지. 매번 후회하면서도 변하질않는다.
"어? 머리 바꿧네~ 그나마 좀 어른스러워 보인다~"
"음... 그냐?"
"응^^"
아아.. 이녀석 나한테 관심이 있는지도... 음~ 하기사.. 몇년 친군데..
이거 완전히 병이다.
얼굴 안보고 지내려니 가슴 한구석이 애려오고,

막상 얼굴 보고나면 가슴 벅차올라서 숨쉬기도 힘들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안에서 귓가로 흐르는 음악도 무시한채, 그런 저런 잡생각들을 하는 도중에
그애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들어간거야~? 오늘 재밌었으~ ㅋㅋ 자주좀 연락해라~"
"후후.. 바쁜거 알면서.. ㅋㅋㅋ 뻥이고~ 너나 자주좀해라.."
"응 알았어~ 앞으로 자주하면 되지."
"그래 연락 기다릴께."
아마 또 한동안 연락 없을테지? 그래도 말한다.
"꼭혀~ 약속좀 지키란 말이다~ 이 개념없는것아~ -_-+"
그렇게 전화를 끊고는, 입이 귀에가서 걸쳐버렸는지,
지금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핸드폰 꼭 쥐고있는 내손이 땀으로 얼마나 끈적이는지,
집에가서 또 몇시간이나 잠을 설치게될른지... 그치만 오늘도 시치미 뚝 때고 중얼거린다.

'그려.. 친구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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