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시리도록.
옆구리는 시리다 못해 이미 얼어있다.
낙엽은 온데 간데 없다.
창덕궁 비원의 풍성한 낙엽들을 보고 싶었다.
더불어 덕수궁 돌담길의 추억,
굳이 고궁의 추억이 아니더라도 나는 추억을 하나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그것은 올해도 어려울 것이라고 나는 지레 짐작하고 말았다.
나의 하찮은 오만함과 자존심이 만들어낸 덕택에
지금의 나는 춥고,
앞으로 얼마간 좀 더 추워야만 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차라리 외로움이란 단어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으면 하는
웃음섞인 유치한 생각도 해본다.
추위가 한 풀 꺾이고 푸근한 날씨가 계속 된다는
기상청 예보에도 불구,
길가에 쌓인,.. 발에 치이고 비에 짖니긴 낙엽은
가루가 되어 새 생명의 탄생을 기원하는 소중한 비료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가지 앙상한 나무가 많아지는 것은
어느새 2006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이번 한해 내가 이룬것과 잃은것, 기도한 것과 응답받은 것,
사랑을 준 일과 받은 일, 누군가를 도운일과 도움받은 일,
상처준 것과 상처받은 일, 등등 사소한 일말의 사건이라도
나 심심치 아니하도록 정리하고 분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