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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지키다

최준형 |2006.12.07 01:15
조회 146 |추천 0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 위한 선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 따라 각기 개성있는 선을 지니게 된다.

 

언제나 변하지 않고, 주관있는 사람은 쭉 뻗은 직선을,

 

융통성있고, 감성적인 사람은 잘 휘어진 곡선을,

 

이 양자를 적당히 가진 사람은 적당히 조합된 선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 선의 역할은 인간관계를 규정짓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그어놓은 선을 기준으로

 

상대방에 대한 태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선에 미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하다.

 

물론 상대방 역시 자신에게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살아가면서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

 

잘되도 그만 안되어도 그만인 그야말로 타인 그 자체다.

 

하지만 이들은 당신의 선을 지키기 위해 다가올

 

가능성을 가진 즐거운 존재이기도 하다.

 

 

 

정확히 선을 따라 걸어주는 사람, 혹은 순간순간 선을 넘었다가도

 

금새 선 아래로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이 바로 당신과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핸드폰에, 메신져에, 일기장에, 혹은 기억 속에라도,

 

남아있다면, 이들은 지금 당신의 선을 지켜주는 사람들이다.

 

당신이 선에 변화를 준다면, 이들도 변할 것이고,

 

당신의 선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고

 

걱정해 줄 소중한 사람들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선을 넘어선 사람이 있다.

 

건너서는 안될 강을 건너고,

 

올라서는 안될 산을 오른 듯,

 

당신은 이들과 이질감을 느끼고, 거부감을 느끼고,

 

분노와 슬픔, 원한과 복수심으로 치를 떨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 역시 당신을 무시하고, 억압하고, 모른척하고,

 

피하려고 할 것이다. 당신의 삶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자들, 철저히 당신의 선을 지우고, 망쳐놓은 그들은

 

당신의 삶에서 쓸모없는 존재들이다.

 

한번 선을 넘게되면, 누구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할 점이 있다.

 

어쩌면, 슬플지도, 어쩌면 탄식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의 선을 넘어선 그 사람들,

 

보기도 싫고, 보면 구역질이 날만큼 싫고, 짜증나는 사람들.

 

 

 

 

그들은 분명, 당신의 선을 지키던 사람이었음을.

 

당신의 선 위에서 당신과 함께 걸어주었음을.

 

 

 

왜냐하면, 당신의 선을 밟지않고서는

 

결코 그 선을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이기에.

 

 

 

 

고개를 숙여 발 밑을 보라.

 

내가 선을 밟고 있는지 혹은 넘어가려하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까지 난 어리석게도, 선에 다다르지 못한 사람의

 

손을 뿌리치고, 선을 넘어선 사람들의 손가락을 부러뜨렸다.

 

 

내 발 밑을 보지 못한 채,

 

나의 선만을 지키기위해, 당신의 선을 지키지 않았다. 

 

 

늘, 고개 숙여 부끄러운 듯 살아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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