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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미스 다이어리]TV시트콤의 영광을 스크린으로 다시 한번 느끼기에 충분한 영화

박철원 |2006.12.13 16:29
조회 983 |추천 3

 

2005년 TV시트콤이 줄줄이 시청률이 낮았다. 하지만 그 중에 100만 폐인이 등록되어있는 시청률이 높은 시트콤 하나가 였다. 비교적 KBS는 MBC의 시트콤에 비해 참패를 해왔지만 는 달랐다. 노처녀들의 솔직 발랄한 연애담과 다소 외면당할 수 있는 할머니들의 알콩달콩 소재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박수칠때 떠나라'라는 말처럼 최고의 시청률이 있을 때 종영을 한 이 시트콤이 극장판으로 제작되어 스크린이 되어 돌아왔다. 제작 초기 부터 팬들의 기대를 한몸으로 받아왔던 이 영화는 TV 시트콤이 스크린으로 재연되는 최초의 영화라는 점이 부담이 되었을 법하다. 

 

[무대인사 오르기 전 김영옥 선생님과 최미자, 지PD]

 

시트콤의 연출자와 출연배우가 그대로 참여한 이번 영화작업은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시트콤에서 1년간 호흡을 맞추어서 그런지 분위기는 돈독해 보이기도 했다. 둘째 할머니 역할을 맡았던 고 한영숙 대신 중견 탤런트 서승현이 등장하고, 미자의 친구들인 오윤아, 김지영이 우정 출연, 장동직, 김정민이 카메오 출연한 것을 빼면 시트콤의 감독, 작가, 배우들이 거의 그대로 다시 모여서 화재를 몰고 오기도 했다.

 

청년필름과 싸이더스 FNH가 제작하고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이번 극장판 는 스타 배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06년 마지막에 개봉되는 영화들 사이에 충분히 복병이 될만하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김아중,주진모 주연의 와 는 2006년도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관람을 기다리며 긴장한 예지원과 지현우] 

 

엉뚱하다 못해 푼수끼만 넘쳐나는 노처녀의 이야기면서 내가 아닌 남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거라면 그 재미는 최고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극장판 은 재미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인기 시트콤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극장판 은 그시트콤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가면서 자신만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려내고 있는것 하나만으로도 관심받기에 충분하다.

 

사실 을 보기전에는 다들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 인기 시트콤이 스크린으로 옮겨지는 첫 사례인데다, 그 동안 영화 흥행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던 PD출신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지고 그 자리는 재미와 감동으로 채워졌다. 언론 시사회에서 자주 볼수 없는 박수가 나왔을 정도이니 말이다.

 

[간담회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지현우]
[두 사람은 실제로 어떤 느낌이냐는 감독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다]

 

"시트콤 방영 당시 가장 사랑 받았던 부분만 추려서 진하게 연출하려 노력했다", "세상을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몸부림을 보여주는 게 주요 테마"라는 김석윤 감독의 말처럼 극장판 은 대한민국 대표 노처녀 미자(예지원)와 '왕싸가지' 꽃미남 지PD(지현우)의 사랑 만들기를 축으로 미자네 가족들의 에피소드들을 풍성히 곁들였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출연자의 비중을 우정출연으로 버려 가면서 미자와 지PD의 사랑이야기를 축으로 한 것이 2시간의 시간적 제약을 받는 영화로 변화하는데 있어 성공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자와 지PD의 사랑이야기를 주축으로 주변에 우정 출연하며 시트콤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볼수 있는 것 역시, 시트콤을 본 시청자라면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하지만 시트콤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해서 이 선사할 재미에 공감하지 못할 거라는 불안함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상투적인 결말이 못내 아쉽지만 은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관객의 욕구를 깔끔하게 충족시켜주고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전형적인 캐릭터 영화인 은 TV시트콤의 한계를 넘어서는 힘까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자역활에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예지원]
[미자역을 하면서 많이 실제 성격도 많이 밝어져서 좋다고 말했다]

 

김석윤 감독은 시트콤 연출자 답게 스크린 감독으로 데뷔하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산만하게 흘려갈 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의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않았던 데에는 무엇보다 감독의 공이 크다. 즉, 오버스럽지만 오버스럽지 않은 특정 주제를 향하는 방향이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에피소드들 사이에서도 결론으로 향해가는 연출은 또 한명의 코미디 영화의 감독의 출연을 예고한다.

 

극장판에서는 미자와 지PD의 연애담은 처음으로 되돌아 갔다. 서른 둘의 나이에 반백수 상태였던 성우 미자는 자신보다 어린 지PD와 함께 일하게 된다. 지PD의 싹수 없는 행동에도 불구, 미자는 그에게 반한다. 아니 혼자 과대망상을 해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좋아하게 된다. 미자네 가족 역시 이 참에 '기럭지 긴' 지PD를 집안에 들이겠다는 포부를 보여준다. 바람둥이 PD를 좋아하여 상처를 받는 점과, 과거의 남자와의 헤어졌던 장면의 상상, 키스에 대한 환상을 갖는 미자의 설정들은 시트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듯 보인다.

 

[올드미스다이어리 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세 할머니]

 

걸핏하면 '쓰레빠'를 들고 카리스마를 부리는 큰 할머니(김영옥), 미련한 듯 능청맞게 연애를 시도하는 둘째 할머니(서승현), 미자에게 푼수끼를 전수한 것으로 보이는 막내 할머니(김혜옥)와 홀아버지(임현식), 소심지존 외삼촌(우현)까지 시끌벅적 소동을 벌인다.

귀여운 푼수 미자 캐릭터를 연기한 예지원의 슬랩스틱 연기도 극의 재미를 더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김영옥, 서승현, 김혜옥 할머니 트리오의 호흡이 척척 맡는 연기 앙상블. 욕지거리는 기본, 엉뚱하고 남세스러운 행동이 주특기인 이들이 적재적소에서 폭소를 끌어낸다. 또한 조카인 미자의 결혼자금에만 신경을 쓰는 집안살림을 맞고 있는 외삼촌의 엉뚱한 연기는 진지할 틈을 주지 않는다. 대개의 영화에서 세상의 병풍처럼 자리하는 노인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워 유쾌한 삶을 부여했다.

 

[그간 출연했던 영화중 비중이 크고 가장 뿌듯하다는 배우 우현]

 

사랑 이야기가 다 뻔하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에게 회심의 미소를 날리는 극장판 은 인생의 배경화면으로 전략해 버린 노인들의 사랑을 그려내는 데 있어서도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로맨스 영화에서 마지막 부분에서 주는 진지한 감동 속에서도 웃음의 코드를 잊지 않으며 끝까지 관객을 웃게 만든다. 다른 영화라면 철딱서니가 없는 여자들로 낙인 찍어버릴 만한 그런 상황까지도 관객들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니 김석윤감독의 스크린 데뷔는 매우 성공적이고 실력까지 겸비한것이 아닐까?


또한 영화의 따뜻한 시선이 등장인물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기 때문에 관객들도 그녀들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노인들의 사랑 이야기 역시 가슴 뛰게 그려진 경우는 별로 없었기에 극장판 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런 맥락에서 은 진정으로 '사랑'을 예찬하는 영화인 셈이다. 올해가 가기 전 누군가와 따뜻한 사랑의 불씨를 피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절대 놓치지 말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최미자역을 맡은 예지원의 연기를 빼고는 이 영화를 논할 수 없다.

 

 

[지현우와 예지원의 포토타임]

 

물론, 이 영화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다양한 가족의 일상사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그들 사이의 끈적한 접점을 찾기는 힘들다. 외동딸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는 홀아비 아버지가 미자에게 애정을 쏟는다는 설정을 맞추어 보여지는 부분이 부족하고 삼촌은 왜 그다지 미자의 결혼자금에 신경을 쓰는지도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 즉, 시트콤에서 보여주었던 가족愛의 모습이 부족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극장판는 시트콤을 본 사람이든 보지 못한 사람이든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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