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빛낸 최고의 노래와 음반은 무엇일까? 해묵은 공정성 논란 끝에 터져 나온 스타 가수들의 잇단 불참 선언으로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연말 가요 시상식을 폐지한 가운데 ‘올해의 노래’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호기심은 여전하다.
음반, TV, 라디오, 인터넷 등 매체별로 인기가요 순위가 제각각인 시대, 그렇다면 직접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당사자의 판정을 듣는 건 어떨까?
발라드, 록, 힙합, 트로트 등 장르별 한국 가수 33인에게 ‘올해 최고 음반’과 ‘최고 노래’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문항별로 1~3위를 적어 달라고 했고, 합산은 1·2·3위에게 각 3·2·1점을 주는 식으로 이뤄졌다.
결과는 섣부른 예상을 뒤엎었다.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네티즌을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방송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아 얼굴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남성 2인조 보컬 그룹 바이브(Vibe)의 급부상이 최대 사건.
3집 앨범 ‘리필(Re―Feel)’로 전통적 강자 이승철의 ‘리플렉션 오브 사운드(Reflection of sound)’와 대등하게 경합을 벌인 끝에 ‘올해의 음반’ 부문 1위에 올랐다. 고른 지지 속에 19점을 얻었다.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와 기억에 남는 가사, 창법 모두 좋았다”, “감미로운 두 사람의 하모니가 최고”, “노련한

테크닉과 내적 순수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 등의 평가를 받았다. 2위는 이승철(16점). “연륜이 오랜 기성 가수이면서도 아직도 젊은 가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맞대고 있다. 흥행, 내용 면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힘이 최고”, “그의 음악은 안정감에서 오는 자유로움이다. 세련된 편곡에 믹싱도 탁월한 음반”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3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음반판매량 2연패가 확실시되는 SG워너비의 ‘더 3rd 마스터피스(Mast erpiece)’로 14점. 선정 이유는 “대중성과 음악성 겸비, 이들의 무대를 보면 다른 가수도 감탄한다”, “기존 소몰이 창법에 변화를 준 새로운 시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등이었다.
4위는 ‘라디오헤드’를 연상시키는 모던 록 밴드 넬의 ‘힐링 프로세스(Healing process)’(10점). “한 걸음씩 진화해 온 넬 음악의 절정”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5위는 “올가을 분위기와 딱 맞는다”는 성시경의 ‘더 발라드(The ballads)’(8점), 6위는 “자신들의 음악으로 자유롭게 대중과 호흡하는 밴드” 자우림의 ‘애쉬즈 투 애쉬즈(Ashes to ashes)’(7점)가 차지했다.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도 바이브와 이승철이 공동 우승. ‘그 남자 그 여자’와 ‘소리쳐’가 17점을 얻었다. 장혜진과 바이브가 함께 부른 ‘그 남자 그 여자’는 “듣자마자 귀를 휘감았다”, “남녀간에 주고받는 호흡이 아름답다” 등의 칭찬이 이어졌다. ‘소리쳐’는 후렴구가 외국곡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와 비슷하다며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가수들의

평가는 “편안한 이승철만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라는 것. 갖은 고난을 뚫고 완벽하게 재기한 백지영의 발라드 ‘사랑 안 해’(15점)가 3위. “최고의 노래는 역시 대중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여야 한다”, “여가수의 파워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전혀 다른 장르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 2집을 내고 ‘태진아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낸 발라드의 새 강자 이루의 ‘까만 안경’(10점)은 4위. “가슴에 묻어오는 멜로디”라는 찬사가 눈에 띄었다. 성시경의 ‘거리에서’(9점)는 5위였다.
“음악인과 대중의 귀가 동시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노래. 어디에서 들어도 손색 없는 멜로디”라는 이유. SG워너비의 ‘내 사람’과 신예 하동균의 ‘그녀를 사랑해줘요’가 8점으로 공동 6위에 올랐다.
하동균에 대한 한 선배 가수의 찬사는 이렇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그의 노래를 듣고 발길을 멈춘 적이 있다. 레니 크래비츠의 펑키한 음색을 닮은 목소리는 탁월했다. 맑고 신선하다.”
▲설문에 참여한 가수
가비엔제이, 김종국, 김진표, 김창완, 김현철, 다이나믹 듀오, 동방신기, 럼블피시, 롤러코스터, 바비킴, 바이브, 백지영, 버즈, 부활, 비, 빅마마, 성시경, 세븐, 시나위, 씨야, SG워너비, 윤도현, 이루, 이문세, 이승철, 이효리, 자우림, 장윤정, 체리필터, KCM, 타이거JK, 테이, 화요비 (가나다 순)
※그룹의 경우, 멤버 중 일부가 설문에 응답한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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