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he Slim Shady LP > / Eminem
겁쟁이 같으면서도 강렬하고 악랄한 인상을 가진 사람을 한 명 소개하려 한다. 그의 랩 스타일은 칼날처럼 뾰족하다. 이런 랩 스킬 덕분에 우스꽝스럽거나 쓰레기 같은 가사를 내뱉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그의 무서운 독기를 체감할 수 있다.
그의 유년 시절을 사진들을 보니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소년이다. 아니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참으로 겁쟁이 같기도 하다. 이 사람이 1997년 LA 랩 올림픽 2위라니...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위에서 줄줄이 서술한 내용들의 주인공은 'Marshall Bruce Mathers llI'이다. 우리는 그들을 에미넴(Eminem)이라고 부른다. 그는 래퍼의 범주를 넘어 하나의 슈퍼스타이자 트렌드였다. 21세기의 시기 격동성 때문에 아쉽게도 에미넴 트렌드는 생각보다는 빠르게 누그러져 갔다.
하지만 그의 데뷔만은 참으로 화려했다. 백인이지만 어떤 흑인 래퍼도 그를 질타할 수 없었다. 실력이 그득하게 쌓인 에미넴의 데뷔는 이미 박수와 갈채를 예약한 상태였다.
빌 클린턴(Bill Clinton)으로 변신하여 천연덕스럽게 랩을 질러대는 'My name is' 뮤직 비디오 속의 에미넴은 엄연한 프로 퍼포먼서(Perfomencer)이다. 인간의 심리 속에 항상 존재하고 있는 천사와 악마의 양 축, 이 둘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낸 'Guilty Conscience'는 에미넴의 날카로우면서도 환타지한 상상력을 증명해주는 곡이다.
이 앨범에서는 'Cum on everybody'라는 곡이 유독 귓가에 오래 머문다. 랩과 사운드 모두 잘 익혀진 크림 빵처럼 부드럽고 달콤했다. 이 곡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그루브함을 주무기로 하여 요염한(약간 코믹스럽기도 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부분 촉매제로 활용해 냈다는 것이다.
이 곡은 윌 스미스가 자주 시도해 왔던 끝없이 달릴 것만 같은 펑키 사운드를 유지하였다. 자신감과 장난기가 그득한 그의 래핑 또한 팽팽하게 덧 씌워져 있다. 윌 스미스가 이끄는 메이저 랩 씬(Scene)의 판도를 서서히 뒤집고픈 그의 작은 욕심이 볼록하게 느껴지는 곡인 것만 같다.
슈퍼스타 에미넴은 앨범을 낼 때마다 발랄하고 익살스러운 타이틀 곡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후속 곡은 관조적인 스타일의 곡을 택하는 노골적인 앨범 마케팅을 시행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저 데뷔 앨범 < The Slim Shady LP >에서 표현된 에미넴의 매력적인 랩 스타일과 닥터드레의 전략적인 스타 메이킹 능력은 확실히 인정 받을 만 했다. 무엇보다 둘의 센스를 여과 없이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탐이 나는 앨범이다.
-Track List-
1. Public service announcement
2. My name is
3. Guilty conscience
4. Brain damage
5. Paul
6. If I had
7. '97 Bonnie & clyde
8. Bitch
9. Role model
10. Lounge
11. My fault
12. Ken kaniff
13. Cum on everybody
14. Rock bottom
15. Just don't give a fuck
16. Soap
17. As the world turns
18. I'm shady
19. Bad meets evil
20. Still don't give a fuck
작성자 하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