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썩 맘에 들지 않았다. 좀 묘하다고나 할까.
근무 마치고, 친구들이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보러갔다.
아, 보는 내내 갑갑했다.
조금은 말랑말랑한 에피소드들을 기대했지만,
혼자서 중얼거리는 여자 환자를 눈으로 따라가기엔,
몸도 피곤했고, 마음까지 가라앉는 것 같았다.
할머니와의 애정관계도 웬지 비뚤어진 듯 했고.
정지훈이 캐롤, 아니 요들송 불러주는 거라던가,
마른 임수정의 등에 문을 그려주는 거라던가하는
따뜻함이 있는 장면은 별로 없고,
로봇으로 변신한 임수정이 총을 쏴대는 장면은 어찌나 길던지.
박찬욱의 복수 시리즈에서 봤던 그 피들이 화면을 채우자,
또다시 속이 메슥거렸다. . .멜로 영화 만든다며. . .
이건 컬트인데. . .변종 컬트.
정신병원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너도나도 자기 이야기만 외치는 인물들.
그래도 끝까지 영화 보자하는 맘으로 봤지만, 정말 지쳐버렸다.
역시 최악은 마지막.
비 퍼붓는 밤. 둘이서 밖으로 나가 텐트를 치고.
비가 그치고, 뜬금없이 뜨는 무지개.
그리고 올라가는 자막.
친구들과 한참을 웃었다. 어이가 없어서.
이 영화 맘에 들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별로~~.
임수정, 정지훈이란 사람들이 연기하기엔, 주인공들 너무 어둡다.
그들은 아직까지 이미지가 밝다. 밝은 멜로였으면 좋을텐데.
다른 배우가 했으면, 예술 영화쯤(?!)으로 포장되었을 텐데.
우울할 때, 더 우울하고 싶으면 보기 좋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