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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 - 잉여인간 방학도 아닌데 오늘도

이소연 |2006.12.25 17:58
조회 30 |추천 0

화나 - 잉여인간

 

 

 

 

방학도 아닌데 오늘도 방안에만 처박힌 내 모습.

가치를 잃어가는 내 목숨.

내 모든 의지를 다해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나태함의 최고 수준.
제 버릇 개 못준 죄로,

늘 배고픈데 먹을 게 없는 괴로움에 떠는 외골수

게으름뱅이. 매일 패닉상태인 폐인. 쓰레기 내 인생. 이런 제길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공기 중에 떠다니다 흩어지는 먼지들.

벽 귀퉁이마다 쳐진 뿌연 거미줄.

원인을 알 수 없는 의욕 결핍증으로
종일 누워 있는 내 허리춤에 느껴지는 결림증.

고민으로 가득해 터질 듯한 머리는,

현기증으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지, 늘.

현실은 날 병신으로 만들었어.

지금 난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어. 실은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물론 아직도 난 방바닥을 굴러다니고,

두 번 다신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긴 한숨 속에 뿌려대.

그렇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를 보내는 한 마리 부엉새.

운동부족으로 불어난 배둘레 때문에 비명을 질러대는 체중계.

최근에 부쩍 핼쓱해진 내 눈엔 뵈는 게 하나 없어.

그래도 알게 뭔데?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매일을 해 뜰 때 까지 난 게임을 해.

폐인들의 대축제 Battle Net.

MMO RPG의 세계로 빠진 뒤엔

가상과 현실의 경계조차도 애매모호.
Level Up을 위해 계속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고... 또 헤매.

도대체 뭐 땜에? 나도 모르겠네.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오늘도 눈 떠 컴퓨터를 켜.

손을 뻗어, 멈출 수 없는 저 유혹들 속으로.

속물로 가득 찬 동물농장, 그 욕망의 소굴로 난 서둘러.
자, 노를 저어.

골은 텅- 비우고, 모든 걸 비웃고 거들먹거리는 법을 배워.

입을 더 이죽거릴수록 내 기분은

더 크게 부풀어 올라 그래도 역시

 

모든 게 귀찮아.

전부 재미 하나 없는데 니가 봐도 시간낭비잖아.

일 안하고 씻지 않아도 심장만 잘 뛰잖아.

진짜 난 비참한 인간이야.

 

 

리모콘을 쥐고 돌리기도 지겨워.

힘없어. 지쳤어. 난 피곤모드.

빌어먹을 단 일초도 견딜 수 없어. 난 미쳐 돌아버릴 정도야.

모두 찢어버리고 싶어. 짜증만 자꾸 나.

따분한, 삶은 나를 잡고 놔주지 않아.

하품만, 하는 날의 연속은 제발 그만.

한숨과 싸우다 하루가 다 끝나,
잠든 다음에야 나오는 말은 아뿔싸.

 

아뿔싸..아뿔싸...아뿔싸....아뿔싸.....아뿔싸......아뿔싸......아뿔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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