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엄밀히 말해 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기본 스토리는 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의 세계는 그것와 완전히 다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각각의 액션 장면을 상상하면서 캐릭터와 스토리에 몰입했기 때문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캐릭터들의 성격과 세상을 대하는 그들의 상반된 자세였다. 그 점 때문에 이 영화를 찍는 작업이 더욱 재미 있었다." - 마틴 스콜세지 감독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너무나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러 가면서 내심 기대를 했었지만, 뭔가 많이 부족한 리메이크작이라는 걸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작은 없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럼, 가 왜 리메이크작일 수 밖에 없는지 비교해 보자.
(스포일러 주의)
1. 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다르다 : 무간도(Infernal Affairs) vs 디파티드(The Departed)
제목을 직역하면, '무간도(Infernal Affairs)'는 비인간적이고 극악무도한 지옥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의미하는 반면에 '디파티드(The Departed)'는 단순히 고인, 죽은 사람을 의미한다. 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을 죽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서는 엇갈린 운명 때문에 괴로워하며 슬퍼하고, 고독을 느끼는 주인공의 다양한 면면을 엿볼 수 있다.
수학기호를 빌려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 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 긴박한 전개 vs 질질 끌려가는 전개
같은 내용의 영화이면서도 어쩜 이렇게도 분위기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는 처음부터 두 스파이를 노출시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두 주인공들이 엇갈린 운명 속에서 서로 대립하고, 또 자신들의 내부 감정들이 서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하여 볼 수 있게 만든다. 덕분에 몇 번을 되풀이해서 보더라도 느낄 수 있는 영화의 긴박함이 존재한다.
반면에 는 에서 보여주었던 두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각자의 대장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길고 긴 인터뷰는 굳히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굳히 들어주지 않아도 되는 수다를 예의상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들어준 느낌이다.
덕분에 런타임이 100분이었던 에 비해 는 런타임이 150분에 달하며, 결국은 이야기를 지루함이 질질 끌고 나가게 된 꼴이 된 것이다. 정말 한번 보기도 힘든 영화이다.
3. 비밀경찰 진영인(양조위) vs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의 최고의 히어로인 양조위, 그는 암울하고 고독한 진영인의 감정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그에게서는 비록 조직에 몸담고 있는 비밀경찰이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져 나온다. 반면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냥 비밀경찰일 뿐이다. 온통 범죄자 뿐이었던 가족들이 싫어 경찰이 되었지만 다시 그 범죄조직으로 잠입해야 하는 경찰, 그는 하루라도 빨리 비밀경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경찰일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슬픈 사랑의 주인공이 아닌 갱의 역할이 더 잘 어울리기 시작한 디카프리오, 비록 그에게서는 양조위가 보여주었던 인간적인 냄새는 나지 않지만 나름대로 식의 빌리 코스티건 역은 잘 소화해 내고 있다.
4. 조직의 스파이 유건명(유덕화) vs 콜린 설리반(맷 데이먼)
여기서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홍콩에서의 경찰의 지위와 미국에서의 경찰의 지위는 다르다는 것이다. 범죄조직이 많은 홍콩에서 경찰은 영웅이라고 한다면 과장된 느낌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멋있는 직업이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경찰은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신분증 하나만 제시하면 뭐든지 통과할 수 있는 FBI가 그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조직의 보스가 FBI도 아니고 보잘 것 없는 경찰 스파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공을 들인다는 것은 조금은 바보스러워 보인다.
그 때문인지 뭔가 진지함이 보였던 유건명에 비해 콜린 설리반은 상당히 가벼워 보이는 경찰이다.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힐끗 쳐다본다거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정신과 의사에게 작업을 걸고, 남들보다 빠른 승진에 의기양양해 하며 으쓱대기도 한다. 게다가 그에게서는 유덕화가 가졌던 경찰에 대한 직업 의식이나 스파이라는 정체에 대한 괴로움이나 갈등이 없어 보인다. 그는 조직의 스파이라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에서 콜린 설리반의 운명은 스파이라는 신분이 밝혀지고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5. 조직의 보스 한침(증지위) vs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
에서 가장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한 배우가 바로 조직의 보스 역을 맡은 잭 니콜슨이 아닌가 싶다. 아니 증지위보다 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의 연기 덕분에 많이 부족했던 의 부족함이 조금은 채워진 듯한 느낌이다.
꽃미남은 아니지만 빛나는 조연이자 주연 배우인 증지위와 잭 니콜슨을 보면, 떠오르는 한국 배우가 한명 있다. 바로 주현이다. 만약에 가 충무로 버전으로 태어난다면, 조직의 보스역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로 꼽는 사람이다.
6. 비밀경찰의 우두머리 황국장(황추생) vs 퀸넌(마틴 쉰)
영인의 생일날 잊지 않고 시계 선물을 건네는 아버지 같은 황국장, 퀸넌 역을 맡은 마틴 쉰 또한 푸근함이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산타할아버지처럼 새하얀 머리를 휘날리며, 초록색 점퍼를 입고 다니는 마틴 쉰은 오히려 더 아버지 같아 보인다.
황국장이 빌딩에서 추락하며 영인의 눈앞에서 죽은 것처럼, 퀸넌 또한 건물 위에서 코스티건 앞으로 떨어져 죽는다. 하지만 황국장이 죽을 때처럼 애절하고 눈물 짜내는 장면은 없었다. 황국장이 죽는 장면에서 흘러나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후벼팠던 애절한 음악이 에는 없었다.
7. 보너스 인물 : 비밀경찰의 넘버 투 디그냄(마크 웰버그)
에서는 없었던 인물이다. 디그냄은 퀸넌 옆에서 그의 일을 돕고 있는 비밀경찰의 또다른 멤버이다. 그는 푸근해 보이는 퀸넌과는 달린 촌철살인과도 같은 말들을 뿜어낸다. 그리고 퀸넌과 코스티건이 모두 죽은 후에, 경찰 내부의 스파이를 밝혀내고 설리반을 죽이는 엔딩을 장식한다.
8.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제작자에서부터 배우들까지 어느 하나 뒤지지 않는 초호화 캐스팅이지만, 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인터뷰처럼 와는 전혀 다른 헐리우드표 범죄 영화라고 본다면 그다지 뒤질 거은 없어 보이지만, 대사 한마디까지 똑같이 재현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와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 에서 영인과 건명은 어떻게 보면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동료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서는 서로를 죽여야만 살 수 있는 100% 적이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인다면, 장면 요소마다에서는 가슴 저리게 흘러 나왔던 음악이 있었는데, 에서는 영화를 돋보이게 만드는 음악이 없었다.
는 최고의 홍콩 영화였지만, 는 헐리우드식 범죄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영화이다.
역시 헐리우드 영화는 거대한 상품의 가치로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거 같다...
맹목적으로 화려한 캐스팅과 막대한 자본금.... 음..이제 어는 정도 한국에서도 영화라는 문화공간이 자리 잡힌거 같다..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 먼저 극중 캐릭터의 의미와....극중의 인물을 얼마나 관객들한테 표현을 할수있는지..
그걸 먼저 캐취했으면 좋겠다..
영화 중천도 상당히 괜찮은 영화인거 같다...하지만 수많은 악플들...그저 처음 시도하는 장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