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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가능성

김맹진 |2006.12.31 02:47
조회 94 |추천 1


신림에서 1호선을 기다리다가 인천행 전철만 두대째 보내고 은근히 화까지 났다. 춥다 못해 아무런 정신이 없을지경인데 뭐묵자고 인천행 전철만 연달아 두대째 오는것인지..

 

영하 10도를 밑도는 칼바람에

주머니에 넣은 손끝까지 서서히 얼어가니

이럴때는 따뜻한 자판기 커피나 한잔 홀짝이는게 최고다.

두리번거리다 올라오는 계단 입구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커피 자판기를 발견!

나름대로 행복해지는 순간.

 

"딸깍..꼬르륵~"

 

"....."

 

".....;;;;"

 

이놈봐라. 주머니속에 달랑 남아있는

500원짜리를 용용히 넣었는데 묵묵부답!

분명히!

"판매중"에 선연한 붉은색 LED가 빛나고 있음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이거 대놓고 쌩까는 모션을 취하네... 헐..

 

동전반환버튼을 달깍거려도 "냅둬유~"

커피버튼을 눌러도 "에헤라 디여~"

뭐 돈 500원에 재수 운운하기는 뭐하지만

참 날도 추운데 가지 가지 한다..

 

또 500원이 작은돈인가?

과감히 돌아서자니 천안행 전철은 아직 감감 무소식 

날씨가 기록적으로 추워서인지

사람들은 승강장 계단 아래 옹기 종기 모여있으니

눈치보일것은 없겠다.

에라..지가 먹었으면 토해내기도 하겠지.

 

자판기에 찰싹 달라붙어 커피버튼을 눌렀다가

동전반환레버를 달깍거렸다가 발로 툭툭 차봤다가..

괜히 혼자서 머리 긁적이면서 주변 두리번 거려봤다가..

먹은돈 내놓으라는 심오한 메시지를 담은

위 세가지 행동을 패턴으로 반복한지 3분째

 

여전히 침묵..이거 대있는 놈이다. 헐..

 

안내방송이 천안행 전철이 들어온단다.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오는 전철

우르르 내리고 타는 사람들

요지부동인 자판기

곧 전철 문 닫히겠다.

 

깔끔하게 포기해야하는 상황

그런데 말이다.

은근히 부아가 치미네. 

어차피 삥뜯긴거 이목이 두려워 차마 하지 못한

마지막 비기나 써먹어 봐야겠다.

 

"탕"

 

자판기 동전투입구 손바닥으로 치기 -_-;

 

....

 

"차르륵~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딸깍"

 

헉!!!!!!

 

개과천선한듯 이놈이

동전반환구에 뭔가를 자꾸 토해낸다.

 

500원짜리 세개, 100원짜리 3개.

 

1,800원

 

아마도 네명정도가 이 자판기에게 희롱을 당했나 보다.

 

돌아오는 전철에는

왠지 하루의 고단함을 사근히 녹여주는 

동전 여섯개가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렸다.

 

 

 

 

 

#

최선을 다한 자에게 최상의 결과물은 열린 가능성이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에게 바뀌지 않는 현실은 필연이다.  

ㅋ~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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