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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Scoop

윤치현 |2007.01.03 11:32
조회 18 |추천 0


 

휴잭맨 , 스칼렛 요한슨의 주연한 영화

특급기자인 조스트롬벨에게 특종(Scoop)을 받게되는

대학 저널리스트 손드라 프랜스키는 명성높은 라이만경의

아들 피터 라이만이 타로킬러라는 걸 알게되는데

그러면서 이 영화의 감독이자 주연인 우디 앨런과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식의 영화.

 

 

우디 앨런의 2006년작 [Scoop]는 그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스칼렛 요한슨을 주연으로 해서 찍은 두번째 영화이다. 그리고 앨런이 이 영화를 구상한 시기는 [Match point]를 한창 만드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런던에 오래 머물다보니 아파트 주위를 거닐면서 자연스럽게 이 이야기가 머리 속에 떠올랐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래서인지 흥미롭게도 [Scoop]와 [Match point] 두 영화 간에는(판이한 분위기와 형식인데도 불구하고) 겹치는 부분이 꽤 여럿 발견된다. 가령 미국에서 놀러온 젊은 여자가 영국 상류층 집안과 엮이게 되고, 영국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잔인한 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의 골격이 상당히 유사하죠. 또 런던을 떠나있는다던 애인의 말이 거짓이었음이 들통나는 상황이나, 영국 상류층을 바라보는 앨런의 시니컬한 시선 역시도 공통점이 있다. 좀 더 나가면 이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살인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Match point]에서 노라 유령이 드러낸 원한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Scoop]를 [Match point]의 다른 버전처럼 여겨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 역시 인생은 "운"에 의해 지배된다는 인식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Scoop]의 주인공들이 겪는 운명은 하나같이 운에 의해 좌우된다. 운이 나쁜 여비서는 독극물을 마시고 죽고, 운이 좋은 여기자는 특종 거리를 유령을 통해 알게 되고, 운이 더럽게 나쁜 마술사는 반대편 차선으로 운전하다가 사고를 당해 죽는 식이다. (휴 잭맨의 대사를 빌리자면) "아이러니하고 비극적이게도" 인간의 삶은 자신의 선량함이나 능력과는 무관한 운에 의해 지배당한다고 우디 앨런은 주장한다. 따라서 [Scoop]는 기본적으로 [Match point]와 거의 같은 이야기를 전혀 반대되는 형식(이번에는 희극)을 통해서 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면에서 이 "운 2부작"은 [멜린다와 멜린다]에서 했던 시도(같은 주제를 갖고 희극과 비극을 따로 만드는)를 영화 두 편으로 쪼개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앨런이 마술사 시드 역할을 통해 감행하는 스스로에 대한 냉정하고 잔혹한 비판의 칼날이다. 앨런은 그 어느때보다도 가차없이 영화 감독으로서, 배우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을 무대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한다. 여기서 우디 앨런이 다른 직업도 아니고 하필 마술사를 연기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술사는 기본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과 놀라움, 비현실의 경험을 안겨주는 사람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술수를 사용하는 사기꾼이며, 비밀을 알고 나서 보면 시시하게 느껴지는 잔재주를 부리는 자이기도 하다. 아마도 앨런은 예술가로서의 자기 직업이 마술사와 흡사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예술가 역시 보는 이에게 큰 기쁨과 환상을 선사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예술 역시도 눈속임이자 현실 도피에 불과한(근본적인 해결은 가져다주지 않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니까. 때문에 우디 앨런이 영화 감독이나 작가를 연기하지 않았는데도 그의 [Scoop] 속 모습은 충분히 자기 반영적이다. 그가 예술가로서 느끼는 자괴감, 컴플렉스, 그리고 자존심과 같은 것들이 이 처량하고 말 많은 마술사 시드를 통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영화 막바지에 우디 앨런은 자기 자신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과격한 해결책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나이 일흔이 넘은 노인이 스스로의 작품 속에 자신의 죽음을 연출하는 상황을 -그것도 남의 죽음 대하는 듯한 시선으로-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가([한나와 그 자매들]에서는 극도의 건강 염려증 환자였던 그가!) 이제는 죽음까지도 대단찮게 받아들일 만큼 인생에 대해 여유로워졌음을보여준다고 생각해야 할까? 영화 속에서 죽은 이후에 보여주는 시드의 덤덤하고 개의치 않는 듯한 태도를 보면 그런 것도 같다. 마술사 시드는 자신이 당한 억울한 죽음에 원통해하거나 집착하기보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저승행 여객선의 다른 승객들을 모아놓고 수다와 마술을 펼쳐 보이기에 여념이 없니다.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말들과 보여줘야 할 마술들이 머리 속에 가득 남아 있던 모양이다. 그리고 못 펼친 이야기 보따리가 잔뜩 남아 있기로는 우디 앨런 역시도 마찬가지일 거다. 그러니 부디, 살아서 오래오래 모두 다 보여주기를. 우디 앨런 당신 앞에 놓인 끝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때가 많이 이르다.

 

역시 전 모든영화에 감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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