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아름답다 말한다고
지구가 더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간판들로 둘러싸인 광장에서 큰 글씨로
꽃과 나무와 더불어 숲을, 숲에 묻혀 사는 낭만을
예쁘게 찬미할 수 없는 나는-
밖에서 더 잘 보이게 만들어진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눈을 감고 헤엄치는 나의 언어들은-
요리사 마음대로 요리하기 쉬운, 도마 위에 오른 생선.
솜씨 없이 무딘 칼에도 무방비일지언정
내 시에 향수와 방부제를 뿌리지는 않겠다.
자신의 약점을 보이지 않는 시를 나는 믿지 않는다.
최 영 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