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친절한 거리가 있다
친절하다 표현 하자니 어색할 수도 있으련만,
어찌 그리도 여행자의 마음을 다잡아 주는 향기가
머무는 거리를 만들어 놓을 수 있었을까.
커다란 풍차가 조형 되어 있고 통일된 색상이
가지런히 정비되어 있어야 산뜻한 마을은 아니어서
보는 자의 마음을 한 눈에 잡아 주는 마력이
있어야 비로소 친절하다 하겠다.
한적한 거리를 지나는 풍물에 팜추리가 난 그렇게
좋아서 미국 시골에 푹 빠져 살고도 싶었는데,
제주도에서 보는 바나나가 있을 거라고 상상했던
촌놈의 야자수와는 왠지 격이 다른 것 같던
나의 라임 오렌지 같은 팜.
계곡이 드문 캘리포니아에 민물 낚시대 하나를 들고
매미 소리 조차 없는 여름을 맞이 하러 그 나무에
그 도로를 따라 작고 구부러진 냇가를 찾아 가노라면
어찌 이곳이 타국 땅에 떨어진 나그네의
발길이라 생각이 들겠는가.
학비가 없어 고국으로 다시 돌아 가려 할 적에
내 마음을 잡아 주었던 것은 영주권도 아니고
풍요로운 대지도 아니었으며
우월한 백인 문화에 대한 동경도 아니었네.
단지 내가 자라나던 땅과 같은 색깔의 흙이
덥혀 있는 소박한 농촌을 보았을때,
'아, 그래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떠나면 어딜 더 가보겠냐고' 나를 붙들던
제 2 제 3 의 고향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이나 하려는 듯이 확 가슴에 밀쳐져 오던
뿌연 그리움들..
언제나 나를 반겨 주던 곳들은 있었을 것이고
내가 떠나고
내가 잊었던
나의 마음속 깊은 곳의 마을,
그것은 아마도 고향을 만들려다가 실패한
외로운 화전 개척자의 괭이와도 같은
구부러진 동심 이었을 거야..
읍네를 장보러 온 듯한 향기가 날려 오는
초입에 난 서성이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나를 일으켜 세우는
피자 파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그 전부가 된 자연스런 판박이 같은
꽃 같던
꿈같던,
내 하룻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