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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댓글들을 읽어보다보면 언론의 자유라는게 국민의 사고를 하향 평준화시킬수도 있구나
티비가 바보상자가 아니라 인터넷이 바보 제조기라는 생각이 자주 들곤한다.
즉자적이고 단순하며 스포츠와 연예인에 모든 것에 목숨을 거는 네티즌
가끔은 현명하게 사고하는 이른바 논객들도 있다.
병신새끼 되져라 라는 댓글이 그 꼬리를 더럽할지라도 말이다
'나쁜' 대통령이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등급
토끼풀 다섯
필명/아이디
wkfgo / jeije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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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제안했다가 졸지에 박근혜로부터 ‘나쁜 대통령’으로 내몰렸다. 구체적으로 뭐가 ‘나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참 나쁜 대통령이 되기 쉽다. 개헌을 하자는 말 한 마디에 나쁜 대통령이라니. 그러나 ‘나쁜’ 대통령이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지금의 5년 단임제 개헌은 어느 정도 역사적 당위성이 있다. 전두환의 철권 정치에 무수한 사람들이 죽음으로 맞서 쟁취한 것이 지금의 헌법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헌법에는 이 땅에 다시는 독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여망이 반영되어 있다. 그것이 5년 단임 정신이다.
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순진하지 만은 않다. 5년 단임의 밑바닥에는 당시 대통령을 꿈꾸던 노태우와 김영삼과 김대중의 이해가 교묘하게 깔려 있었다. 그들에게 8년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5년 단임 정신을 명분으로 해서 그들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아가며 대통령이 되었다.
지금 일부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개헌을 반대한다. 반대하는 명분들이 개헌은 절대불가가 아니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나쁜 대통령’이라는 묘한 수사어구로까지 표출되었다. 쉽게 말하자면 그들은 지금 개헌을 해서 자신들의 ‘유력한’ 입지를 흔들고 싶지 않다. 좀 더 대놓고 말하자면 ‘제 밥그릇’을 잃을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
그들 역시 속내로는 5년 단임을 매개로 돌아가며 대통령이 될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5년만 참으면 된다. 그런데 8년이라니! 그건 마치 그들 중 단 한 사람, 차기 대통령이 될 사람만 빼고 대통령의 꿈을 접으라는 말과 다름없다. 그러니 그들이 악담을 퍼붓거나 시기론을 내세우며 거절할 밖에.
정치가들의 속성이야 뻔하다. 겉으로는 맨날 민생이 어쩌고 하지만 그들의 진짜 목표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꿈이 없다면 뭐 하려고 정치를 하겠는가. 문제는 그들이 흔히 목표의 과잉으로 인해 대의명분까지 헌신짝처럼 버린다는데 있다.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식의 논리가 그것이다. 그러면 언제가 때인가?
때는 없다. 필요한 그 시점이 때이다. 굳이 때로 따지자면 지금이 그나마 개헌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내년에는 20년 만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가 거의 맞아떨어진다. 그러므로 그나마 정치가들의 이해관계가 비교적 덜 복잡하게 얽히는 때이다. 또한 야당이 거의 절대적인 정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번 해볼 만하다. 명분도 얻고 실리도 얻고 말이다.
사실 박근혜가 노무현을 나쁜 대통령이라 매도했지만 국민들은 적어도 헌법과 관련해서 누가 정말 나쁜 대통령이었는지 다 알고 있다. 자신의 집권야욕을 위해 헌법을 유린한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이야말로 우리나라 정치사의 오점들이다. 아마 박근혜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미래를 위해 개헌하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나쁘다면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은 도대체 어떤 대통령이었다고 말해야 하나? 박근혜의 대답을 듣고 싶다.
개헌은 가능하다면 안 하는 것이 좋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여덟 번의 개헌이 거의 모두 대통령의 위상이나 임기 문제 때문에 이루어졌다. 한 마디로 독재자들이나 찬탈자들이 자신들의 추악한 야욕을 정당화하기 위해 헌법을 유린한 것이다. 그들에게 헌법은 밑닦개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개헌이 절대 악일 수는 없다.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꼭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지금의 개헌논의는 그런 면에서 이전의 대통령 임기문제 논의와는 분명히 다르다. 5년 단임제는 어떤 점에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로 자리잡기 위한 일종의 과도기적 단계였다. 그러므로 이제 단임정신은 그 역사적 소임을 완수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지금 개헌을 주장한다고 해서 ‘나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정치세력들이 지지하느냐, 국민이 찬성하느냐 하는 실제적인 문제가 있을 뿐이다. 정치세력들이 반대하면 못 하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못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 진지하게 논의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그런데 지레 ‘나쁜 대통령’을 부르짖으며 원천 봉쇄하려는 것은 치졸한 정치적 담합이다.
물론 앞으로의 개헌과 관련해 한 가지 바램은 있다. 개헌을 하더라도 대통령 임기문제를 둘러싼 개헌은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란다. 앞으로 다시 개헌을 하는 일이 있다면 대통령의 위상이나 임기 문제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에서 대통령의 위상이나 임기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국민의 기본권 문제이다. 그런데 우리의 개헌은 매번 이 국민의 기본권 문제를 방치하거나 장식용으로만 이용해왔다.
헌법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해석되어야 하고 창조적으로 파괴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을 재설정하고 확대하는 문제가 깔려 있어야 한다. 국민의 합의로 이루어진 헌법이 국민의 권리문제를 소홀이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개헌논의의 중심에는 항상 국민의 기본권이 자리 잡아야 하며 그것을 어떻게 재규정하고 확장할 것인지에 논의가 집중되어야 한다. 그때에야 우리의 헌법은 권력의 장식품이 아니라 정말 국민들 속에 살아있는 헌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