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의 정취와 그림움이 물씬 나는 음악 " " 개인의 진정한 감정을 그려내는 음악 " " 여름 옷을 덜 벗은 이 가을 포크송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 포크송 : 청년의 송가에서 성인의 만가로 대중음악에 관한 보편적 정의는 전문적 소양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이자 전국의 익명의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즉, 대중음악은 '예술' 음악 art music이 아닐뿐더러 '포크' 음악 folk music이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포크는 대중음악의 한 장르다. 즉, 포크라는 용어는 외국어가 아니라 외래어이며, '전승되어 오는 공동체의 음악'이라는 본래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한국에서 포크송은 '전통 민요'와는 정반대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의 포크송은 '보통의 대중가요보다 오래 살아남아 애청된다'는 의미에서 '공동체의 음악'이라는 수식에 어울린다. 어떤 공동체인가? 이에 답하기 전에 포크 이전의 대중음악에 대해 조금은 알아보아야 할 듯하다. 한국의 대중음악의 '원형'은 일본 대중음악이 이식되어 형성된 트로트('전통가요?')이다. 32마디 형식, 일본식 5음계와 화성 진행, 특유의 리듬 패턴 (뽕-짜자-뽕-짝), 나아가 애상과 비탄이 가득찬 음색 등은 1950-60년대 미국 대중음악의 영향에 따른 변형에도 불구하고 잔존하고 있었다. 음악관계자들은 '뽕끼'라는 은어로 이런 특징을 지칭한다. 당시의 대중음악은 '음반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직업적 작곡가들이 만들고 그휘하에 있는 가수와 악사가 연주하는 3분짜리 곡'으로 정의될 수 있다. 반면 1970년대 등장한 포크송은 영미 대중음악으로부터 영향받으면서 일본색이 없는 새로운 음악을 통칭했다. 단적인 예는 최초의 포크송 레코드인 트윈 폴리오의 데뷔(이자 유일한) 음반 수록곡 대부분은 모두 영미의 팝 음악의 가사만 한국어로 바꾼 '번안곡'이었다. 당시 청년들이 즐겨보던 악보집들은 '포크송 모음' 등의 이름을 달고 있었다는 점도 하나의 예이다. '국내'의 포크송과 '외국'의 팝송은 동일한 음악 어법에 기초하였고, 단지 가사가 한국어이면 포크송이었고, 영어이면 팝송이었다. 그런데 포크송은 외국으로부터 영향받은 음임에도 불구하고 '자생적인'것으로 간주되었다. 그 이유는 포크송이 청년문화(조금 정확히 말하면 대학문화)를 기반으로 했고, 상업적인 대중가요계와는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포크송 가수들은 '작곡가 선생님 휘하에 종속된 가수'가 아니라 '자작곡을 만드는 독립된 음악인'이었다. 즉, 기성의 직업적 대중음악계로부터 독립하여 개인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포크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다. 물론 포크송의 기수들 중에는 김민기, 한대수, 조동진처럼 상업적 대중가요계와 타협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송창식, 김세환, 어니언스처럼 매스 미디어를 통해 대중가요계의 스타가 된 경우도 많았다. 그렇지만 후자처럼 포크송이 상업적 대중가요의 일부가 된 것도 '결과적'인 것이었지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당시의 생각이었다. 이들 모두는 '통기타 코뮌'의 구성원이었다. 결론적으로 1970년대 한국 포크송은 개인의 진정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이 대중적 인기와 상업적 성공을 누릴 수 있다는 경험을 남겨주었다. 이들은 예술가이자 스타였고, 청소년의 아이돌이었을 뿐만 아니라 청년문화의 아이콘이었다. 그렇지만 이 경험은 '미완'으로 그쳤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1975년의 대마초 파동 때문이었다. 대마초 파동 이후 대중음악계의 기성의 관습은 다소의 균열을 내고는 이내 봉합되었고 포크라는 용어는 점차 사라졌다. 1980년대 이후 주류 대중음악계에서는 '통기타 가요'라는 용어가 더많이 사용되었고, 대학가의 언더그라운드에서는 '민중가요'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더욱 중요한 현상은 포크로부터 영향받은 음악들은 어떤 것이든 1990년대 이후 '성인 취향'이 되어갔고, 1980년대 후반 이후 대중음악의 메타장르가 된 '발라드'에 점차 흡수되었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서 '포크송 세대'에 속하지 않는 이들의 귀에 김종환과 안치환은 그리 달라 보이지 않으며, 더욱 젊은 세대들에게는 트로트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두에 언급한 페스티벌을 포함하여 최근의 '포크 리바이벌' 현상이 IMF시대에 중년들을 위한 위민 행사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이지만, 아니라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미사리 카페에 가시면 이 가을의 체온과 음유를 모두 느끼 실 수 있습니다. (단. 좀 비쌉니다. 커피 한잔 3만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