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라이선스 비즈니스’ 등장… ‘
왕의 남자’ ‘괴물’ ‘이준기’ 관련상품 잇달아 출시
외국에서는 ‘돈되는’ 사업으로 자리잡아…
미키마우스·포켓몬스터 캐릭터가 대표적인 예
▲ 작년 11월 프랑스 리옹 한국영화제에서 상영된 '뽀로로 크리스마스 특집극'을 보기위해 몰려든 관객들. 극장 입구에서는 관련 캐릭터
상품이 전새돼 큰 인기를 끌었다.(왼쪽) 영화 '괴물'을 토대로 만든 만화 '괴물'. Another
story'.(오른쪽)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와이쥬(YZOO) 크리에이티브’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윤주 대표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가 하는 일은 잘나가는 영화나 드라마, 인기 연예인을 ‘떡잎’ 단계에서 골라내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변형, 재구성하는 것이다.
영화 ‘왕의 남자’ ‘괴물’, 드라마 ‘주몽’ ‘궁’, 영화배우 이준기…. 현재
윤 대표의 낚싯대에 걸려든 아이템은 면면부터 화려하다. 그는 ‘왕의 남자’ 속 남사당패가 선보였던 줄타기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었고 영화 내용을
만화로 제작해 책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선보였다. 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활용, 휴대전화 액세서리 등 각종 상품을 출시했으며 조만간 영화 제작
과정을 담은 메이킹 북도 발간할 예정이다.
▲ 영화 '괴물' 캐릭터 티셔츠(왼쪽)와 소설‘괴물’은 윤 대표에 의해 메이킹 북, 소설,
아동만화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MBC에서 방영 중인 ‘주몽’의 경우, 와이쥬의 주도로 스티커ㆍ딱지ㆍ부채ㆍ열쇠고리 등 각종
관련 상품이 출시됐거나 개발되고 있다. 최근 ‘시즌 2’ 방영을 발표한 MBC 드라마 ‘궁’ 관련 모바일 서비스와 영화배우 이준기 팬미팅을 담은
DVD 제작 역시 이 업체가 맡고 있다.
윤 대표는 스스로를 ‘문화 컨설턴트’라고 부른다. 또 그가 하는 일을 ‘문화 콘텐츠
라이선스 비즈니스’라 칭한다. 라이선스 비즈니스란 ‘원형이 되는 하나의 콘텐츠를 응용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며 흔히
‘OSMU(One Source Multi Use)’라는 용어로 대표된다. 즉 하나의 자료(예를 들어 ‘왕의 남자’ ‘주몽’ 등)를 통해 다양한
쓰임새(모바일 게임, 책, 캐릭터 상품)를 만들어내는 것이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태동 단계에 불과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이미 ‘돈 되는’ 사업이다. 미국이 월트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친구들’ 관련
상품으로만 연 6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일본이 ‘포켓몬스터’ 속 캐릭터로 해외 800여개 업체와 계약, 8000여개의 상품을 쏟아내는 것 모두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주체는 크게 세 가지다. 원형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쪽(라이선서)과 그것을 기반으로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 판매하는 쪽(라이선시), 그리고 양자를 매개하는 쪽(라이선스 에이전시)이 그것. 그러나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라이선스 비즈니스 업계에는 사실상 라이선서와 라이선시뿐이었다. 일단 콘텐츠를 생산하는 쪽이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있다 해도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추가 비용을 들여 대행 업체에 의뢰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
주력해왔다.
콘텐츠 상품화에 관심을 가진 업체도 콘텐츠 보유자를 개별적으로 접촉해 라이선싱 유무를 타진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개발했다. 일부 에이전시가 있긴 했지만 영국 BBC 캐릭터 ‘텔레토비’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한국안데르센과 슬램덩크, 드래곤볼 같은 일본 만화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대원씨아이 등 대개 해외 콘텐츠를 수입하는 업체여서 국내 콘텐츠의 해외 판로 확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더욱이 과거 TV
애니메이션을 수출할 때는 현지 방영권뿐 아니라 관련 상품 개발 등 2차 유통에 관한 권리까지 일괄적으로 넘기는 이른바 ‘올라이트 방식(All
Right Deal)’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허다해 제 몫을 못 챙기는 라이선서들이 속출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 콘텐츠
전문 라이선스 에이전시’를 표방하고 나선 와이쥬의 등장은 뜻 깊다. 윤주 대표는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해외에서는 이미 ‘레드 오션(경쟁 과열
시장)’이지만 국내에서는 ‘블루 오션(미개척 시장)’”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대개 하나의 라이선서 아래 평균 20개 이상의 라이선시가
계약을 맺고 관련 상품을 개발 중이며 시장의 반응도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캐릭터 개발과 라이선스 에이전시 업무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캐릭터라인 김시범 대표는 “와이쥬의 등장은 우리 콘텐츠를 갖고 해외 시장으로 나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전문 에이전시의 본격적 출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시범 대표는 라이선스 에이전시의 존재에 대해 “기업으로 따지면 종합무역상사 같은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1960~1970년대 대대적인 수출 지원 정책으로 중소기업들이 상당수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제조만 하던 업체들이
막상 무역 업무에 뛰어들다 보니 언어 소통, 계약서나 신용장(L/C) 작성, 환율 등 문제가 하나둘이 아니었지요. 당시 해외 기업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던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생긴 것이 종합무역상사였어요. 종합무역상사 한 곳에서 수많은 제조업체를 지원할 수 있었던 것처럼 라이선스
에이전시 역시 열악한 국내 라이선서의 상품화 기획 및 해외 수출 업무를 전문적으로 대행함으로써 이 부문 산업을 보다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 비즈니스’ 하면 흔히 캐릭터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지만 사실 라이선싱이 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엽기
토끼’로 유명한 마시마로는 인터넷 플래시 애니메이션에서 출발했으며, 자동차경주 게임 ‘카트라이더’로 알려진 게임업체 넥슨은 게임 속 인물들을
상품화해 성공했다. 미국 할리우드가 영화산업에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개념을 도입, 작품 제작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벌충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국내에서는 드라마가 신(新) 라이선스 비즈니스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각종 파생 상품을 창출하고
있는 ‘대장금’을 필두로 최근에는 아예 기획 단계에서부터 라이선스 비즈니스 개념을 도입한 드라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설이나 역사적 사건,
예술 작품 등도 활용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최혜원 주간조선 기자 happyen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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