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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와 3일간의 동침 (첫째날)

이범일 |2007.01.16 12:39
조회 222 |추천 1

 

 

 

온지 며칠 안됐지만 긴장감이 서서히 없어질 때 즈음이던

어느날이었다.

 

그날도 역시 아직 다 못 본 시티투어를 하려고

cityrail(지하철)을 타고 시드니로 갈 작정이었다.

매일밤 수첩에 계획을 세우지만

막상 내일이 되면 그 계획은 계획대로 잘 안될때가 종종있다.

 

사는곳이 약간 외곽지역이라 그런지

지하철도 조금 후진게 온다.

그러다 좀 괜찮은 놈이 와서 탔는데 역시나

자리가 꽉 차 있었다.

 

앉을 곳을 찾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자신이 놓았던 짐을

치우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쏘리"란다. 얘네들은 뭐만 하면 쏘리다.

살짝 부딪혀도 "쏘리" 길 막아도 "쏘리" 쏘리쏘리쏘리

아무튼 서로 마주보고 앉는 시스템이라 몇번 눈이 마주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눈이 마주치면

서로 기싸움이라도 하듯 겁나 째려본다. (한대 칠것 같다.)

그러나 난 웃어야했다. - _-aa

내가 내 웃는 모습을 생각해봤는데....썩소다.

 

혼자다니는게 심심했던터라

그것도 외국인하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건 하늘이 주신 절호에 기회라고 생각했다.

남자에게 작업을 걸어야했다.;;

(남자여자를떠나서 아무 외국인하고 말하고 싶었다.)

몇분을 무슨얘길 꺼낼까 고민하던 중에

티켓에 관해 궁금한게 있어서 그걸로 수작을 걸기로 했다.

 

이티켓을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느냐 그런 질문이었다.

그 놈은 아주 잘 알아듣고 대답을 해줬는데-

젠장.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알아서 천천히 말해주더라-

대충 이해가됐다.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참고로

나의 영어실력은 대한민국정부 공교육에서 배운 6년 과정 뿐이다.

(내 기억으론 중학교때부터 배운것 같다)

그 6년 덕분에 말을 못하지는 않으니 다행이다- _-;

 

그렇게 말문을트고 이런저런 시시콜콜한거 다 물어봤다.

같은 곳에서 내린다는 정보를 알고 내가 말했다.

"아이원트메이크프렌드"

"오케이"

이런 쉽군.

그놈이 내려서 커피를 먹자한다.

내가 알기론 외국인 다들 더치패이한다고 하던데

그놈은 끝까지 지가 낸단다. 세번이나 물어봤는데;

 

그렇게 잠깐 쉬다가

자기는 숙소를 찾아야한다고 그랬다.

숙소를 찾고 나서 미팅이 7시에 있다고 그래서 8시쯤 들어올거라고.

난 그때까지 숙소에서 잠깐 얘기하고

7시에 같이 나가는 줄 알았다.

 

근데 뭐니. 호텔에 갔는데 카드를 두장 주더라.

방에 들어가보니 침대가 두개더라.

'이놈 날 뭘 믿고 더블을 잡았지?' 라는 물음표가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시티에서 잘 수 있어서

교통비 절약하고 좋겠구나 생각했다.

 

그 놈이 물어봤다.

"이프유원트 @$%@^@$%#슬립@$#@$@#

만 들렸다. 원하면 자라 뭐 대충 이런내용;

흔쾌히 오케이 했고 그 놈은 미팅이 있다며 나갔다.

나 역시 오늘 하려던 시티투어를 하기위해 방을 나섰다.

 

돌아다니면서 뭔가 모르게 찜찜한거라.

아 도대체 이놈이 날 뭘 믿고 같이자는거지.

이놈은 원래 착한놈인가.

이런 의심을 하는 내가 나쁜놈이지만 

솔직히 내가 더 불안했다.

그러다 귀동냥한 내용들중에 문뜩 "게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아 젠장. 잘 못 걸린건가.

근데 나쁜놈 같지는 않아보였는데...

이놈 날 덥치는거 아냐?- _-;

이런 저런 온갖생각들이 다 드는거다.

하지만

날위한 배려라고 좋게좋게 생각하고 생각을 접었다.

 

그러다 9시즈음 들어왔다.

이놈이 없네? 한 30분이 지나는데도 이놈이 안온다.

이상하다. 불안했다.

돈은 그놈이 냈는데. 그래도 불안했다. 없어진게 없나

다시한번 살폈다. 없다.

 

그러다 10시쯤에 그놈이 왔다.

 

그렇게 서로의 밤이 시작됐다. - _-;

 

정말정말 짜증나는게 왜 남자 둘이 자는데

내가 이렇게 긴장하고 있느냐는거다.

도대체 왜 내가 긴장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게이가 무서워도 그렇지-

 

위스키를 꺼냈다.

콜라도 사오고 우유도 사오고 과자도 사오고

이것저것 사가지고 오더라.

 

위스키에 콜라를 타서 마시던데-

나야뭐 따라주는데로 마셨다. 훗.

 

이것저것 다 물어봤다.

안돼는 영어지만 아는단어 활용해서 다 물어봤다 궁금한거

"웬두유미팅투마로우" "솰라솰라솰라"

"웬두유컴히얼투마로우" "솰라솰라솰라"

그놈은 (참 그친구 이름은 CORIE 다 ) 내말은 어찌 그렇게

신기하게 알아듣는지 참....- _-

나의 리스닝은 참으로 개념이 땅속에 있다.

굵직굵직한것만 들리는데 다행이 그 리스닝 만으로도

대충 대화가 통했다. 신기하다. 훗

 

"이프유고우투코리아,웬에버 콜미, 아이웰컴투유"

"솰라솰라솰라솰라 세이브머니 솰라솰라솰라"

돈을 아낄 수 있냐 그런 내용이었다.

모든내용을 들은게 한번도 없다. 다 저런식으로 알아들었다.;;

 

한국은 오스트레일리아보다 싸다고 했다.

근데 이놈이 한국을 무슨 소말리아 급으로 보는거다.

"솰라솰라 홈리스 솰라 메니 솰라솰라"

한 두번을 뭔말인지 몰라서 계속 물어봤는데

한국이 가난하지 않느냐 뭐 그런내용이었다.

 

역시 귀동냥한내용을 내 뱉었다.

"코리아익스포트 쓰리헌드레드빌리언달러"

그놈 흠칫 놀라면서 알겠는데

자기는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라며 설명을 계속하는데

난 끝까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게 대화는 계속되었고 어찌어찌하다가

대화내용이 게이 레즈비언 쪽으로 넘어갔다- _-;;;;;;;

먼저 선빵을 날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최대한 정중하고 말하고 싶었다.

 

브로크백마운틴 영화 봤냐고 물어봤고

보지는않았지만 기회가되면 보겠다고 했다

대충 내용은 알고 있는듯했다.

난 처음에는 끔찍하고 거부감이 났었는데

보다보니 이해가 되더라 하고 말했다.

벗뜨! 난 게이가 아니다. 남자끼리의 섹스는 아주 끔찍하다.

고 말했다.

 

코리는 자신이 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테러블" 이라고 했던거에 약간 기분이 상한거

같아보였다. 난 계속 이해는 한다고 거듭말했다.

코리는 남자친구도 사귀었고 여자친구도 사귀었다.

남자친구가 좋단다.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6년 교육과정으론 턱없이 부족한 나의 영어실력이어서

더 물어보진 못했다.

 

그러다.

 

밤이 너무 늦었는데 내일 아침 일찍 가야하는데 괜찮겠느냐~

라고 물어봤다

 

한글로 쳐서 저런 뜻으로 말했다는거지

영어로 저렇게 말한건 아니다- _-;;

"유고우투얼리투마로우,아유오케이"

역시 다 알아듣는다. 후후후후.

 

불 다 끄고 누웠다.

알 수 없는 긴장감? 뭐 그런거? 이상해 느낌?

한 1시간을 누웠는데 잠이 안오는기라.

 

그러다

그놈이 말을 건다.

"메이아이 @#$@#%@$^@#"

'어라!! 메이아이는 정중히 뭘 말할때 쓰는건데...

이시간에 뭘 정중히 하겠다는거?- _-;;'

내가 모르는 단어를 물어봤다. 지금은 기억이 안난다.

코리가 세번에 걸쳐 설명하다가 그래도 내가 못알아 듣자.

바디랭귀지를쓴다.

손으로 침대를 붙이는 행동과 안는듯한 행동.

침대를 붙이자는거다.(침대머리사이엔 조그만 테이블이있다.)

'드디어 이쉐끼가..'

 

난 침대가 작냐고 물어봤다.

침대가 작냐고 물어봤다. 뭐 그럴 수도 있으니까.

코리왈. 잠이 안와서 같이 자면 잠이 잘 올거 같다 는 내용이었다.

 

"N~~~~~~~~~~~~~~~~O"

"o! kay"

 

의외로 간단했다.

 

내가 오버한건가.- _-;

 

 

하지만 내일밤도 긴장을 늦출 순 없다는 생각으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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