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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

이용택 |2007.01.20 14:06
조회 15 |추천 0

언젠가부터는 공중파 방송 3사의 주말의 명화니 명화극장이니 하는 프로그램과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본 영화는 아니라 하더라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old-fashioned한 느낌만 있다거나 우리나라 성우들이 왜인지 영화의 감칠맛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인터넷에서는 너무도 쉽게 영화 (최신 영화까지도!)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5일 금요일 늦은밤, 우연히 모 방송사의 채널을 보고 있다가 오랫만에 영국 영화 한편을 만났다. 영국 영화는... 글쎄... 뭔가 안정감을 준다. 시각을 날카롭게 자극하지도 않고, 영국식 영어발음은 나에게는 굉장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영국식 영어발음과 러시아식 영어발음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그냥 보게 된 영화. About a boy.

휴 그랜트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난 당시에 새해를 맞아 서른둘이라는 나이를 가지게 되었고 스스로 '소년'에 지나지 않는 서투른 감정 처리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제목에 이끌려 뭔가 심각한 병의 처방전을 찾듯, 채널을 고정하고 캄캄한 방의 이불 속에서 연기를 뻐끔거리며 주시했다.

 

어른이지만 소년인 윌(휴 그랜트), 소년이지만 차라리 어른같은 마커스 (니콜라스 홀트)가 겪는 '어른 성장 드라마'?

인간은 섬이 아니다. 즉, 혼자는 살 수 없다는 얘기인데 (정말 본 조비가 한 얘기가 맞아?) 글쎄... 나는 그동안 무슨 생각을 해오며 살았는지...

혼자는 살 수 없다는 말을, 난 그동안 단순히 혼자 서는 모든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말해 경제학적인 분업화의 과정을 거치며 지나온 이 시대의 경제학적 사회학적인 가치의 입장에서만 바라봤던 것 같다. 혼자도 살 수 있다! 라고 외치며 난 스스로 그럴 능력이 있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은 자존심이 다치는 일이라며 생각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관점에서도 혼자 살지 못하면서.. 쯧)

 

사실 초반엔 윌의 풍요로운(?) 백수 생활과 여성 편력, 여유로워보이는 생활들은 잠깐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얼마나 멋진가~ 일하지 않아도 언제나 생활은 윤택하며 30분 단위로 나름대로 계획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활... 쥐꼬리 월급에 쪼들리다가 로또라도 당첨되면 그러한 생활을 하리라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아직 많을 것 같은데? (아니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세계평화와 인류공영 같은 되먹지 않을 말은 하지말자! ㅋ)

 

글쎄... 결국 영화 속에서는 윌은 불행하다. 아니 불행해졌다. 윌의 주장대로 마커스가 들어와 자기의 훌륭한(?) 삶을 철저히 부수어 놓은 것이다. 마커스는 단지 우울증에 시달리는 싱글맘인 자신의 어머니를 위한 것들이었지만, 윌은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자신이 이미 이해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이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했던 것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했었던 게 있었나?

사랑? 최근에 누군가에게 사랑 역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외쳤던 것이 생각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딘가 모르게 삭막하며 egoist의 전모를 드러내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주객이 전도된 것 같기도 하다.

 

난 아직 소년인지 어른인지 모르겠다.

아니 소년이든 어른이든 신경을 쓰지 않는 건 아닌지...

 

인간은 섬이 아니다?

글쎄, 난 인간은 섬이라 생각한다. (그럼 대륙인가? -.-;)

다만 그 섬에, 다른 사람들이 다가설 수 있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다가설 수 있는 '항구'가 있느냐가 문제가 아닐른지... (배도 한척 필요하겠군. 역시 너무 필요한 게 많다. 나 돈 없어!)

아니면, 섬은 인간이 아닌 어떤 객체로 존재하고 사람들은 그 주변을 배를 타고 떠돌고 있는 게 아닌지... 그러다가 섬에 상륙하여 쉬다가 다시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는 존재는 아닐른지...

 

영화가 끝날 즈음,

난 이 영화를 이미 본 것을 기억해 내고 말았다.

 

- Ted, 2007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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