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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 혼자서 중얼거리는말

조미애 |2007.01.21 20:36
조회 29 |추천 0

 

 

 

 

 

 

 

술을 마시고

그래서 술에 취해 한자 한자

자판을 써내려가는 것 조차 힘겹다

뭔가 그동안 속에 쌓였던 것들을

다 토해내듯 써내려가고 싶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뭐라 시작하면 좋을까를

한참이나 고민했다

술에 잔뜩 취해있을 때

그녀석에게 무의식중에

문자를 보내고 있는 나를 보며

습관이라는 것은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세달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그 세달 동안 쌓인 습관이란

무시할 수가 없었나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그녀석에게 문자를 보내고

집에 다와 내려

찬바람과 비를 맞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괜히 문자를 보냈구나

괜히 또 바보 같은 짓을 해버렸구나

난 역시나 바보인가보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은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된 것 같은데

난 아직도 어리숙하기만 한가보다

또... 또 다시 찾아온 이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이렇게 마음이 무너져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애써 웃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러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되버리도록

안간힘을 쓰며 웃고 있다

주변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며

너무 담담한거 아니냐

왜 벌써 그렇게 웃을 수가 있냐

- 라고들 한마디씩 하지만

당신들은 알 수가 없잖아

지금의 내 마음을

이건 아무도 모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을

겨우겨우 참다 참다 눈물을 흘렸을 때

내 자신이 그 어느 때보다 처량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후 바로 그녀석과 웃으며 얘기 하는 나를보며

비참하다고 까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는 아직 철저하게 냉철해질 수 없나보다

그래서 또 뭐가 좋다고

그녀석의 시시콜콜한 얘기들에

웃고 있는건지

나 스스로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한대 후련하게 내리치고

그녀석이 고꾸라 지는 것을 보고

그러면서도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녀석의

눈을 보면 속이 후련했을까?

아니면 그냥 자존심 따위를 다 버리고서

울며 메달렸다면

조금이나마 덜 섭섭했을까?

하지만 나는 안다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할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냥 쿨하게 웃어 넘겼나보다

마음속에서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소리치는 것을

애써 애써 무시하면서 말이다

글을 점점 써내려가면서

정신이 멀쩡해지고 맑아져 온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한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하는 것은

인생의 전반을 걸쳐 행해지는

하나의 관습과도 같은 행위다

그것은 결혼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까지

행해지는 반복적인 어리석음들이다

하지만 그 어리석음들을 통해

나는 또 한단계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완전하다고 믿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까지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

진정 완전함이 뭔지를 깨닫는 것이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고 싶다

좋은 인연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는 비록 지금 울고 있더라도

이 때의 이야기를 그 누군가에게

웃으며 얘기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힘들다

지금은 이 한마디말고는

덜도 더도 표현할 것이 없다

힘들고 아프고 서글프고 서러웁다

내가 지금 슬픈 이유는 헤어짐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믿고 또 믿었던

소중한 그 내 믿음에 대한 배신

그래... 맞다 그 배신에 대한 설움이다

난 내 믿음을 지켜내지 못했구나

넌 내 믿음을 지켜주지 못했구나

이런 상처의 반복이다

그래- 이런식으로 그냥 단정지어버리고 싶다

그냥 늦여름에

그 식어가는 열기를 아쉬워 하며

뜨겁고 뜨겁게 만난 사람이었다고

그래 너는 내게 그런 사람이었다고

다만 아직도 나는 그 뜨거움에

못내 열병을 앓고 있다고 말이다

언제쯤이면 이 열은 식을 수 있을까

흐르는 눈물조차 뜨거워

더욱 열이 심해지는 것 같다

정말 이렇게나

뜨거울 줄은 나 조차도 몰랐으니

열이 식으려면 시간에 시간을 곱씹어야 하겠지

그래도 너는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정말 너무나도 좋아했고

그리고 온맘을 다해 사랑했고

그렇게 우리가 같이 웃었던 시간들 말이다

그 것 까지 부정하고 잊어버리지 말자

이런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다음 사람은 더욱 깊고 진지하고 뜨겁게 사랑하자

 

정말 많이 너무나도

좋아했어

어리고 사랑스러운 H

그리고... 아직도 사랑해-

 

 

 

 

 

 

 

 

 

 

 

 

비록

이제 그대가

내곁에 없다 해도

난 정말 괜찮아요

아직은 웃을 수 있거든요

난 반드시

견뎌낼 수 있을거에요

I'm so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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