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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교과 개편 앞두고 교육계는 지금 "권력투쟁" 중

장헤영 |2007.01.24 10:32
조회 61 |추천 0
중앙일보 강홍준 기자] 경기도 광명북고 박선은 교사는 23일 전국 지리교과 교사들이 받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표창장 27장을 모아 교육부에 반납하기로 했다. 박 교사는"일반 사회 교과에서 지리 교과를 독립시켜 줄 것을 요구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전국지리교과모임 교사들이 집단으로 항의 표시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2일에는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10여 명이 교육부를 항의 방문했다. 한국사회과교육학회.한국경제교육학회.한국법학교육학회.전국사회교사모임 대표들이다. 한국사회교육학회 황경숙 회장은 "정부가 중1~고1의 일반사회 수업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잡고 있는데 최소 4시간은 돼야 사회 과목이 산다"고 주장했다.

교육과정 개편을 둘러싼 교육계의 '권력투쟁'이 시작됐다.

교육부가 지난 12일 음악.미술, 체육, 가정.기술 등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놓자 교과목 전공자들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달라거나 수업시간을 늘려 달라는 등의 요구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신일 부총리가 최근 "개편안이 학생들의 수업 부담만 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가능한 한 현행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뒤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이병기 상임대표는 "수학.과학 과목은 문.이과 모두 필수과목으로 정해야 한다"며 "이번 교육과정 개편 때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이공계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 과학과목을 독립 필수과목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음악.미술.체육 교사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술교육발전공동대책위 사무국장인 부천 부명중 박만용 교사는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필수과목으로 하는 것은 교사들만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처럼 내신반영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8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문화.체육계 인사들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도 찬반 논쟁이 뜨겁다. "지리 교과를 분리하라" "하지 말라" "음악.미술을 필수로 지정하라" "절대 반대다" 등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교육부는 교수나 교사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줄 수 없다며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박제윤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직접 만나 의견을 전하고 싶다는 학계 인사들을 피해 다닐 정도"라며 "개정 의견서를 내는 단체가 수십 곳"이라고 말했다.

과거 통과의례 기구처럼 여겨졌던 교육부 산하 교육과정심의회 운영위원회의 분위기도 예전과 다르다. 위원회는 24일 소집된다. 교육부는 운영위 소속 위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쟁점 사항을 충분히 논의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운영위원회는 교과과정을 정하는 곳으로 전체 위원 30명 중 교사와 교수가 6명씩 참여한다. 학부모단체 회원들도 4명이 있다. 이들 간의 의견 충돌도 예상된다. 교육과정은 다음 달 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권력투쟁=김신일 교육부총리가 16일 교육과정 개편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빗대서 한 말이다. 김 부총리는 "교육과정 개편은 교사 등 각계의 이해가 얽힌 권력투쟁"이라며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의원들이 각자 이해에 따라 특정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사회 각계의 다양한 주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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