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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생긴 일

최영호 |2007.01.25 15:14
조회 682 |추천 1

 

교도소에서 두들겨맞은 사람


징역 4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수감중인 원고는 같은 방의 수용자와 화장실에서 면도문제로 시비를 하다가 그 사람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요치 4주간의 상해를 입었다.


 교도소는 위 소외인과 원고를 모두 징벌혐의자로 보아 원고도 2주간 조사실에 수용하면서 조사하였고, 한편 교도소에서 원고에 대한 X-레이 촬영시에는 늑골골절을 발견하지 못하였으나 위 폭행 후 약 9일 후에 외부병원에서 원고의 늑골골절이 발견되었다.


 조사결과 위 소외인은 중징계를 받고, 고발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원고에게는 훈계처분이 내려졌다.


 원고는, 담당 교도관의 과실로 폭행사고를 방지하지 못하였고, 불법적으로 조사실에 수용하면서 치료의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3,6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법원은 원고가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교도소의 인적, 물적 현실로 보아 교도소측에 고의나 과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실제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판결을 하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판사가 판결문의 말미에 “당사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원고, 피고들에게 한 말씀을 덧붙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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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2007. 1. 23.선고 2006가단83274 손해배상(기)


1. 이 사건 폭행은 교도관이 원고와 소외인 사이의 언쟁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한 것으로서, 교도관으로서도 이를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다면, 그 방지에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고가 비록 폭행사고의 피해자이기는 하나 원고에게도 규율위반 혐의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 경위에 대한 조사를 위하여 원고를 조사실에 수용하였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조사기간을 연장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할 수 없으며, 교도소측으로서는 법이 요구하는 정도의 진료조치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것이다.


[당사자에게 덧붙이는 글]


 이 사건을 심리하고 판결문을 작성하면서, 원고 및 대구교도소를 비롯한 교정당국에 대하여 느낀 바가 적지 않았다. 이사건의 담당 재판관으로서, 이사건의 결론과는 별도로, 개인적인 바램을 당사자들에게 덧붙여 전달하고자 한다.


1. 원고에게 :


 원고도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교정당국의 목적은 수형자를 사회에서 격리하여 교정교화하고 형기 종료 후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데 있지 결코 수형자의 인권을 박탈하는 데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수의 수형자들이 제한된 인적, 물적 시설을 갖춘 교도소 내에서 그 시설을 한정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서는, 수형자들의 인권보호라는 문제와 원활한 교정질서의 유지라는 다소 상반된 가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수형자로 하여금 애초에 법이 의도한 교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선진국형 교정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충분한 인적, 물적 시설을 확보한다면,


 원고가 교도소 내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치료를 받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느꼈던 아쉬움과 섭섭함이 애시당초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이법원 역시 어느 정도 그 아쉬움에 동감한다.


 그러나, 그 아쉬움과 섭섭함이 이 판결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반드시 대구교도소측의 위법행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고가 느낄 수밖에 없었던 그 아쉬움과 섭섭함 역시 사실 그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면 원고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원고 스스로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원고는 만기 출소하여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복귀하였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있었던 위 아쉬움과 섭섭함을 이 사건을 끝으로 완전히 털어 버리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잃어 버렸던 시간이 아쉽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행복하게 사회인으로 다시금 활동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


2. 대구교도소를 비롯한 교정당국에게 :


 제한된 인적, 물적 시설 내에서 정원보다 훨씬 많은 수형자들이 수용되어 있는 현실의 사정에서, 모든 수용자들이 만족한 만한 정도의 교정행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든 서로 상반된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인권보호와 교정질서의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담당 공무원들의 노고 역시 충분히 공감한다.


 다만, 이사건을 심리한 재판관으로서, 비록 법이 요구하는 정도 이상이라고 할지라도 수용자 개개인이 처한 사정, 특히 환자의 경우 그들에 대한 배려에 좀 더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과 징벌혐의자에 대한 조사실 수용시 그 혐의의 유무 및 정도에 대한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아울러 신속한 조사절차를 통하여 조사기간 연장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실시함은 어떨지...하는 제안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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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의 당사자에 대한 따듯한 배려가 엿보이는 글이 덧붙여져 있다.


그러나, 석궁사건 이후 많은 법관들이 동일사건의 재발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판결문 뒤에 이러한 당부의 글을 첨부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법관들이 모든 사건의 판결문에 이와 같은 형식의 글을 써야만 당사자들이 법원의 판단을 신뢰하고 석궁사건과 같은 테러행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네 사법질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판,검사들이 석궁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변호사 생활을 하다보면 승소하는 경우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사건을 패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패소하면 상급법원에 상소하고

법률에 따라 적법한 증거와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여 권리주장을 해야지

법관을 의심하거나 모욕하거나 함부로 하여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억울하게 패소하여 법관에게 앙심을 품는다면

우리 변호사들도 가끔 석궁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인가?


 법관들로 하여금 판결문 이외에 저와 같은 속내까지 적도록 하여

그들의 업무부담이 더 많아지고 판결선고에 더 부담이 되어간다면

결국 소송당사자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지 않을까?


법관의 양심을 믿고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는 사회가 될 수 없을까?


우리나라.....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07. 1. 25. 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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