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무가 끔찍하게 쪼아댄다
책임이 억척스럽게 쫓아다닌다
한숨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다가
따가운 햇살의 채찍에 화들짝 놀라 깨어난다
정신차리라고 말하지 않았든가
이 삼엄한 곳은 네 거처가 아니어서
잠들면 죽는다고 예고한 적 없든가
가장 무거운 요일에 짓눌려 있다
네 목숨을 걸고 허튼 짓을 한다면
지독한 변명이라고 비난해도 무방하다
가엾은 뇌는 열이 오르고
뛰어오르던 심장에는 불꽃이 튀고
엄살같은 눈길은 통과할 수 없는 전장
치열한 승패를 놓고 내기하는데
총을 버린 미련함은 돌이킬 수 없는 실책
폐색은 짙어가지만 휴전을 얻을 수 있다
어둑해지는 노을이 피비린내 풍기는 땅을
감쪽같이 포장하기 시작하면
불길같은 몸뚱이마저 스르르 흘러내린다
혈흔은 지워낼 수 없어도
진흙 들어찬 영혼 눕힐 수 있다
상처입은 혼을 품안에 숨겨
눈을 감겨 본다
다행히 죽어있지 않다
다시 돌아오고 있는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