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에서 리메이크를 하면서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게 된 드라마 '하얀 거탑'의 일본판.
일본의 2003년 도 1978년 동명의 드라마를 후지TV 개국 45주년 기념작으로 리메이크 한것이다. 후지 TV의 45주년 기념 드라마답게 스탭, 캐스팅뿐만 아니라 스케일 자체도 기존의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드라마이다.
의료드라마의 금자탑 '하얀 거탑'
1978년부터 후지 TV계에서 방송된 명작 ‘하얀 거탑’이 25년 만에 다시 연속드라마로 만들어졌다.
대학의 의학부라는 봉건적이며 폐쇄적인 조직사회 속에서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상위조직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천재외과의, 자이젠 고로와 진지하게 의사로서의 길을 걸으며 연구하는 연구자인 사토미 슈지는 대학 내에서 양극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서로의 재능을 인정하는 라이벌 동기 의사이다.
그런 두 의사의 삶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과 인간의 욕망, 강한 의지 그리고 대학병원의 모순, 급기야 현대의학이 갖은 제약 등을 철저하게 파헤친 메디컬 드라마이다.
드라마 ‘하얀 거탑’은 크게 2부 구성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우선은 자이젠 고로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서 교수를 노려가는 과정,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의 죽음, 그리고 최후에는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재판에 도전하는 자이젠 고로의 모습을 그린다.
[총 21부작으로 앞의 11부는 메디컬 드라마, 뒤의 10부는 법정드라마 느낌]
[드라마 첫회의 첫장면]
자이젠은 수술을 앞두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미지트레이닝으로 스스로 수술상황을 시뮬레이션한후 수술에 임한다. 어떤 이들은 이 장면이 '너무 작위적이라 거부감이 강하다'라고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굉장히 인상적이였고, 자이젠의 이상적인 완벽함을 위해 노력하는 성격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라 생각한다.
국립 나니와 대학병원의 수술실.
츠루가와 오사카부지사의 식도암 수술이 뜨거운 매스컴의 취재를 받으며 준비 중에 있다.
제 1외과 의국장인 츠쿠다 토모히로 등 모든 의국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견학실에는 우카이 료이치 의학부장을 비롯 제 1외과 교수이며 자이젠의 스승인 아즈마 교수 등 병원 관계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술을 담당한 자이젠 고로의 모습은 아직 찾아볼 수가 없다.
시간이 되었음에도 아직 모습이 드러내지 않은 자이젠 고로로 수술실 안은 잠시 술렁인다. 그때 마침 나타난 자이젠 고로는 감탄할만한 놀라운 솜씨를 보이며 식도뿐만 아니라 대동맥에까지 퍼진 암세포를 4시간 35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낸다.
저명인사의 수술인지라 매스컴의 취재 열기 또한 대단한 가운데 이 놀라운 솜씨를 선보인 자이젠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병원 인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매스컴까지도 자이젠을 추앙하자 심기가 불편해진 아즈마 교수는 자이젠 조교수의 교수승격을 막는 방해 공작이 펼쳐지며 드라마는 전개된다.
출세를 위해 물불 안가리는 '자이젠'과 출세에는 욕심이 없고 의사로서의 자부심를 지키는 '사토미'의 대립구도로 등장인물을 쉽게 편가를 수는 있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절대적인 악인은 없다고 생각든다. 드라마를 본후 등장인물에 대한 주관적인 느낌을 적어보자면..
자이젠 고로 (40세)(左)> 출세에 대한 욕망이 지나치게 강한 야심가라서, 환자보다는 자신의 명예와 명성을 쫓는듯 보이지만.. 그도 분명 '자신의 방식으로 진정한 의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단지.. '환자와 마주하는 법이 서툴뿐..'이다.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의료혜택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가장 소중한 친구 사토미를 위해서 교수가 되고, 더 높은 곳을 향하려 했다고 느껴졌다.
사토미 슈지 (40세)(右)> 출세에는 욕심이 없고, 환자와 함께 싸워나간다는 신념으로 의사로서의 자부심과 노력이 대단하다. 극중에선 굉장히 올바른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극중 우카이 교수가 말했듯 '옳은 행동은 좋지만, 그런 행동이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줄때가 온다'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드라마에선 이상적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탐탁치 않다. (현실에선 자이젠의 말처럼 '그런척'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우카이 료이치 (左)> 극중에서 가장 탐욕스럽고, 철두철미한 사람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악역이라고 내몰기는 힘들다. 어찌보면 가장 분별력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일지도?
아즈마 테이조 (右)> 자이젠을 8년간 조교수로 두었던 제 1외과 교수. 퇴관식을 앞두고 자이젠에 대한 시기심으로 자이젠에게 교수자리를 주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 드라마의 전개는 아즈마 교수의 너그럽지 못한 성격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실력과 권세에 비해 어른답지 못한 열등감을 지녔다)
제자가 거만해 진다면 스승으로서 다스릴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제지간이란건 단지 지식만 전달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즈마 교수도 옳은 스승으로는 틀렸다.
자이젠 쿄코 (35)(左)> 자이젠의 와이프. 드라마에서 '가장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보면 허영심많고 생각없는 졸부집 아가씨처럼도 보이지만.. 극중 그녀의 행동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하나모리 케이코 (38)(右)> 자이젠의 애인. 의대를 다니다 중도에포기하고 클럽마담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쿠로키 히토미라서도 좋지만, 극중 역활도 상당히 비중있다. 초반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최종회까지 보면서 자이젠 쿄코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한국판에서 자이젠 쿄코역의 배우는 -_-)a
아즈마 사에코 (24세)(左)> 착한척과 옳은척, 사회의 고민은 혼자 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물. 권세가 드높은 집안의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랄까.. 원작 소설을 못보았지만 소설에서 화자(話者)정도 되었던 인물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매력없는 역할인데, 한국판 에선 여배우중 가장 비중있게 다뤄질 생각인가? 사토미선생의 인간적인 면에 끌려서 혼자 사토미를 흠모한다.
사토미 미치요 (33세)(右)> 평범하지만 천진하며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로 의사로서의 사토미를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있으며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터무니없이 이상주의인 사토미를 조금이나마 현실적으로 잡아두는 역할이지만.. 너무 순수한 마음을 갖은 아내라 남편의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이런 성격이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는 현모양처의 전형일까?)
자이젠 마타이치 (左)> 자이젠을 데릴사위삼은 장인. 타고난 오사카 사람으로 의사라기보다는 상인이다. 엄청난 재력으로 자이젠의 교수임용을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 극초반엔 돈은 많지만 명예에 욕심을내는 탐욕스런 졸부로만 보았는데, 극에 몰입될수록 사위 '자이젠'을 진실되게 아끼고 자랑스러워 했단 생각이 들게 한다.
우카이 노리에 (右)> 우카이 료이치의 아내로 권력과 명예의 생리를 잘 아는 인물. 교수부인회 회장을 맡고있다. 어느 바닥이건 현실에서도 바깥사람들의 지위로 부인들사이에서도 서열이 정해지는건 알고 있지만, 분명 옳지않은 일이다.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자이젠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이 아니라.. 어느쪽이든 지옥이다"
[사토미에게 자신의 병을 확인한 자이젠]
"사토미.. 내게 불안은 없어.. 단지 원통해"
[암세포가 뇌에 전이되어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된다]
자이젠의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서, 죽음을 맞이할때쯤 정신을 잃고 혼잣말들을 외친다.
이것이 자이젠의 진심이라고 느껴졌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왜그리 눈물이 나려하는지.. (ㅜ.ㅠ)
21화짜리 드라마라 분명 부담이 되었지만, 간만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드라마를 보았다.
(그런데.. 정통 의학드라마라 할 순 없잖나? 처세술 드라마일까? )